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 수소전기차의 국내 누적 판매량이 지난달 5만 대를 넘어섰다. 2018년 수소전기차 전용 모델 넥쏘를 출시한 지 8년 만이다. 다만 지방비 편성이 없으면 국비 보조금을 받지 못하는 제도의 허점 때문에 수소전기차 판매 확대가 막히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 수소전기차의 국내 누적 판매량은 지난달 말 기준 5만262대로 집계됐다. 승용 모델인 넥쏘가 4만6507대, 일렉시티·유니버스·엑시언트 등 상용 모델이 3755대였다.
현대차, 8년 만에 수소차 5만대 팔았다
연간 판매량을 보면 2022년 1만330대로 정점을 찍은 뒤 2023년 4753대, 2024년 3835대로 줄었다. 그러다 지난해 신형 넥쏘가 나오면서 6809대로 회복했다. 올해 1~9월엔 5178대가 팔려 월평균 575대를 유지하고 있다. 신형 넥쏘는 1회 충전 주행거리를 기존 609㎞에서 최대 720㎞로 늘렸다.

글로벌 시장에선 독주 체제를 굳혔다. 시장조사업체 SNE리서치에 따르면 현대차는 올해 상반기 글로벌 수소차 판매량(4643대)의 71.9%(3337대)를 차지했다. 넥쏘의 핵심 부품 국산화율은 90% 이상으로 60여 개 협력사가 공급망을 형성하고 있다. 한국수소연합에 따르면 2024년 기준 국내 수소 관련 기업은 약 3000곳이고, 종사자는 3만7000명가량이다.

업계에선 성장세를 이어가려면 보조금 제도를 손봐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수소차 보조금은 국비와 지방비를 1 대 1 비율로 지급하는 구조다. 지방자치단체가 지방비를 편성하지 않으면 정부가 국비를 확보해도 보조금을 내줄 수 없다.

올해 국비가 편성된 수소차는 7800대지만 지난달 말까지 지방비가 확보된 물량은 6363대(81.6%)에 그쳤다. 1400여 대분의 국비 보조금이 쓰이지 못하고 묶여 있다는 의미다. 승용차는 6000대 중 5093대(84.9%)로 사정이 나은 편이지만, 버스 등 상용차는 1800대 중 1270대(70.6%)에 불과하다.

집행이 막히면서 이듬해 국비 예산이 깎이는 악순환이 이어지고 있다. 2027년 예산안에서 수소전기차 보조금은 집행률 부진 등을 이유로 5762억원에서 4457억원으로 22.6% 삭감됐다.

충전 인프라도 부족하다. 현대차 조사에 따르면 넥쏘 구매자의 86%는 거주지 반경 평균 7.5㎞ 안에 수소충전소가 있을 만큼 충전 접근성이 구매를 좌우한다고 답했다. 하지만 전국 수소충전소는 250곳에 그친다. 업계 관계자는 “수소 생태계를 육성하려면 정부의 적극적인 재정 지원이 필수”라고 말했다.

양길성 기자 vertig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