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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누리상품권만 믿었는데"…서울 골목상권 '날벼락'
자치구 앞다퉈 상점가 지정
사용액 전통시장 수준 육박
정부, 전통시장 우대 개편
서울 골목 혜택은 절반 수준
지정 문턱도 높아질 전망
사용액 전통시장 수준 육박
정부, 전통시장 우대 개편
서울 골목 혜택은 절반 수준
지정 문턱도 높아질 전망
2년 새 99곳서 280곳으로 늘어
20일 서울시에 따르면 서울 골목형상점가는 9월 말 기준 280곳에 이른다. 2024년 말 99곳에서 2.8배로 껑충 뛰었다. 지정은 이달에도 계속됐다. 서초구는 지난 8일 청계산입구역 일대 ‘청계로와’를 12호로, 중랑구는 14일 망우다정길을 15호로 지정했다. 용산구도 이태원앤틱가구거리를 새로 지정해 총 14곳으로 늘렸다. 서초구는 지난 8월 서래마을을 9호로 지정하면서 ‘연내 12곳 모두 지정’을 목표로 내걸었는데, 두 달도 안 돼 목표를 채웠다.구청들이 골목형상점가 지정에 공들이는 건 온누리상품권 혜택 때문이다. 골목형상점가는 소상공인 점포가 모인 골목을 전통시장처럼 지원하는 제도다. 지정되면 점포들이 온누리상품권 가맹점이 될 수 있고, 정부와 서울시의 상권 지원 공모사업에도 참여할 수 있다. 서울 도봉구의 한 상인은 골목형상점가로 신규 지정되자 “경기침체와 소비 위축으로 어려웠는데 가뭄 끝에 단비를 만난 것 같다”고 했다.
지정 문턱이 낮아진 영향도 컸다. 도봉구는 지난해 7월 서울에서 처음 조례를 고쳐 ‘2000㎡ 안에 점포 30개 이상’이던 기준을 15개 이상으로 낮췄다. 서초구도 같은 달 조례를 고쳤다. 서울시는 2029년까지 골목형상점가를 600곳으로 늘린다는 목표를 세우고 상권마다 2000만~4000만원의 공동 마케팅비를 지원하고 있다.
골목형상점가가 늘면서 전통시장을 살리려고 만든 온누리상품권의 사용처도 크게 확대됐다. 오세희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최근 국정감사에서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올 8월 기준 골목형상점가의 온누리상품권 사용액은 1조2868억원으로, 전통시장의 사용액(1조4837억원) 수준에 이르렀다.
중기부, 전통시장과 차등 확대 추진
중소벤처기업부는 제도 손질에 나섰다. 애초 취지인 전통시장을 더 우대하는 쪽으로 정책 방향을 세웠다. 이달 초 내놓은 개편안에 따르면 디지털 온누리상품권 구매 할인율은 기존 7%에서 5%로 낮아진다. 대신 전통시장에서 쓰면 5%를 더 돌려줘 혜택을 10%로 확대한다. 지방 골목상권에는 8%, 수도권 골목상권에는 5%의 할인율을 적용한다. 지금은 어디서 쓰든 구매 할인율이 7%로 같지만, 개편안대로라면 서울 골목상권의 혜택은 전통시장의 절반이 된다.지방정부가 조례로 지정 기준을 마음대로 낮추는 것도 방지한다. 재정자립도 상위 25% 지역은 점포 30개 이상, 중위 50%는 20개 이상을 갖춰야 하고, 지정 전에는 중기부와 미리 협의해야 한다.
개편안이 그대로 시행되면 서울 자치구의 셈법은 복잡해진다. 재정자립도가 높은 자치구는 기준이 다시 30개로 늘어날 수 있다. 이미 지정된 상권에 새 기준을 적용할지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서울시 관계자는 “중기부 개편안은 방향만 나왔을 뿐 내용과 시행 시기가 확정되지 않았다”며 “필요하면 자치구와 상인들의 의견을 모아 중기부에 전달하겠다”고 했다.
안재광 기자 ahnj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