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서대문구 롯데리아 이대점. 권용훈 기자
서울 서대문구 롯데리아 이대점. 권용훈 기자
롯데리아 이대점이 문을 닫았다. 대학생들의 일상적인 식사 수요를 받는 프랜차이즈 매장의 철수는 외식업계에서 대학가 상권 불패라는 인식의 변화를 돌아보게 한다. 인근에 대학이 있다는 것만으로 안정적인 매출을 기대하기 어려워진 가운데, 외식업체들도 매장별 수익성과 방문 수요를 따져 입지를 다시 고르고 있다.

공실률 19.5%…외식 브랜드도 입지 재편

27일 식품업계에 따르면 롯데리아는 서울 서대문구 이화여대 정문 앞 롯데리아 이대점의 영업을 종료할 예정이다. 2024년 1월 18년간 운영한 신촌로터리점이 문을 닫은 데 이어 인근 이대 상권에서도 철수하는 것이다.

롯데리아는 상권 변화에 따라 직영점의 수익성을 따져 폐점과 재배치를 추진해왔다. 대학생들의 유동인구를 바탕으로 성장했던 신촌·이대 상권에서도 브랜드 인지도와 입지의 상징성만으로 점포를 유지하기 어려워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서울 주요 대학이 밀집한 신촌·이대 일대가 ‘대학가 불패’라는 명성을 잃고 있다. 개인 음식점에 이어 대형 외식 프랜차이즈까지 점포를 정리하면서 상권의 침체가 깊어지고 있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올해 2분기 신촌·이대 상권의 소규모 상가 공실률은 19.5%였다. 1분기 15.1%보다 4.4%포인트 높아졌다. 같은 기간 서울 평균인 6.4%의 약 세 배에 달했다.

주변 대학가도 사정이 넉넉하지 않다. 같은 기간 홍대·합정의 소규모 상가 공실률은 14.9%, 서울대입구역은 10.4%, 건대입구는 11.2%였다. 대학생의 통학 수요가 있는 상권에서도 빈 점포가 적지 않다는 의미다.

신촌 일대 외식 브랜드의 점포 재편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롯데리아 신촌로터리점은 2024년 1월 영업을 종료했다. 당시 롯데리아는 상권 변화와 수익성을 고려해 직영점을 재배치하는 전략을 추진했다. 일부 점포는 폐점하고 다른 점포는 개보수해 운영하는 방식이었다.

신촌의 장수 외식 매장들도 잇달아 문을 닫았다. 2008년 문을 연 새마을식당 신촌점은 지난해 경영난을 이유로 17년간의 영업을 마무리했다. 앞서 2023년 12월에는 투썸플레이스의 국내 첫 매장인 신촌점도 문을 닫았다.

지나가는 손님 넘어 ‘찾아올 이유’ 만들어야

대학가 상권이 마주한 문제는 학생 수와 매출이 반드시 함께 움직이지 않는다는 점이다. 학교를 오가는 사람이 있어도 식사와 쇼핑, 모임으로 지출이 이어져야 주변 매장의 매출이 발생한다. 소비자가 선택할 수 있는 온라인 구매와 배달, 교내 식사 등의 대안이 있는 만큼 학교와 가깝다는 입지만으로 소비를 붙잡기는 어렵다.

생활비 부담도 변수다. 부동산 플랫폼 다방이 집계한 올해 8월 서울 주요 10개 대학가 원룸의 평균 월세는 62만5000원으로 1년 전보다 7.7% 올랐다. 관리비도 같은 기간 10.9% 상승했다. 주거비처럼 줄이기 어려운 지출이 늘면 외식이나 모임에 쓸 수 있는 여력은 그만큼 줄어들 수 있다.

같은 이대 앞에서 스타벅스가 택한 방식은 매장의 방문 목적을 강화하는 것이었다. 스타벅스는1999년 7월 문을 연 국내 1호점인 이대점을 2024년 개점 25주년에 맞춰 특화 매장으로 재단장했다. 1호점 전용 음료와 머그·텀블러 등 상품을 선보이고 개인 문구를 새기는 각인 서비스를 도입했다. 평소 마시는 커피에 1호점에서만 경험할 수 있는 요소를 더한 것이다.

이는 일반적인 식음료 매장과 다른 방문 동기를 만드는 전략이다. 학교 앞 유동인구를 기다리는 데서 나아가 브랜드의 역사나 전용 상품을 찾아오는 수요를 확보하려는 시도로 해석할 수 있다. 다만 리뉴얼 사실만으로 해당 점포의 실적 개선까지 확인된 것은 아니다.

대학가 상권의 회복도 점포 수를 채우는 것만으로 설명하기 어렵다. 학생들이 부담 없이 반복 구매할 수 있는 가격과 상품, 외부 소비자가 일부러 찾아올 만한 경험이 함께 필요하다. 임대료와 인건비를 감당할 매출을 확보하면서 이런 방문 이유를 유지할 수 있느냐가 대학가 상권의 경쟁력을 가를 전망이다.
롯데리아도 결국 떠났다…'대학가 불패' 이대 앞의 몰락 [권용훈의 트렌드워치]
권용훈 기자 fac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