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강북구 북서울꿈의숲에서 바라본 노원·도봉구 일대 아파트 단지의 모습. 사진=연합뉴스
서울 강북구 북서울꿈의숲에서 바라본 노원·도봉구 일대 아파트 단지의 모습. 사진=연합뉴스
서울 도봉구에서 전세보증금 반환 권리를 등기부에 명시하는 전세권설정등기가 급증했다. 지난해 3분기 24건에 불과했던 신청 건수가 올해 279건으로 늘면서 서울 25개 자치구 가운데 가장 많았다.

27일 부동산 정보 서비스 집품이 대법원 등기정보광장 자료를 분석한 결과, 올해 3분기 도봉구 집합건물의 전세권설정등기 신청 부동산 수는 279건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55건 증가했다.

전세권설정등기는 세입자가 전세금을 돌려받을 권리를 등기부에 기재하는 절차다. 집주인의 동의와 별도의 등기 비용이 필요하지만, 세입자의 권리를 외부에 공시하고 보증금을 돌려받지 못하면 해당 주택의 경매를 청구할 수 있다는 특징이 있다.

도봉구의 신청 건수는 강남구 180건, 서초구 138건, 송파구 136건, 용산구 125건을 웃돌았다. 서울의 고가 주택 밀집 지역보다 도봉구에서 전세권 설정이 많이 이뤄진 것이다.

특히 지난 7월에 신청이 집중됐다. 도봉구의 3분기 신청 279건 가운데 246건이 7월에 접수됐다. 분기 전체 신청의 88.2%가 한 달 사이 이뤄진 셈이다. 특정 집합건물이나 사업장에서 다수의 전세권이 한꺼번에 설정됐을 가능성도 있지만, 공개된 자료만으로 정확한 급증 배경을 확인하기는 어렵다.

도봉구의 이례적인 증가세는 서울 전체 통계까지 끌어올렸다. 올해 3분기 서울 집합건물 전세권설정등기 신청은 1958건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1879건보다 79건(4.2%) 늘었다.

다만 도봉구를 제외하면 서울 24개 자치구의 신청 건수는 오히려 감소했다. 지난해 3분기 1855건에서 올해 1679건으로 176건 줄었다. 서울 전역에서 전세권 설정이 확산했다기보다 도봉구의 일시적인 신청 집중이 전체 증가세를 만든 셈이다.

월별로도 비슷한 흐름이 나타났다. 서울의 지난 7월 신청 건수는 803건으로 전년 동월보다 170건 늘었다. 반면 8월은 573건으로 35건 줄었고, 9월도 582건에 그쳐 56건 감소했다.

자치구별로는 도봉구를 포함해 11개 구에서 신청이 늘었다. 금천구가 전년 동기보다 18건 증가했고 강서구 15건, 송파구 13건, 영등포구 12건 등이 뒤를 이었다.

반면 14개 구에서는 신청이 줄었다. 성동구는 지난해 3분기 124건에서 올해 57건으로 67건 감소해 낙폭이 가장 컸다. 마포구와 서초구도 각각 50건 줄었고 강동구와 종로구는 각각 24건 감소했다.

집품 관계자는 "도봉구의 올해 7월 신청 246건이 서울 전체 분기 합계와 전년 동기 증감에 큰 영향을 미쳤다"며 "전체 수치뿐만 아니라 자치구별·월별 신청 건수를 함께 살필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송렬 한경닷컴 기자 yisr020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