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지를 화장지로…쌍용C&B, 원가 30% 낮췄다
인도네시아 글로벌 제지기업 APP가 인수한 쌍용C&B가 버려진 우유팩·폐박스를 화장지로 바꾸는 재활용 기술로 제조 원가를 절감하고 있다.

지난 12일 찾은 세종시 조치원읍 쌍용C&B 공장 원료 저장소에는 압축한 폐지가 사람 키보다 높게 쌓여 있었다. 잉크와 이물질을 제거하고 종이 섬유를 회수한 화장지 원료다. 생산동에서 만든 대형 티슈 원지는 가공라인에서 여러 겹으로 합쳐진 뒤 무늬를 넣고 감고 자르는 공정을 거쳐 두루마리 화장지로 완성됐다.

재생 원료 제품은 전체 생산량의 50~55%를 차지했다. 천연펄프 대비 원가 절감 효과는 약 20~30%다. 세종공장은 인쇄용지뿐 아니라 비닐 등이 붙은 우유팩·컵지·멸균팩에서도 섬유를 분리한다. 폐골판지로 갈색 화장지를 만드는 특허기술도 보유할 만큼 재활용 기술력이 우수하다. 종이팩 재활용량은 연간 3000t이다. 핵심은 서로 다른 원료로 일정한 품질을 구현하는 기술이다. 방형식 생산본부장(사진)은 “천연펄프는 품질이 거의 일정하지만 폐지는 수거하는 곳에 따라 다른 것이 섞여 품질이 달라진다”고 설명했다.

이 공장에서는 두루마리 화장지·미용 티슈·키친타월 등 약 200종을 생산한다. 코튼 섬유와 황토를 적용하거나 화장지 표면에 로션을 발라 촉감을 차별화한다. 방 본부장은 “좋은 화장지는 부드러우면서 잘 찢어지지 않는 것”이라며 “강도를 높이면 뻣뻣해질 수 있어 접점을 찾는 것이 어렵다”고 말했다.

해외 판로도 넓히고 있다. 세계 최대 제지업체인 APP는 2024년 4000억원에 쌍용C&B·모나리자 등을 보유한 MSS홀딩스 지분 100%를 인수했다. 인도네시아와 중국에 생산 기반을 두고, 21개국의 영업·마케팅 망을 통해 150여 개국에 제품을 공급한다. 쌍용C&B는 모기업이 인도네시아에서 생산한 펄프를 들여와 국내에서 제품을 제조하고, APP의 해외 판매망을 활용해 수출한다. 태국 수출용 ‘파세오’ 화장지가 대표적이다. 쌍용C&B는 포장에 태극기 그림과 ‘Made in Korea’ 표시를 넣어 수출한다. 회사 관계자는 “한국산을 선호하는 현지 수요에 힘입어 추가 생산으로 이어졌다”고 설명했다.

세종=조철오 기자 cheo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