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공업 집중된 울산 특성 고려…UNIST, '헤비듀티 AI'로 승부"
“사람이 위험을 감수하고 들어가야 하는 중공업의 제조현장에선 인공지능(AI)이 사람을 대신할 수 밖에 없습니다. ‘헤비듀티 AI(Heavy-duty AI)’를 특화하는 이유입니다.”

박종래 울산과학기술원(UNIST) 총장(사진)은 20일 울산 UNIST 본관에서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중후장대(重厚長大) 제조업이 포진한 울산에서만 할 수 있는 영역이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조선, 자동차, 석유화학, 제철 등 고위험·극한환경 공정이 밀집한 울산에 있는 UNIST만이 현장 데이터와 실증 환경을 곧바로 확보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그는 “범용 AI는 미·중과 격차가 크지만 한국 제조업에 축적된 데이터와 노하우를 결합하면 이 영역에선 아직 승산이 있다”고 강조했다.

박 총장은 제조업 AI 전환(AX)은 공정마다 따로 접근해야 한다고 봤다. 설비와 작업환경, 데이터가 제각각이어서 하나의 모델을 모든 공정에 적용하기 어렵다는 이유다. 그는 “공정별 최적화를 하려면 결국 ‘어느 공정에 어떤 AI를 붙일지’를 찾아내는 작업이 선행돼야 한다”고 설명했다.

다만 기업은 공정과 데이터를 가장 잘 알지만 AI·로봇·센서 등 필요한 기술을 모두 자체적으로 확보하기 어렵고, 대학은 첨단기술을 보유하고 있어도 현장의 수요를 파악하기 쉽지 않은 한계가 있다. 박 총장은 “기업이 제시한 공정의 문제를 대학 연구진과 기술에 매칭해 구체적인 AI 과제로 만드는 역할을 UNIST가 맡겠다는 것”이라고 했다.

UNIST는 이를 위해 기업 재직자를 대학으로 불러들이고 있다. 5개월 과정인 ‘AI 노바투스 아카데미아’가 본보기다. 호응이 좋아 지난해 최고경영자과정을 신설했고, 2년제 과정인 ‘노바투스대학원’도 연달아 문을 열었다.

박 총장은 UNIST가 동남권의 지역 연구개발(R&D) 컨트롤타워를 맡아 산업 현장의 AI 과제를 발굴하고 연구자·기업을 연결해 실증과 사업화까지 이어주겠다고 밝혔다. 그는 “미국 스탠퍼드대와 실리콘밸리처럼 UNIST와 울산도 함께 진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울산=안정훈 기자 ajh6321@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