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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장실 잘 가려고 먹었는데"…몸 곳곳에 나타난 '뜻밖의 효과' [현장+]
1976년 식품업계 최초 기업 부설 연구소 설립
유산균 국산화 거쳐온 폭넓은 50년
유산균 국산화 거쳐온 폭넓은 50년
실제로 대표 제품인 엠프로 라인업 중 체지방 감소 기능성을 갖춘 제품들이 최근 시장에서 주목을 받고 있다. 현재 hy는 발효유와 건강기능식품 중심의 사업 구조를 넘어 화장품 원료 B2B 사업 진출과 미국·호주 등 글로벌 시장 진출에 공들이고 있다.
균주 국산화와 50년의 연구 인프라
현재 연구소는 국내 식품업계 최대 규모인 5096종의 균주 라이브러리와 251종의 천연물 라이브러리를 보유하고 있다. 등록 특허 126건, SCI급 논문 122편을 확보했으며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주관 우수기업 연구소 평가에서 최우수 등급 및 장관 표창을 받았다.
균주 발굴부터 분리·보관까지, 프로바이오틱스팀의 현장
프로바이오틱스팀 연구원들은 배양액에서 채취한 시료를 고체 및 액체 배지에 희석해 미생물 집락(콜로니)을 형성한 뒤, 가장 형태가 우수한 단일 콜로니를 정밀하게 선별해낸다. 이렇게 분리된 순수 균주는 영하 80도의 극저온 디프리저에 안전하게 보관되며, hy가 자랑하는 5096종의 거대한 균주 라이브러리의 자산으로 편입된다.
정희철 책임연구원은 "수많은 후보 균주 가운데 위산과 담즙 내성, 장 부착 능력 등 까다로운 생존 시험을 통과한 균주들에만 고유의 스트레인 번호를 부여해 철저히 관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과학의 언어로 증명하는 신소재 연구와 생생한 실험 현장
특히 현장에서는 프로바이오틱스의 항염증 효과를 가시적으로 확인하는 실험이 시연됐다. 면역세포에 염증을 유발하는 독소 물질을 처리한 뒤, 의약품(소염제) 대조군과 hy의 기능성 프로바이오틱스 배양액을 각각 투입해 염증 반응 지표인 아질산염(NO)의 생성 변화를 관찰했다. 독소만 처리한 군이 붉은색으로 짙게 염색된 것과 달리, 프로바이오틱스를 함께 처리한 군은 붉은 색감이 뚜렷하게 옅어지며 염증 반응이 유의미하게 감소하는 양상을 보였다.
정지웅 책임연구원은 "식품인 프로바이오틱스가 의약품인 소염제와 완벽히 동일한 수준일 수는 없지만, 기존 균주들과의 엄격한 비교 검증을 거쳐 우수한 효능을 지닌 상위 균주만을 선별해낸다"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만성 심장 질환 동물 모델에 프로바이오틱스를 투여해 세포 사멸이 억제되는 양상을 형광 현미경으로 분석하는 등, 세포주 실험을 넘어선 다중 검증 시스템이 철저하게 가동되고 있다.
연구실에서 탄생한 성과가 실제 제품으로 구현되는 공정 검증은 유제품팀을 통해 이뤄진다. 최지훈 hy 중앙연구소 유제품팀 책임연구원이 운영하는 파일럿 플랜트 설비에서는 본격적인 대량 생산에 앞서 공정 최적화와 스케일업 검증이 쉼 없이 진행된다. 균주 배양액과 시럽, 향을 최적의 비율로 혼합·교반하는 전 과정을 거쳐, 연구소의 과학적 언어가 소비자의 식탁에 오르는 완제품의 품질 표준화로 매끄럽게 이어진다.
이처럼 체계적 검증을 거쳐 hy가 확보한 주요 원료로는 면역 증진 균주 HY7017, 피부 보습과 자외선에 의한 피부 손상 케어에 도움을 주는 HY7714, 체지방 감소 기능성을 입증한 복합 균주 HY7601+KY1032 등이 있다. 이들 원료는 미국 'NutraIngredients USA Awards'에서 수상하며 해외 시장 진출의 기반을 마련했다. 이를 바탕으로 미국, 호주 등 글로벌 시장으로 공급을 확대하고 있다.
장을 넘어 마이크로바이옴과 B2B 사업으로의 확장
최일동 팀장은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기능성을 프로바이오틱스로서 연결하고자 하는 것이 최종 목표"라며, "기본적으로 알려진 장 건강을 넘어 프로바이오틱스의 기능성이 어디까지 확장될 수 있는지 증명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hy는 최근 설립 50주년을 맞아 국제학술심포지엄을 개최하고 '장을 넘어선 프로바이오틱스'를 주제로 다뤘다. 중앙연구소는 향후 웰 에이징을 목표로 장내 미생물 생태계와 인체 기관 간 상호작용을 규명하는 '장-기관 축' 연구에 나선다. 이에 따라 여성 건강, 근력, 기억력, 심혈관, 잇몸 건강 등으로 파이프라인을 넓히고 있다. 연구 대상 역시 살아 있는 프로바이오틱스에 국한하지 않고 열처리 사균체, 세포외다당류, 세포외소포, 프리바이오틱스까지 다각화하고 있다.
균주 국산화의 불모지에서 출발해 반세기를 걸어온 hy 중앙연구소는 마이크로바이옴과 신소재 연구를 바탕으로 화장품 원료 공급 및 B2B 원료 사업 등 글로벌 바이오 시장으로 영역을 확장해 나가고 있다.
배윤강 연구기획팀 차장은 "균주를 계속 수입해서 사용하는 연구소들과 자체적으로 개발하는 연구소들은 기술적 경쟁력 차이가 크다. 이제는 글로벌로 나아가 K-프로바이오틱스의 선도적인 역할을 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용인(경기)=박상경 한경닷컴 기자 highseou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