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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 향수 안 부럽네"…서촌 홀린 '한국 브랜드 향' [현장+]
韓 파인 프래그런스 브랜드 ‘솔리튜드’
서촌서 첫 플래그십 스토어 운영
디퓨저 ‘블랙 카시스’ 출시
11월 일본 시장 진출
서촌서 첫 플래그십 스토어 운영
디퓨저 ‘블랙 카시스’ 출시
11월 일본 시장 진출
서울에서도 특히 한국적인 매력을 유지하고 있는 지역으로 꼽히는 서촌에도 국내 향수를 즐길 만한 공간이 여럿 존재한다. 그랑핸드, 모노룸, 르플랑에떼 등 다양한 국내 향 브랜드가 서촌에 자리를 잡았다. 이중 국내 향 제품 중에서도 하이엔드 브랜드를 표방하는 솔리튜드 매장을 지난 20일 방문했다.
골목 안 고즈넉한 가정집인가 했더니 입구에 들어서면 화강암과 목재로 만든 중앙 진열장이 눈에 들어온다. 한국 전통가옥의 기단과 목구조에서 착안한 형태다. 진열장을 따라 시선을 위로 옮기면 천장을 가로지르는 흰색 원단이 이어진다. 한옥의 서까래가 반복되는 모습을 현대적으로 풀어낸 장치다.
솔리튜드는 이 서촌 매장을 통해 향으로 표현해온 ‘온전히 자신과 마주하는 시간’이라는 철학을 건축과 공간으로 확장했다. 브랜드는 미국 작가 헨리 데이비드 소로의 ‘월든(Walden)’에서 영감을 받아 출발했다. 타인의 시선에서 벗어나 스스로를 들여다 보는 시간을 향으로 표현하는 것이 브랜드의 지향점이다. 프랑스 조향사들과 협업한 오드퍼퓸을 중심으로 바디·핸드케어, 홈 프래그런스까지 제품군을 넓혔다.
솔리튜드는 서촌 매장을 단순한 판매 공간이 아니라 ‘건물 안에 다시 하나의 집을 짓는다’는 개념으로 설계했다. 전국에서 공수한 한국 고유의 암석과 오래된 목재, 자개 등을 사용하고 한국 공예 작가들과 협업해 돌과 나무의 질감을 살렸다. 오래된 골목과 낮은 지붕이 남아 있는 서촌의 분위기 위에 현대적인 미감을 덧입힌 셈이다.
솔리튜드는 21일 첫 디퓨저 ‘블랙 카시스(BLACK CASSIS)’를 출시했다. 패션 플랫폼 크림과 두 번째로 협업해 만든 제품으로, 지난해 12월 오드퍼퓸 ‘로즈 크롬(ROSE CHROME)’을 선보인 데 이어 이번에는 크림 도산 플래그십의 공간을 위한 향을 개발했다.
조향은 글로벌 향료사 MANE의 크리에이티브 퍼퓨머 개리 왕(Gary Wang)이 맡았다. 19년간 조향사로 활동해온 그는 카시스의 산미와 그린한 생동감에 베르가못과 카다멈, 베티버, 시더우드를 조합했다. 특정 상업 공간에서 출발한 향이지만 거실과 서재, 오피스 등 일상 공간에서도 사용할 수 있도록 설계했다.
솔리튜드가 디퓨저까지 제품군을 넓히는 것은 향을 몸에 뿌리는 제품에만 한정하지 않겠다는 전략과 맞닿아 있다. 오드퍼퓸에서 시작해 바디·핸드케어, 홈 프래그런스까지 영역을 확장하면서 향을 하나의 라이프스타일로 넓혀가고 있다.
이여름 솔리튜드 대표는 “블랙 카시스는 특정 공간에서 시작된 향이지만 결국 각자의 일상과 공간 안에서 자연스럽게 머무는 향이 되기를 바란다”며 “앞으로도 향을 통해 공간과 감각의 관계를 확장하는 다양한 제품을 선보일 예정”이라고 말했다.
안혜원 기자 anh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