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와 카카오가 대형 공연장을 새로운 사업 무대로 삼고 있다. 멤버십·결제·콘텐츠 등을 보유한 국내 빅2 플랫폼 기업이 성장하는 공연시장을 발판 삼아 기존 사업과의 시너지를 높이고 10~20대 젊은 고객층까지 끌어들이려는 전략이다.

네이버는 인스파이어 리조트와 명명권(특정 시설에 브랜드명을 붙일 권리) 계약을 체결하고 사업 협력에 나선다고 26일 발표했다. 이에 따라 인천 영종도에 있는 1만5000석 규모 ‘인스파이어 아레나’는 다음달부터 ‘네이버 아레나 앳 인스파이어(네이버아레나)’로 이름이 바뀐다. 계약 기간은 3년이다. 금액은 공개되지 않았다.
오프라인 공연장 간 네카오…"年 1조 콘서트 시장 잡아라"
네이버가 이 사업을 추진한 것은 단순히 브랜드 홍보를 넘어선다는 분석이 나온다. 네이버는 네이버페이(Npay)의 안면인식 출입·인증 서비스 ‘페이스사인’과 Npay 월렛 기반 대체불가능토큰(NFT)을 공연장 입장에 활용하고, 디지털트윈 기술을 이용한 증강현실(AR) 길찾기도 선보일 계획이라고 발표했다. 관객이 입장부터 이동까지 자사 서비스를 체험할 기회로 만드는 것이다. 네이버플러스 멤버십 회원에겐 공연 관련 혜택을 제공해 서비스 이용을 확대한다는 구상도 내놨다.

카카오는 이미 공연장 건설과 운영에 직접 뛰어들었다. 서울시와 함께 서울 창동에 조성 중인 ‘서울아레나’는 1만8269석 규모의 국내 최대 대중음악 전문 공연장이다. 공연 형태에 따라 최대 2만8000명을 수용할 수 있으며, 2027년 상반기 개관하는 게 목표다. 카카오가 지분 약 98%를 보유한 사업법인(서울아레나)이 공연장을 건설해 소유권을 서울시에 넘기고 30년간 운영하는 방식이다. 카카오도 지난 7월 이 사업법인과 100억원 규모의 명명권 계약을 추진한다고 공시했다.

카카오는 공연장 운영 수익과 기존 엔터테인먼트 사업의 시너지를 노리고 있다. 카카오엔터테인먼트와 음원 플랫폼 멜론, 공연 예매 서비스 멜론티켓 등을 보유하고 있어서다. 이들 서비스를 공연장과 연계해 음악 감상부터 예매, 관람, 팬덤 활동까지 아우른다는 구상이다. 카카오 관계자는 “공연장 건설과 운영에 참여한 것은 K팝과 K컬처의 성장 가능성, 그에 따른 수익성을 고려한 판단”이라고 설명했다.

양대 온라인 플랫폼 기업이 진입한 이 시장은 빠르게 커지고 있다. 문화체육관광부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대중음악 공연 티켓 판매액은 9817억원으로 2024년(7610억원)보다 29% 늘었다.

IT업계 한 관계자는 “공연장은 티켓 예매부터 입장, 현장 결제까지 관객과 접촉할 기회가 여러 차례 발생하는 공간”이라며 “네이버는 이를 멤버십과 네이버페이 이용 확대로, 카카오는 공연장 운영과 기존 엔터테인먼트 사업의 수익 확대로 연결하려는 것”이라고 말했다.

안정훈 기자 ajh6321@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