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81주년 경찰의 날 기념행사가 경찰청장 없이 열렸다. 지난해에 이어 2년 연속이다. 기념식에 참석한 이재명 대통령을 올해는 김종철 경찰청장 직무대행(경찰청 차장)이 맞이했다. 조지호 청장이 국회에서 탄핵 의결된 시점(2024년 12월)을 기준으로 경찰청장 임명이 22개월째 이뤄지지 않고 있어서다. 2년 새 직무대행 체제만 세 번째인 기형적 경찰 지휘 구조가 지속되고 있다.

경찰법에 따르면 경찰청장은 국가경찰 사무를 총괄하고 경찰청 업무를 관장하며 소속 공무원 및 각급 경찰기관의 장을 지휘·감독한다. 13만 명이 넘는 경찰 인력을 지휘·감독하는 국가 치안 유지의 총책임자다. 법으로 국회 인사청문회를 거쳐 대통령이 임명하되 2년 임기를 보장하는 것은 그만큼 역할과 책임이 막중하기 때문일 것이다.

검찰 폐지 이후 민생 범죄 수사에 대한 우려가 크다. 형사사법체계 개편으로 일반 형사사건 수사는 경찰이 그대로 담당하지만 검찰의 수사 기능은 완전히 사라졌다. 경찰이 수사 전권을 행사하게 된 만큼 제 역할을 하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 그렇지만 얼마 전 제주 실종자 사망 사건 등에서 보듯 부실수사 사례가 연이어 드러나며 국민 불안감이 높아진 상황이다. 더 강한 내부 통제와 기강 확립이 필요한 때라는 점에서 치안 책임자 공백을 이대로 둬서는 안 된다.

이 대통령은 “경찰의 권한이 그 어느 때보다 막중해진 만큼 책임도 커졌다”고 했다. 경찰의 기본 책무는 최일선에서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고 재산을 보호하는 일이다. 그런데도 ‘내란에 대한 문책이 있다 보니 쓸 자원이 녹록지 않은 측면이 있다’는 이유로 경찰청장 임명을 지금까지 미룬 것을 이해할 국민은 많지 않다. 경찰 길들이기 아니냐는 일부의 억측이 괜히 나오는 게 아니다. 이 대통령도 지난주 경찰청장을 곧 지명할 가능성을 언급했다. 민생 치안에 대한 국민 불안을 해소하기 위해 경찰 총책임자를 임명하는 게 시급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