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이천시 SK하이닉스 본사의 모습. 2026.9.16/뉴스1
경기 이천시 SK하이닉스 본사의 모습. 2026.9.16/뉴스1
SK하이닉스와 SK스퀘어가 20일 장 초반 하락세다. 미국 나스닥 상장을 추진 중인 SK하이닉스의 낸드플래시 자회사 솔리다임을 둘러싸고 정치권에서 중복상장 논란이 확산하면서 투자심리가 위축된 영향으로 풀이된다. 금융당국이 국내 증권신고서 심사 대상 여부를 검토하는 가운데 기존 주주가치 훼손 우려까지 불거지면서 상장 추진에 제동이 걸릴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이날 9시30분 SK하이닉스는 전 거래일 대비 5.72% 하락한 120만4000원에, SK스퀘어는 6.03% 빠진 73만3000원에 각각 거래되고 있다. 두 종목의 하락세는 SK하이닉스의 미국 낸드플래시 손자회사 솔리다임이 상장을 추진하는 것에 대해 정치권에서 중복 상장 논란이 확산한 영향을 받았다는 분석이다.

최근 솔리다임의 미국 나스닥 상장을 둘러싸고 각계에서는 중복상장 및 기존 주주가치 훼손 등 각종 우려가 나오고 있다. 이찬진 금융감독원장은 전날 국회 정무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솔리다임 이슈에 관해서는 저희가 계속 모니터링하고 있다"며 "중복상장에 저촉된다는 판단은 금융위도 하고, 저희도 하고 있는 부분이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 원장은 "국내 증권신고서 (심사) 대상이 되느냐에 관한 부분이 있어서, 금융위가 유권해석을 받기 위해 기다리고 있다"며 "세밀하게 검토해서 적절한 조치가 가능한 부분은 최대한 하도록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만약 솔리다임이 국내 증권신고서 심사 대상으로 판단되면 향후 미국 증시 상장 추진 과정에도 변수가 생길 수 있다는 관측이다. 주주보호 방안, 투자 계획 등을 추가 검토해야 해 상장 일정이 미뤄질 수 있다.

정치권에서도 솔리다임의 상장에 반대하는 목소리가 이어지고 있다. 안철수 국민의힘 의원은 이날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솔리다임이 상장해 주주가 더 늘어나면 SK하이닉스 주주의 몫은 줄고 솔리다임을 거느린 AI 컴퍼니의 지분 투자자인 SK 계열사들은 상장에 따른 수익을 그대로 가져간다"고 지적했다.

또 한국기업거버넌스포럼은 "솔리다임이 나스닥에 상장하면 이는 유례없는 5단 중복상장 시도"라고 비판했다. 솔리다임의 출자 구조는 'SK㈜→SK스퀘어→SK하이닉스→미국 중간법인 AI컴퍼니→솔리다임'의 형태라 논란이 거센 상황이다. 하지만 일부 업계 관계자들은 이 같은 구조에도 솔리다임이 나스닥에 상장하는 데 큰 문제가 없다는 분석을 내놓는다. SK하이닉스 측은 "장기적인 주주가치를 중요한 판단 기준으로 삼겠다"는 입장을 견지해왔다.

강경주 한경닷컴 기자 memor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