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집권한 지난해 초 이후 중남미 7개 국가에선 우파 대선 후보들이 잇달아 승리했다. 하지만 ‘블루타이드’(우파 연쇄 집권)의 경제 정책 효과는 기대에 못 미친다는 지적이 나온다. 물가 안정과 친기업 개혁을 공언했지만 일자리 부족 및 치안 문제 등으로 고전하고 있다.

블루타이드의 대표 주자로 꼽히는 하비에르 밀레이 아르헨티나 대통령의 성적표부터 엇갈린다. 2023년 말 211.4%(전년 동월 대비)이던 아르헨티나의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지난달 33.4%로 낮아졌다. 올 1~9월 정부는 이자를 지급하고도 국내총생산(GDP)의 0.3%에 해당하는 재정 흑자를 냈다. 하지만 최소한의 생활비를 감당하지 못하는 빈곤층 비율은 지난해 하반기 28.2%에서 올해 상반기 32.3%로 올랐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아르헨티나의 올해 성장률 전망을 7월 3.5%에서 이달 2.1%로 낮췄다.

호세 안토니오 카스트 칠레 대통령은 법인세율을 27%에서 2029년 23%로 낮추는 개혁안을 의회에서 통과시켰다. 그사이 실업률은 7월 9.5%까지 올라 코로나19 사태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볼리비아에서는 개혁 속도가 더디다는 지적이 나온다. 로드리고 파스 볼리비아 대통령은 연료 보조금 축소, 재정지출 감축, 환율 유연화 등을 추진했다. 하지만 올해 볼리비아 경제는 3.3% 역성장하고 연간 재정적자는 국내총생산(GDP)의 10%를 넘어설 것으로 전망된다.

에콰도르는 치안 문제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올해 성장률 전망은 2.7%로 높아졌고, 9월 물가상승률은 1%대에 머물렀다. 하지만 살인사건은 지난해 9216건으로 전년보다 30% 늘었다. 최근 3년간 범죄 폭력을 피해 집을 떠난 주민은 30만 명을 넘는다.

우파 정책 자체에 대한 국민의 지지를 이끌어내기보다 장기 집권한 좌파를 향한 반감을 토대로 이뤄진 블루타이드의 한계라는 지적도 나온다. 브라질 대선에서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시우바 대통령이 승리하면서 트럼프 대통령의 ‘중남미 우파 동맹’ 확대 구상에도 제동이 걸리게 됐다.

김주완 기자 kjw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