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이 23일 청와대에서 열린 규제합리화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이 대통령은 초광역특구법에 포함된 ‘화이트칼라 이그젬션’(주 52시간 근로제 예외) 조항에 대해 “노사가 극한으로 대립할 만큼 심각한 (의견) 차이가 있는 것 같지 않다”고 말했다.   /김범준 기자
이재명 대통령이 23일 청와대에서 열린 규제합리화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이 대통령은 초광역특구법에 포함된 ‘화이트칼라 이그젬션’(주 52시간 근로제 예외) 조항에 대해 “노사가 극한으로 대립할 만큼 심각한 (의견) 차이가 있는 것 같지 않다”고 말했다. /김범준 기자
이재명 대통령은 여당이 발의한 초광역특구법에 포함된 ‘화이트칼라 이그젬션’(주 52시간 근로제 예외) 조항에 대해 “노사가 극한으로 대립할 만큼 심각한 차이가 있는 것 같지 않다”고 23일 말했다. 이 대통령이 노사 간 신뢰를 전제로 초광역특구에 노동특례를 부여하는 데 긍정적 인식을 내비친 것으로 해석된다.

◇“추가 노동에 보상해야”

이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규제합리화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초광역특구에 노동시간 특례를 부여하는 방안을 두고 “(산업계와 노동계의 의견) 차이가 매우 작다”며 이같이 밝혔다. 지난해 2월 더불어민주당 대표 시절 반도체 정책토론회를 주재한 경험을 언급하며 “당사자가 원하는 특수한 영역에 예외적으로 특례를 적용하면 (노동자의) 피해도 별로 크지 않은 것 같다”고 했다.

민주당은 지난 20일 특구 내 근로소득 상위 3% 근로자는 개별 서면합의를 거쳐 근로시간 규제를 달리 적용받을 수 있게 하는 초광역특구법을 발의했다. 노동계는 한 번 예외를 허용하면 다른 지역과 산업 전체로 확산할 것이라며 반대하고 있다.

박건수 반도체산업협회 부회장은 특별연장근로를 사전에 신청하는 데 따른 행정 절차의 번거로움을 짚으며 법례화를 요청했다. 고용노동부 지침에 따르면 장관이 정하는 연구개발(R&D) 등의 분야에선 근로자가 주당 최대 64시간까지 근무할 수 있다. 다만 근로자에게 서면 동의를 받고 관할 관서에 사전 신청해 인가를 받는 절차를 거쳐야 한다.

이 대통령은 노동 특례를 법제화하려면 추가 근로에 대한 보상, 건강권 확보라는 전제가 깔려야 한다는 취지로 발언했다. 이 대통령은 “대전제는 특례법을 만들어서 추가 노동에 보상을 안 하는 것을 구상하면 안 된다”며 “그런 대전제를 서로 인정하고 얘기해야 진척된다”고 말했다. 또 “마지막으로 남은 건 건강권 문제인 것 같다”며 “일정하게 한계를 정해야 하지 않겠나”고 했다.

동시에 이 대통령은 “기존 근로시간 예외조항에 대해선 노동부 장관의 시행령으로 할 수 있는 여지가 있어 보인다”며 “포괄적으로 미리 해주면 된다. 노동부가 신속하게 (특별연장근로 인가를) 해주면 그 문제는 대체로 보완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그것 때문에 새로운 제도를 만들 필요까지 있겠냐”며 “(노동계가) 이렇게 극렬하게 반대하는데”라고 덧붙였다. 청와대 관계자는 “기존 제도로 풀 수 있는 방법은 없는지 다각적으로 검토하라는 취지”라며 “노동규제 특례를 대신해 시행령을 개정하라고 단정 지어 말한 것은 아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이 대통령은 제도 추진이 어려운 이유로 경영계와 노동계 간 불신을 꼽으며 “신뢰가 많이 부족하다. 노동부에서 애써달라”고 했다.

◇산단 조성, 2년 이상 단축

이날 정부는 320여 개 규제 특례에 재정, 세제, 금융 지원을 한데 모은 초광역특구를 내년 상반기부터 지정하기로 했다. 반도체 규제 완화와 관련해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은 그간 차례로 진행된 입지·인프라 관련 절차를 병행 혹은 일괄 처리하겠다고 보고했다. 이를 통해 5~10년 걸리는 산업단지 조성 절차를 2년 이상 단축하겠다고 설명했다. 김 장관은 “월 10만 장 규모 반도체 팹은 2년 조기 가동되면 약 50조원의 매출 (창출) 기회를 앞당기는 효과가 있을 것으로 추산된다”고 했다. 이어 “가스, 하수도 등 인허가 일괄 처리를 추진하겠다”며 “반도체 등 첨단산업단지에 종합 보세구역 지정을 확대하겠다”고 덧붙였다.

경제계는 이날 초광역특구 조성에 따른 인허가 등 현장 애로 해소 방안에 환영의 뜻을 나타냈다.

김형규/한재영 기자 kh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