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주기업 투자하려면 '생존 능력'을 봐라, 신간 <궤도에 투자하라>
2021년 미국 증시에 입성한 두 우주기업의 운명은 극명하게 엇갈렸다. 우주 관광 시대를 열겠다던 버진갤럭틱은 한때 시가총액 140억달러를 넘어섰지만, 지난 8월 주가는 고점 대비 99% 넘게 폭락했다. 같은 해 상장한 발사체 개발사 로켓랩은 시가총액 486억7000만달러 규모 우주기업으로 성장했다. 무엇이 두 기업의 운명을 갈랐을까.

신간 <궤도에 투자하라>는 우주산업의 성장 가능성을 투자자의 관점에서 분석한 책이다. 저자는 우주기업의 가치를 결정하는 것은 첨단 기술이나 장밋빛 전망이 아니라 실제 고객과 반복 매출이라고 강조한다. 기술이 실현될 가능성과 기업이 살아남을 가능성을 혼동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버진갤럭틱과 로켓랩의 사례가 이를 보여준다. 버진갤럭틱은 우주선 비행에 성공했지만 우주 관광의 상업화를 기다리는 동안 안정적인 매출원을 확보하지 못했다. 반면 로켓랩은 소형 발사체 일렉트론과 위성 부품 사업에서 꾸준히 매출을 창출했다. 차세대 로켓 뉴트론의 발사가 지연돼도 기존 사업이 기업가치를 뒷받침했다.

책은 우주산업에 흘러드는 돈을 세 갈래로 구분한다. 정부 예산과 발주가 뒷받침하는 '확정 수요', 고객과 계약이 나타나기 시작한 '형성 수요', 미래의 가능성에 의존하는 '가설 수요'다. 위성통신과 지구관측 등은 이미 반복 매출이 발생하는 시장이다.

반면 민간 우주정거장과 미세중력 제조업은 형성 수요와 가설 수요가 뒤섞여 있다. 우주 관광과 달 자원 채굴은 아직 가설 수요에 가깝다.

대표 우주기업인 스페이스X는 책에서 50페이지에 걸쳐 다뤄진다. 지난 2분기 실적을 토대로 스페이스X의 사업을 분석하면서 정부 발주와 스타링크 매출은 상대적으로 검증된 사업으로, 우주 데이터센터를 비롯한 궤도 컴퓨팅은 아직 검증되지 않은 미래 사업으로 구분한다. 특히 스타링크는 가입자 1200만명을 확보하며 개인 구독 중심에서 기업·정부 계약으로 사업을 확대하고 있다고 평가한다.

미래 성장에 대한 기대가 실제 수익으로 연결될지는 별개의 문제다. 책은 스페이스X의 2분기 인공지능(AI) 설비투자가 158억달러로 관련 분기 매출의 6.2배에 달한다는 점을 지적한다. 막대한 투자가 언제, 어떤 수요를 통해 현금으로 회수될지가 관건이라는 설명이다.

저자는 투자자가 빠지기 쉬운 네 가지 착각도 짚는다. 기술적 성공을 시장 수요로 받아들이거나, 계약 금액을 곧바로 이익으로 계산하는 것이다. 특정 산업에 속했다는 이유만으로 수혜를 기대하거나, 주가 상승을 사업의 성공으로 오인하는 것도 경계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저자는 계약의 지속 기간과 현금 여력, 성장이 주주에게 돌아오는 몫을 따져보는 분석법을 제시한다. 그러면서 책에서 소개한 분석 기준으로 로켓랩과 요크스페이스, 팰런티어 등 6개 기업의 우주 사업을 평가한다.

우주산업에서 투자할 기업은 가장 거대한 미래 만을 약속하는 곳이 아니라, 그 미래에 변수가 생겨도 살아남을 수 있는 곳이라는 게 책의 결론이다.

박진우 기자 jw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