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추천 뉴스
"0.1㎜ 발끝에서 결정되는 金"…양궁 국대 '비밀병기'된 이것 [장서우의 하입:hype]
세계 최초의 양궁화 '아처삭스'
15년 양궁 후원 코오롱이 개발
접지력·안정성·방수 기능 최적화
이우석 "金 수확에 상당히 기여"
해외 선수들 눈독…수출도 검토
15년 양궁 후원 코오롱이 개발
접지력·안정성·방수 기능 최적화
이우석 "金 수확에 상당히 기여"
해외 선수들 눈독…수출도 검토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양궁에서 2개의 금메달을 낚으며 활약한 이우석(29·코오롱엑스텐보이즈)은 26일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2024 파리 올림픽 당시를 이렇게 회상했다. 대한민국 양궁 선수단 전원이 세계 최초의 양궁화 ‘아처삭스’를 처음 신고 출전했던 대회였다.
이우석은 “제작이 완료된 게 대회 한 달 전이었다”며 “웬만하면 평소 훈련할 때 신던 것을 그대로 신었을 텐데, 모든 선수가 신자마자 ‘무조건 신어야 한다’는 생각으로 신발을 바꿔 신고 대회에 나갔다”고 했다. 2024 파리 올림픽에서 한국 양궁은 금메달 5개로 전 종목을 석권했다.
“경기력 크게 향상…타국 선수들 욕심내”
양궁 경기에서 선수가 신고 있는 신발은 축구나 농구에 비해 덜 주목받는다. 그러나 양궁은 그 어떤 스포츠보다 신발이 중요한 종목이다. 날씨가 변화무쌍한 야외 공간에서 선수가 조금이라도 흔들리지 않고 활을 쏘기 위해선 발끝부터 안정돼야 하기 때문이다.
아처삭스2는 이우석을 포함한 6명의 코오롱 엑스텐보이즈 소속 선수들이 제작에 직접 참여했다. 세계 최초의 양궁화인 만큼 비교군이나 선행 모델이 없어 선수들의 피드백이 특히 중요했다. 완성되기 전 샘플을 신어보게 한 뒤 의견을 받는 과정을 여러 차례 반복했다. 김우진, 김제덕 등 코오롱 소속 외 선수들의 피드백도 있었다. 코오롱인더스트리FnC부문(코오롱FnC) 산하 아웃도어 브랜드 코오롱스포츠 풋웨어 사업부의 이현기 리드는 “맨땅에서 시작한 것이나 다름없었는데 선수들이 적극적으로 임해줘 도움이 됐고, 최우선 요소로 반영했다”고 말했다.
코오롱스포츠는 러닝화 개발에 주로 쓰여 온 독일 지브리스(ZEBRIS)사의 보행 안정성 분석기를 활용해 쿠션감이 있으면서도 안정적인 구조를 설계해 냈다. 이 리드는 “선수들이 활을 쏘기 전과 서 있을 때, 활을 쏠 때와 쏜 후까지 모든 단계에서의 족저압(발바닥에 가해지는 압력)을 측정·분석한 결과 발바닥의 앞쪽과 양쪽 옆 부분에 가해지는 압력이 가장 높았다”면서 “앞부분 공간을 넉넉하게 잡으면서도 전족부(발 앞쪽) 외측을 지지하기 위해 외부에 특수 소재를 덧댔다”고 설명했다.
방수 역시 양궁화에 필수적인 기능 중 하나다. 기간이 긴 대회 특성상 비를 최소 한 차례는 맞을 확률이 높아서다. 아처삭스의 갑피는 흡습·속건 기능이 뛰어난 ‘비전 3L 고어텍스’ 소재로 제작됐다. 매듭을 짓는 대신 다이얼을 돌려 끈을 조일 수 있게 한 보아(BOA®) 핏 시스템도 선수들의 선호로 아처삭스의 일부가 됐다. 이우석은 “끈 조절이 간편하니 신경 쓸게 하나 줄어든 셈”이라고 했다.
이웅열 회장 한 마디서 시작된 세계 최초의 도전
세계 최초의 양궁화라는 도전은 이웅열 코오롱그룹 명예회장의 의지에서 비롯됐다. 파리 올림픽을 1년여 앞둔 2023년, “골프화, 테니스화는 있는데 왜 양궁화는 없나”라는 이 회장의 발상에서 아처식스 개발은 시작됐다. 이 리드는 “그룹 차원에서 양궁을 적극적으로 후원해 온 데다 아웃도어 브랜드로서 양궁에 최적화된 전문화도 필요하다는 문제의식에서 출발했다”며 “선수들이 99%를 했다면, 나머지 1%만이라도 기여하길 바라는 마음으로 개발했다”고 했다.
이 리드는 “선수들의 성적만큼 양궁이라는 스포츠가 더 대중화돼 아처삭스 시리즈가 일상화로 자연스럽게 소비될 날이 오길 바란다”고 했다. 한국의 양궁 등록 선수는 2666명으로, 일본(3만 명)이나 인도(1만 명)보다 적은 편이다. 이우석은 “아처삭스2를 일상적으로 신다 보니 습관적으로 발목을 양쪽 바깥으로 벌리는 행동이 자연스럽게 고쳐졌다. 발목이 원래도 약한 편인데, 신발로 치료가 됐다”며 “100점 만점으로 점수를 매긴다면 이미 100점이지만, 한국 양궁의 발전과 함께 3세대, 4세대 아처삭스도 나올 수 있을 거라 기대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