2주간의 유럽 원정을 연거푸 제패하며 올 시즌 10번째 우승을 달성한 '배드민턴 여제' 안세영 (삼성생명)이 27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했다.

올 시즌 98%가 넘는 경이적인 승률로 세계 최정상의 자리를 지키고 있는 안세영은 일주일 뒤 열리는 '코리아오픈 슈퍼 500' 출전 여부에 대해 누적된 체력 부담과 몸 상태를 고려해 신중히 결정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안세영은 27일 인천공항 귀국길에서 취재진과 만나 "이기는 건 너무나도 좋고 그 순간에는 정말 행복하지만, 하루가 지나면 잊어버리려고 한다"며 "다음 경기들이 계속 이어지다 보니 기쁨을 길게 누릴 겨를이 없다. 다음 목표가 있어 새롭게 준비하기에는 좋지만, 우승의 여운을 깊게 느낄 수 없다는 점은 조금 아쉽기도 하다"고 소감을 밝혔다.

안세영은 지난달 아시안게임 여자 단식 2연패를 달성한 지 일주일 만에 출국해 덴마크오픈과 프랑스오픈을 연이어 휩쓸었다. 올 시즌 준우승을 기록한 전영오픈을 제외하면 아시안게임을 포함해 출전한 10개 개인전 대회에서 모두 정상에 올랐다.

왕즈이(중국·2위)에게 당한 1패를 제외하고 50연승을 달리고 있는 안세영의 올 시즌 전적은 67전 66승 1패(승률 98.5%)에 달하며, 지난 시즌 자신이 세운 역대 남녀 단식 한 시즌 최다 우승 기록(11회) 경신도 눈앞에 뒀다.

다만 쉼 없는 강행군으로 신체적 부담도 코트 위에서 드러났다. 덴마크오픈 결승 도중 발목을 절뚝였던 안세영은 프랑스오픈 8강전부터 무릎 통증이 심해져 붕대를 감고 경기를 치렀다. 세계 2위 왕즈이와 3위 야마구치 아카네(일본) 등 주요 경쟁자들이 16강에서 0-2로 조기 탈락하는 와중에도 결승까지 올라 정상에 섰으나, 체력 저하 여파로 첫 게임을 내주는 등 고전 끝에 우승을 일궈냈다.

프랑스오픈 우승 직후 손으로 머리 위에 왕관을 쓰는 세리머니를 선보인 안세영은 "올해 대회 일정도 많이 마무리되어 가고 있어서, 스스로를 자축하고 싶은 마음에 해봤다"고 전했다. 안세영의 향후 일정은 오는 11월 3일 전남 여수에서 개막하는 코리아오픈이다. 국내 팬들과 만날 수 있는 유일한 무대여서 큰 관심을 끌고 있지만, 안세영은 무리한 출전보다는 회복을 우선순위에 둘 계획이다.

그는 "쉼 없이 계속 달려오기만 해서, 이제는 재정비할 시간이 좀 필요한 것 같다"며 "일단 휴식을 취하며 회복해 봐야겠지만, 몸 상태가 여전히 좋지 않다면 무리해서 출전할 수는 없으니 몸 상태를 면밀히 체크하면서 출전 여부를 고민해 볼 생각"이라고 말했다.

이슬기 한경닷컴 기자 seulk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