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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유가에 韓 반도체까지…日수입액 역대 최대, 무역적자 2배로 [도쿄나우]
엔저·물가 상승 악순환 우려
미국산 원유 수입 6배
미국산 원유 수입 6배
일본은 미국산 원유의 대체 조달을 늘리고 있지만, 운송 거리 증가로 수입 가격이 좀처럼 내려가지 않고 있다. 무역수지 악화가 엔화 약세와 물가 상승을 부추길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21일 일본 재무성이 발표한 무역통계에 따르면 2026회계연도 상반기 수입액은 66조2753억엔(약 556조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0.4% 증가했다. 비교 가능한 통계가 있는 1979년 이후 반기 기준 역대 최대 규모다.
수출액도 18.4% 증가한 63조4569억엔으로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중국으로의 반도체·전자부품 수출과 미국으로의 자동차 수출이 호조를 보였지만, 수입 증가 폭이 이를 웃돌았다.
이에 따라 무역수지는 2조8184억엔(약 23조6000억원) 적자를 기록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적자 규모가 약 두 배로 늘었다. 일본은 반기 기준으로 11기 연속 무역적자를 이어갔다.
미국산 원유 수입 6배 급증…운송비 부담 확대
무역적자 확대의 주요 원인은 원유 가격 급등이다. 4~9월 원유 수입량은 5288만㎘로 전년 동기 대비 21% 감소했지만, 수입액은 오히려 26.3% 증가한 5조7439억엔에 달했다. 원유 1㎘당 수입 단가는 10만8605엔으로 60% 상승했다.중동 지역의 원유 공급 차질이 장기화하면서 일본은 미국산 원유 수입을 대폭 늘리고 있다. 지난 9월 미국으로부터 수입한 원유는 372만㎘로 전년 동월 대비 약 6배 급증했다. 지난해 전체 원유 수입의 90% 이상을 차지했던 중동산 비중은 62%까지 낮아졌다.
문제는 대체 조달에 따른 운송 비용이다. 미국산 원유가 아프리카 남단 희망봉을 경유할 경우 일본까지 운송하는 데 45~50일이 걸린다. 운송 거리가 길어지면서 국제유가가 안정되더라도 일본의 실제 원유 수입 가격은 쉽게 떨어지기 어려운 구조다.
원유 가격 변동이 일본의 수입액에 반영되기까지 3~3.5개월이 걸린다는 점도 부담이다. 21일 미국 서부텍사스산원유(WTI) 12월 인도분 가격은 배럴당 98달러 안팎에서 거래됐다. 최근 고유가가 내년 초까지 일본의 수입 비용을 끌어올릴 수 있다는 의미다.
미즈호은행은 "올해는 석유 비축분 방출로 원유 수입을 억제했지만, 내년에는 비축분 방출이 없다면 연간 무역적자가 10조엔을 넘을 가능성도 있다"고 전망했다.
LNG 가격도 50% 급등, 엔화약세 더 심해지나
지난 9월 일본의 무역수지는 5365억엔 적자로 5개월 연속 적자를 이어갔다. 수출액은 전년 동월 대비 16.7% 증가한 10조9723억엔, 수입액은 18.9% 늘어난 11조5088억엔이었다.특히 한국산 반도체 등 전자부품 수입이 늘어난 것이 눈에 띈다. 일본의 반도체 등 전자부품 수입액은 전년 동월 대비 51.4% 증가했다.
원유 가격 상승은 액화천연가스(LNG)로도 번지고 있다. 지난 9월 LNG 1t당 수입 단가는 12만3574엔으로 전년 동월 대비 50% 올랐다. 일본은 원유 가격에 연동되는 LNG 장기 계약 비중이 높아 국제유가 상승이 몇 개월의 시차를 두고 가스 수입 가격에 반영된다.
에너지 수입 비용 증가는 식품·제조업의 생산 원가를 높일 뿐 아니라 가계의 전기·가스 요금에도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무역적자가 확대되면 원유 등 에너지 수입 대금을 결제하기 위한 엔화 매도·달러 매수 수요가 늘어나 엔화 약세를 더욱 부추길 가능성이 높다.
도쿄=최만수 특파원 bebo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