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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워치 지급받고도"…5년간 살인·살인미수 27건이나
양부남 더불어민주당 의원실 분석
5년간 살인·살인미수 27건…가정폭력·스토킹 피해 집중
접근금지, 범행 못 막아…"피해자 아닌 가해자 통제 강화"
5년간 살인·살인미수 27건…가정폭력·스토킹 피해 집중
접근금지, 범행 못 막아…"피해자 아닌 가해자 통제 강화"
16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소속 양부남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경찰청에서 제출받은 '스마트워치 지급 후 살인·살인미수 사건 현황'에 따르면 2022년부터 지난 12일까지 발생한 관련 사건은 총 27건이었다.
살인 사건이 17건, 살인미수 사건이 10건이었다. 살인은 2022년 5건, 2023년과 2024년 각각 1건, 지난해 5건, 올해 5건으로 집계됐다.
스마트워치 지급 사유는 중복 기준으로 가정폭력이 14건으로 가장 많았다. 스토킹이 10건, 교제폭력이 8건, 성폭력이 1건이었다. 스토킹이 가정폭력이나 교제폭력과 동시에 발생한 사례가 많았다.
다른 보호조치까지 함께 시행했지만 범행을 막지 못한 사례도 잇따랐다. 전체 27건 가운데 17건에서는 가해자에게 접근금지 등 법적 임시·잠정조치가 내려졌던 것으로 파악됐다.
2022년 6월 경기 안산에서는 스토킹 피해자가 스마트워치를 지급받고 112시스템 등록과 맞춤형 순찰까지 지원받았지만 전 연인에게 살해됐다. 가해자에게는 전화 등 전기통신을 이용한 접근을 금지하는 긴급응급조치가 내려진 상태였다.
2023년 6월 서울 강북에서 발생한 가정폭력 살인 사건에서도 피해자는 스마트워치와 맞춤형 순찰 등 보호조치를 받고 있었다. 가해자에게는 피해자 100m 이내 접근과 연락을 금지하는 임시조치가 내려졌지만 범행을 막지 못했다.
가해자 구속이나 격리 시도가 무산된 뒤 살인으로 이어진 사례도 확인됐다. 2022년 서울 구로구 사건에서는 경찰이 범행 사흘 전 가해자에 대한 구속영장을 신청했지만 검사가 청구하지 않았다. 이후 가해자는 전 연인의 업장을 찾아가 피해자를 흉기로 살해했다.
지난해 6월 대구 스토킹 살인 사건에서는 경찰이 구속영장을 신청하고 검찰도 청구했지만 법원이 불구속 수사가 진행되고 있다는 이유로 기각했다. 피해자는 스마트워치와 지능형 폐쇄회로TV(CCTV), 민간 경호까지 지원받던 고위험 대상자였다.
스마트워치는 피해자가 위급한 상황에서 버튼을 누르면 112에 신고가 접수되고 위치정보가 경찰에 전달되는 장치다. 휴대전화가 없어도 신고할 수 있지만 피해자가 직접 작동해야 한다는 한계가 있다.
기기가 방전되거나 가해자가 갑자기 접근해 버튼을 누를 여유가 없으면 제 기능을 하기 어렵다. 완전히 충전해도 배터리가 최장 사흘 정도만 유지돼 충전과 착용 책임을 피해자가 떠안는 구조라는 지적도 나온다.
최근 제주에서 스마트워치를 지급받은 교제폭력·스토킹 피해자가 전 연인에게 살해된 사건에서도 긴급신고는 이뤄지지 않았다. 초기에는 피해자가 급박한 상황에서 기기를 작동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으며, 이후 가해자가 스마트워치를 강제로 떼어냈다는 내용도 보도됐다. 구체적인 작동 경위는 경찰 수사를 통해 확인돼야 한다.
스마트워치는 경찰 출동을 앞당기는 신고 수단일 뿐 가해자의 접근이나 공격 자체를 차단하지는 못한다. 피해자가 위험을 감지하고 신고해야 작동하는 현재 방식만으로는 돌발적인 범행을 막기 어렵다는 의미다.
경찰은 가정폭력 가해자의 격리와 접근금지 위반에 대한 제재를 스토킹 범죄에 준하는 수준으로 강화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양 의원은 "스마트워치를 지급하고 접근금지 조치를 내렸는데도 살인 사건이 반복되고 있다"며 "가해자의 접근과 재범을 실질적으로 차단할 수 있도록 통제조치를 더욱 강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송렬 한경닷컴 기자 yisr020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