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폴리티코 소유주, 틱톡 유럽사업 인수 타진…EU 반응 냉담
독일 미디어그룹 악셀슈프링어가 중국 바이트댄스 소유의 틱톡 유럽 사업을 분리해 지분을 인수하는 방안을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 측에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의 틱톡 사업 분리 모델을 유럽에도 적용하려는 구상이지만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와 바이트댄스의 호응을 얻지 못하면서 추진이 중단됐다.
22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악셀슈프링어의 최고경영자(CEO)이자 공동 소유주인 마티아스 되프너는 지난 1월 독일 베를린 본사에서 찰스 쿠슈너 주프랑스 미국대사와 오찬을 갖고 틱톡 유럽 사업의 지분을 인수하는 거래에 참여하겠다는 구상을 제시했다.
찰스 쿠슈너 대사는 트럼프 대통령의 사위인 재러드 쿠슈너의 아버지다. 악셀슈프링어는 미국 정치 전문매체 폴리티코와 영국 일간 데일리 텔레그래프 등을 소유한 유럽의 주요 미디어 기업이다.
논의 내용을 아는 관계자들에 따르면 되프너 CEO는 트럼프 대통령이 국가안보 우려를 이유로 추진한 미국 틱톡 사업 분리와 유사한 방식을 제안했다. 미국에서는 중국 베이징에 본사를 둔 바이트댄스와 래리 엘리슨의 오라클 등을 포함한 투자자들이 합작회사를 설립하는 방식으로 틱톡 미국 사업을 분리했다.
당시 미국 틱톡의 기업가치는 140억달러로 평가됐으며 캘리포니아에 설립된 새 법인은 추천 알고리즘과 미국 사용자 데이터에 대한 통제권을 확대했다.
쿠슈너 대사와의 만남은 악셀슈프링어 본사 내 목재로 장식된 '기자 클럽'에서 비공개로 진행됐다. 공식적으로는 소셜미디어 플랫폼에서 확산하는 반유대주의 문제를 논의하기 위한 자리였다. 행사에는 악셀슈프링어의 주요 기자들과 독일 유대인 중앙협의회 전직 회장, 독일 연방하원 의원 여러 명이 참석했다.
그러나 논의 과정에서 틱톡 유럽 사업을 분리하고 지분을 인수하려는 되프너 CEO의 구상이 제기됐다고 사정을 아는 관계자 3명이 전했다.
되프너 CEO는 그동안 틱톡의 소유구조를 바꿔야 한다는 입장을 공개적으로 밝혀왔다. 그는 2022년부터 유럽 차원의 틱톡 사업 분리 방안을 지지했지만, 자신이 투자자로 참여할 의사가 있다는 사실을 공개적으로 밝힌 적은 없었다.
특히 틱톡을 유대인에 대한 혐오를 포함한 극단주의 콘텐츠를 확산시키는 가장 위험한 선전 도구 중 하나라고 비판해왔다.
그는 지난 9월 초 독일 dpa통신과의 인터뷰에서도 틱톡이 민주적 주주들에게 매각되거나 금지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유럽이 왜 행동하지 않는지 여전히 이해할 수 없다며 미국이 사업 분리가 가능하다는 사실을 보여줬다고 강조했다.
다만 유럽 차원의 해결책이 마련되지 않는다면 악셀슈프링어도 틱톡을 콘텐츠 유통 채널로 활용하지 않을 수 없다고 인정했다. 실제로 그동안 틱톡 진출을 미뤄왔던 악셀슈프링어의 독일 매체 빌트와 벨트는 최근 처음으로 틱톡에 공식 채널을 개설했다.
이번 인수 구상은 되프너 CEO의 공격적인 미디어 사업 확장 전략과도 맞닿아 있다. 그는 독일 일간 디 벨트의 편집국장에서 출발해 악셀슈프링어 CEO를 거쳐 그룹 공동 소유주에 오른 인물이다. 2015년 FT 인수를 시도했지만 실패했고, 두 달 뒤 비즈니스인사이더를 인수한 데 이어 2021년에는 폴리티코를 사들였다. 올해 초에는 영국 언론계를 놀라게 하며 텔레그래프를 5억7500만파운드에 인수했다.
되프너 CEO는 과거 루퍼트 머독의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매물로 나온다면 인수에 관심이 있다고 밝히기도 했다. 2022년에는 일론 머스크에게 비공개 메시지를 보내 트위터를 인수한 뒤 자신에게 운영을 맡기라고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틱톡 유럽 사업 인수 구상 역시 기존 언론사 인수를 넘어 대형 소셜미디어 플랫폼의 소유구조에 참여하려는 움직임이라는 점에서 주목된다.
쿠슈너 대사와의 접촉은 악셀슈프링어가 트럼프 행정부와 관계를 강화하려는 움직임 속에서 이뤄졌다. 되프너 CEO는 지난 2월 트럼프 대통령의 백악관 비서실장인 수지 와일스와 만났고, 지난달에는 공화당 후원자이자 JD 밴스 부통령의 지지자인 억만장자 투자자 피터 틸에게 악셀슈프링어상을 수여했다.
트럼프 1기 행정부 시절에는 당시 주독일 미국대사였던 리처드 그레넬과 긴밀한 관계를 구축했다. 다만 백악관은 지난달 폴리티코의 보도를 문제 삼아 소속 기자들의 출입을 허용하지 않았다.
틱톡 유럽 사업 분리 구상은 실제로 EU 집행위원회의 기술 담당 관계자들과도 논의됐다. 그러나 브뤼셀 당국자들에 따르면 집행위 관계자들은 이 방안에 적극적인 반응을 보이지 않았고, 결국 구상은 중단됐다.
틱톡 모회사인 바이트댄스 역시 해당 방안에 관심을 보이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미국에서 성사된 사업 분리 모델을 유럽에 그대로 적용하는 데 필요한 당사자들의 동의를 확보하지 못한 셈이다.
악셀슈프링어는 되프너 CEO가 미국 모델에 따른 틱톡의 유럽 차원 해결책을 일관되게 지지해왔다는 입장을 밝혔다. 회사 측은 "그러한 해결책이 실현됐다면 악셀슈프링어는 유럽의 주요 미디어 기업으로서 참여할 기회를 환영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반면 바이트댄스는 이번 논의에 대해 강하게 부인했다. 회사 측은 "완전한 날조이며 논평할 가치조차 없다"고 밝혔다. 악셀슈프링어가 지분 참여 의향을 인정한 것과 달리 바이트댄스는 거래 구상 자체를 부정하면서 양측의 입장이 엇갈렸다.
현재 틱톡 유럽 사업 분리 구상은 중단된 상태지만, 악셀슈프링어는 미국식 소유구조 개편이 실현될 경우 참여하겠다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김주완 기자 kjwan@hankyung.co
22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악셀슈프링어의 최고경영자(CEO)이자 공동 소유주인 마티아스 되프너는 지난 1월 독일 베를린 본사에서 찰스 쿠슈너 주프랑스 미국대사와 오찬을 갖고 틱톡 유럽 사업의 지분을 인수하는 거래에 참여하겠다는 구상을 제시했다.
찰스 쿠슈너 대사는 트럼프 대통령의 사위인 재러드 쿠슈너의 아버지다. 악셀슈프링어는 미국 정치 전문매체 폴리티코와 영국 일간 데일리 텔레그래프 등을 소유한 유럽의 주요 미디어 기업이다.
논의 내용을 아는 관계자들에 따르면 되프너 CEO는 트럼프 대통령이 국가안보 우려를 이유로 추진한 미국 틱톡 사업 분리와 유사한 방식을 제안했다. 미국에서는 중국 베이징에 본사를 둔 바이트댄스와 래리 엘리슨의 오라클 등을 포함한 투자자들이 합작회사를 설립하는 방식으로 틱톡 미국 사업을 분리했다.
당시 미국 틱톡의 기업가치는 140억달러로 평가됐으며 캘리포니아에 설립된 새 법인은 추천 알고리즘과 미국 사용자 데이터에 대한 통제권을 확대했다.
쿠슈너 대사와의 만남은 악셀슈프링어 본사 내 목재로 장식된 '기자 클럽'에서 비공개로 진행됐다. 공식적으로는 소셜미디어 플랫폼에서 확산하는 반유대주의 문제를 논의하기 위한 자리였다. 행사에는 악셀슈프링어의 주요 기자들과 독일 유대인 중앙협의회 전직 회장, 독일 연방하원 의원 여러 명이 참석했다.
그러나 논의 과정에서 틱톡 유럽 사업을 분리하고 지분을 인수하려는 되프너 CEO의 구상이 제기됐다고 사정을 아는 관계자 3명이 전했다.
되프너 CEO는 그동안 틱톡의 소유구조를 바꿔야 한다는 입장을 공개적으로 밝혀왔다. 그는 2022년부터 유럽 차원의 틱톡 사업 분리 방안을 지지했지만, 자신이 투자자로 참여할 의사가 있다는 사실을 공개적으로 밝힌 적은 없었다.
특히 틱톡을 유대인에 대한 혐오를 포함한 극단주의 콘텐츠를 확산시키는 가장 위험한 선전 도구 중 하나라고 비판해왔다.
그는 지난 9월 초 독일 dpa통신과의 인터뷰에서도 틱톡이 민주적 주주들에게 매각되거나 금지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유럽이 왜 행동하지 않는지 여전히 이해할 수 없다며 미국이 사업 분리가 가능하다는 사실을 보여줬다고 강조했다.
다만 유럽 차원의 해결책이 마련되지 않는다면 악셀슈프링어도 틱톡을 콘텐츠 유통 채널로 활용하지 않을 수 없다고 인정했다. 실제로 그동안 틱톡 진출을 미뤄왔던 악셀슈프링어의 독일 매체 빌트와 벨트는 최근 처음으로 틱톡에 공식 채널을 개설했다.
이번 인수 구상은 되프너 CEO의 공격적인 미디어 사업 확장 전략과도 맞닿아 있다. 그는 독일 일간 디 벨트의 편집국장에서 출발해 악셀슈프링어 CEO를 거쳐 그룹 공동 소유주에 오른 인물이다. 2015년 FT 인수를 시도했지만 실패했고, 두 달 뒤 비즈니스인사이더를 인수한 데 이어 2021년에는 폴리티코를 사들였다. 올해 초에는 영국 언론계를 놀라게 하며 텔레그래프를 5억7500만파운드에 인수했다.
되프너 CEO는 과거 루퍼트 머독의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매물로 나온다면 인수에 관심이 있다고 밝히기도 했다. 2022년에는 일론 머스크에게 비공개 메시지를 보내 트위터를 인수한 뒤 자신에게 운영을 맡기라고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틱톡 유럽 사업 인수 구상 역시 기존 언론사 인수를 넘어 대형 소셜미디어 플랫폼의 소유구조에 참여하려는 움직임이라는 점에서 주목된다.
쿠슈너 대사와의 접촉은 악셀슈프링어가 트럼프 행정부와 관계를 강화하려는 움직임 속에서 이뤄졌다. 되프너 CEO는 지난 2월 트럼프 대통령의 백악관 비서실장인 수지 와일스와 만났고, 지난달에는 공화당 후원자이자 JD 밴스 부통령의 지지자인 억만장자 투자자 피터 틸에게 악셀슈프링어상을 수여했다.
트럼프 1기 행정부 시절에는 당시 주독일 미국대사였던 리처드 그레넬과 긴밀한 관계를 구축했다. 다만 백악관은 지난달 폴리티코의 보도를 문제 삼아 소속 기자들의 출입을 허용하지 않았다.
틱톡 유럽 사업 분리 구상은 실제로 EU 집행위원회의 기술 담당 관계자들과도 논의됐다. 그러나 브뤼셀 당국자들에 따르면 집행위 관계자들은 이 방안에 적극적인 반응을 보이지 않았고, 결국 구상은 중단됐다.
틱톡 모회사인 바이트댄스 역시 해당 방안에 관심을 보이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미국에서 성사된 사업 분리 모델을 유럽에 그대로 적용하는 데 필요한 당사자들의 동의를 확보하지 못한 셈이다.
악셀슈프링어는 되프너 CEO가 미국 모델에 따른 틱톡의 유럽 차원 해결책을 일관되게 지지해왔다는 입장을 밝혔다. 회사 측은 "그러한 해결책이 실현됐다면 악셀슈프링어는 유럽의 주요 미디어 기업으로서 참여할 기회를 환영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반면 바이트댄스는 이번 논의에 대해 강하게 부인했다. 회사 측은 "완전한 날조이며 논평할 가치조차 없다"고 밝혔다. 악셀슈프링어가 지분 참여 의향을 인정한 것과 달리 바이트댄스는 거래 구상 자체를 부정하면서 양측의 입장이 엇갈렸다.
현재 틱톡 유럽 사업 분리 구상은 중단된 상태지만, 악셀슈프링어는 미국식 소유구조 개편이 실현될 경우 참여하겠다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김주완 기자 kjwan@hankyung.c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