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프 ‘뉴 그랜드 체로키 L ’. /스텔란티스코리아 제공
지프 ‘뉴 그랜드 체로키 L ’. /스텔란티스코리아 제공
스텔란티스코리아가 지프의 플래그십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뉴 그랜드 체로키 L’을 앞세워 국내 3열 대형 SUV 시장 공략에 나섰다. 부분변경을 거친 이 차는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서 한국에만 출시됐다. 넉넉한 적재공간과 에어 서스펜션의 승차감을 내세워 장거리 이동이 잦은 레저 수요를 잡겠다는 전략이다.

◇2.0 터보로 최고출력 329마력

27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29일 국내 출시된 뉴 그랜드 체로키 L은 최상위 트림인 ‘서밋 리저브’ 단일 모델로 판매된다. 가격은 부가가치세 포함 1억1490만원이다. 가장 큰 변화는 파워트레인이다. 기존 3.6L V6 엔진을 2.0L ‘허리케인 4’ 터보 가솔린 엔진으로 바꿨다. 배기량은 줄었지만 최고출력은 329마력으로 기존보다 15%, 최대토크는 45.89㎏·m로 31% 높아졌다. 복합연비는 L당 7.9㎞로 0.2㎞ 개선됐다. 배기량에 따라 매기는 자동차세 부담도 줄었다.

공간은 3090㎜에 이르는 긴 휠베이스(앞뒤 바퀴 축간 거리)에서 나온다. 골프백을 크기와 적재 방식에 따라 최대 4개까지 실을 수 있다. 3열 좌석에는 일대일 비율로 나눠 접는 파워 폴딩 기능을 넣었다. 2·3열을 모두 접으면 적재공간은 최대 2395L까지 늘어난다. 주말엔 골프 장비를, 가족 여행 때는 여행 짐을 싣는 식으로 탑승 인원과 짐에 맞춰 공간을 바꿀 수 있다.

승차감에도 공을 들였다. 쿼드라 리프트 에어 서스펜션은 노면 충격을 흡수하고 주행 상황에 맞춰 차체 높이를 조절한다. 험로 주파 능력을 뒷받침하면서 고속도로 주행 안정성을 높였다. 사륜구동 시스템 ‘쿼드라-트랙 II’와 전자식 후륜 차동제한장치, 다섯 가지 주행 모드를 고를 수 있는 ‘셀렉-터레인’도 갖췄다. 굽이진 골프장 진입로나 과속방지턱도 부드럽게 넘어간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스텔란티스코리아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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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내는 장거리 이동에 맞췄다. 전국 대회장을 오가는 프로 골퍼나 새벽에 출발해 몇 시간씩 운전하는 주말 골퍼처럼 장거리 운전이 잦은 고객을 겨냥했다. 모든 좌석에 팔레르모 가죽시트를 적용했고, 1열에는 열선·통풍과 함께 파워 마사지 기능을 넣었다. 액티브 노이즈 컨트롤 시스템으로 실내 소음을 줄였다. 19개 스피커로 구성된 매킨토시 프리미엄 오디오와 12.3인치 센터 터치스크린, T맵 내비게이션도 갖췄다. 외관은 지프 고유의 7슬롯 그릴을 유지한 채 세부 디자인을 다듬었다.

◇앰배서더 성유진…KLPGA 홀인원 경품도

스텔란티스코리아는 골프 마케팅으로 고객 접점을 넓히고 있다.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활동 시절부터 그랜드 체로키를 타온 성유진 선수를 최근 뉴 그랜드 체로키 L 공식 앰배서더로 발탁했다. 지난 8~11일 경남 양산 에이원CC에서 열린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2026 HJ중공업·동부건설 챔피언십’에는 공식 후원사로 참여했다. 홀인원 부상으로 뉴 그랜드 체로키 L을 내걸었고, 루키 김가희 선수가 홀인원을 기록해 차의 주인공이 됐다. 골프장을 오가며 장비와 동반자를 함께 싣는 골퍼를 핵심 고객층으로 삼겠다는 구상으로 풀이된다.

플래그십 모델 투입은 지프의 국내 판매 부진을 만회하기 위한 승부수로도 읽힌다. 한국수입자동차협회(KAIDA)에 따르면 지프의 올해 1~7월 국내 등록 대수는 620대로 전년 동기(1148대)보다 46.0% 줄었다. 수입차 시장 점유율은 0.69%에서 0.29%로 떨어졌다. 2022년 7166대에 달하던 연간 판매량은 지난해 2072대로 쪼그라들었다. 대당 1억원이 넘는 플래그십 SUV로 브랜드 존재감부터 되살리겠다는 계산이다.

양길성 기자 vertig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