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에서 폭발적인 성장을 이어가고 있는 녹차식당/사진=김소연 기자
중국에서 폭발적인 성장을 이어가고 있는 녹차식당/사진=김소연 기자
하늘색 치파오를 입은 직원의 안내를 받으며 매장 안으로 들어서면 중국의 정원을 콘셉트로 꾸며진 인테리어가 눈에 들어온다. 돌다리를 건너 마주한 테이블은 나무 배를 그대로 들여와 꾸몄다. 최근 중국에서 가장 '핫'한 외식 프랜차이즈 브랜드로 꼽히는 녹차식당의 모습이다.
중국식 정원을 콘셉트로 꾸며진 녹차식당 내부/사진=김소연 기자
중국식 정원을 콘셉트로 꾸며진 녹차식당 내부/사진=김소연 기자
녹차식당은 2008년 중국 항저우에서 출발한 중식 레스토랑이다. 저장성 요리를 기반으로 여러 지역 메뉴를 접목했다. 구운 닭고기와 돼지고기, 새우·두부 요리부터 빵에 아이스크림을 곁들인 디저트까지 메뉴 폭이 넓다.

운영사 그린티그룹의 올해 상반기 실적 공시에 따르면 6월 말 기준 전체 운영 식당은 733곳으로 지난해 같은 시점의 502곳보다 231곳 늘었다. 올해 상반기에만 131곳을 새로 열 정도로 성장세가 빠르다.

그 중심에는 녹차식당이 있다. 녹차식당은 2024년부터 해외 진출을 시작했다. 현재 기준 중국 본토 밖 매장은 홍콩·마카오를 포함해 26곳이다. 특히 최근에는 한국과 일본, 호주, 인도네시아 등을 향후 사업 확장 대상국으로 명시하면서 한국 시장 진출도 예고했다.

아직 구체적인 국내 개점 시점과 위치, 운영 방식 등은 알려지지 않았지만 앞서 진출한 하이디라오가 국내 연매출 1000억원을 넘어선 상황에서 프리미엄 중국 가정식을 내세운 녹차식당이 어떤 평가를 받을지 관심이 쏠린다.

MZ세대 성지 된 하이디라오

훠궈 전문 프랜차이즈인 하이디라오의 지난해 매출은 1177억4900만원으로 전년(2024년) 대비 50.9% 급증했다. 영업이익도 202억3800만원으로 84.6% 늘었다. 중국에서 출발한 외식 브랜드가 국내에서도 상당한 매출과 이익을 확보할 수 있음을 보여준 사례라 할 수 있다.

하이디라오는 자신이 원하는 육수, 재료를 선택할 수 있는 시스템이다. 개인의 취향에 맞춰 원하는 맛을 낼 수 있다. 1인당 최소 5만원 이상을 생각해야 할 정도로 저렴하지 않은 가격이지만, 최근에는 유명 아이돌 그룹 멤버들과 인플루언서들이 즐겨 찾으면서 더욱 MZ세대들이 즐겨 찾는 식당으로 알려졌다. 그룹 블랙핑크 멤버 지수도 "내 생일날 내 최애 사람들과 내 채외 음식 먹는다"면서 하이디라오에서 팬들을 초대하는 생일 파티를 개최하기도 했다.
하이디라오에서 생일 파티를 진행한 그룹 블랙핑크 멤버 지수 /사진=변성현 기자
하이디라오에서 생일 파티를 진행한 그룹 블랙핑크 멤버 지수 /사진=변성현 기자
하이디라오는 지난해 말 기준 전 세계 1383개 매장을 통해 432억2500만위안(한화 약 8조5983억원)의 매출을 거둘 만큼 중국을 대표하는 외식 브랜드로 자리매김했다. 이런 하이디라오를 맹추격하는 브랜드로 언급되는 게 녹차식당이다. 녹차식당의 지난해 말 성장률은 24.1%로, 하이디라오의 1.1%보다 월등히 앞선다. 매출액은 47억6300만위안(약 9475억원)으로 9분의 1 수준이지만, 하이디라오의 경우 매장 이외에 소스, 신규 외식 브랜드 등 기타 사업 매출이 포함됐다는 점에서 녹차식당의 성장을 눈여겨볼 만하다.
녹차식당의 대표 메뉴인 닭 구이와 새우 요리/사진=김소연 기자
녹차식당의 대표 메뉴인 닭 구이와 새우 요리/사진=김소연 기자
특히 녹차식당은 훠궈라는 특정 음식에 집중한 하이디라오와 달리 여러 요리를 함께 주문해 나눠 먹는 식사 수요를 겨냥할 수 있는 구성이란 강점이 있다.

녹차식당뿐 아니라 중국을 찾는 한국인 관광객들이 줄서서 찾는 양꼬치 전문 프랜차이즈 헌지우이치엔도 향후 국내 진출할 경우 눈길을 끌 만한 곳이다.

헌지우이치엔의 뜻은 '아주 오래 전'. 매장 안에는 "과거엔 사람들이 생고기를 먹었지만, 우연히 화제로 동물들까지 다 불타버린 후, 불에 구운 고기맛을 보고 익힌 고기를 먹게 됐다"는 가게명 의미에 얽힌 글귀를 적어 놓았다.

매장 분위기는 깔끔하고 에너지가 넘친다. 환한 조명과 활기찬 음악이 흘러나오는 매장 안에 들어서면 젊은 직원들이 양꼬치를 굽는 화로 열에 덥지 않도록 이마에 붙이는 쿨파스를 세팅해 준다. 중국 식당과 안내문에선 보기 힘든 영어와 한글도 쉽게 볼 수 있다. 덕분에 중국어를 알지 못하더라도 손쉽게 양꼬치뿐 아니라 다양한 꼬치 재료를 선택할 수 있다. 한국인 관광객들이 이 곳을 줄 서서 찾는 이유다.
한글 안내가 돼 있는 헌지우이치엔/사진=김소연 기자
한글 안내가 돼 있는 헌지우이치엔/사진=김소연 기자
헌지우이치엔 측은 중국에서 140곳 이상의 직영점을 운영하며 연간 약 20곳씩 신규 매장을 열고 있다. 가맹점 모집을 통한 급속 확장보다 본사가 매장을 직접 운영하는 방식에 무게를 뒀다. 아직 상장하지 않아 구체적 매출은 공개되지 않았지만 이미 한국인들에게 익숙한 메뉴, 매장이라는 점에서 국내 진출 시 처음부터 메뉴와 브랜드를 설명해야 한다는 부담을 줄일 수 있다.
헌지우이치엔에서 한글 안내문이 붙은 모습/사진=김소연 기자
헌지우이치엔에서 한글 안내문이 붙은 모습/사진=김소연 기자

매장 늘어도 기존점은 부진…성장의 이면

물론 중국 내 성장세가 한국 시장에서의 성공을 보장하진 않는다. 녹차식당 운영사의 올해 상반기 실적에서도 외형 확대와 기존점 부진이 함께 나타났다. 비교 대상 371개 식당의 동일점포 매출은 전년 동기보다 9.7% 감소했다. 전체 회전율도 하루 3.1회에서 2.9회로 낮아졌다.

여행지에서 줄 서는 식당과 생활권에서 반복적으로 찾는 식당의 조건도 다르다. 여행 중에는 낯선 메뉴와 대기 시간 자체가 경험이 될 수 있지만 국내에서는 가격과 접근성, 음식이 나오는 속도까지 일상적인 외식 선택의 기준이 된다.

그럼에도 하이디라오 이후 중국 외식 브랜드에 대한 관심과 경계가 낮아진 만큼, 한국행을 예고한 녹차식당의 성공 여부가 향후 중국 식음료(F&B) 프랜차이즈들의 한국 진출 가늠대가 될 것으로 보인다.

베이징(중국)=김소연 한경닷컴 기자 sue12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