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교부 국방부 금융위원회 경찰청 등 수도권에 있는 중앙행정기관과 소속 기관 44곳이 내년부터 2031년까지 단계적으로 세종으로 이전한다. 공무원 9929명도 함께 근무지를 옮긴다.

13일 행정안전부가 발표한 ‘2차 중앙행정기관 이전 계획’에 따르면 내년에 법무부 등 27개 기관과 공무원 2995명이, 2031년까지 외교부 등 17개 기관과 공무원 6934명이 세종으로 이전한다.

내년에는 상반기 방송미디어통신위원회와 개인정보보호위원회 등 6곳이, 하반기 금융위와 각 부처 소속 기관 등 19곳이 옮긴다. 법무부와 성평등가족부는 행정중심복합도시건설특별법 개정 시기에 맞춰 내년 이전 일정을 정한다. 이들 기관은 임차 청사를 활용한다.

수사와 보안 등 업무 특성상 별도 시설이 필요한 외교부와 통일부, 국방부, 감사원, 경찰청, 공소청, 중대범죄수사청,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등은 청사를 새로 지어 5년 안에 차례로 이전한다. 신규 청사 건립에는 3조1000억원, 내년 청사 임차와 조성·운영 및 공무원 이주 지원 등에는 897억원이 들 것으로 추산됐다. 대통령비서실과 국가안보실 등은 대통령 세종집무실 이전 시기 등을 고려해 별도로 이전을 검토하기로 했다.
남은 중앙부처 모두 세종行…'행정수도 완성' 가시화

신청사 건립 비용만 3.1兆 추산…임차료·1만명 이주비 추가 부담
재원 확보·경제효과 검증은 과제…5개 부처 이전 위한 법 개정 변수

정부가 추진하는 ‘2차 중앙행정기관 이전’은 중앙부처를 모두 세종으로 옮기는 등 수도권에 남은 행정기관을 대거 이전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세종에 행정기능을 집적해 국정 운영의 효율성을 높이고 수도권 과밀을 완화하겠다는 취지다. 총 3조1000억원이 넘는 대규모 예산 소요, 행복도시법 개정 절차, 차기 정부까지 이어지는 사업의 지속성 등은 과제로 남을 것으로 보인다.

◇ 행정기능 집적해 균형발전 거점으로

13일 행정안전부에 따르면 이번 이전은 수도권과 세종으로 나뉜 행정체계를 세종 중심으로 재편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중앙부처를 한곳에 모아 부처 간 협의와 정책 조정을 원활하게 하고 행정수도 기능을 강화하겠다는 취지다. 그동안 세종으로 옮긴 기관은 43곳으로, 이전 당시 정원 기준 1만4731명 규모였다.

대통령 세종집무실은 2029년, 국회 세종의사당은 2033년 준공이 예정된 만큼 정부는 행정부와 입법부 주요 기능이 세종에 모이면 정책 결정과 집행의 연계성이 강화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권혜린 국무조정실 국토공간대전환추진단장은 이날 브리핑에서 “행정기관 이전을 공공기관 지방 이전과 혁신도시, ‘5극3특’ 균형 성장 정책 등 큰 틀에서 봐야 한다”며 “수도권에 집중된 기능을 분산하고 지역별 성장 거점을 육성하는 정책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세종의 도시 성장 동력을 보강하는 것은 물론 인근 지역이 함께 발전할 기반을 마련하는 것도 이전의 목표라고 덧붙였다.

◇ 신청사 완공까지 임차 비용 추가

청사 확보와 정착 지원에는 상당한 재정이 필요할 전망이다. 청사 건립비 추산액 3조1000억원에는 독립청사가 필요한 기관과 민간 건물을 빌려 먼저 이전하는 기관의 신청사 비용도 포함됐다. 정부는 내년 기본설계비 약 286억원을 반영해 건립 절차에 나설 계획이다. 기관별 입지와 시설 규모, 부지 확보 및 설계 결과에 따라 사업비는 달라질 수 있다.

다만 청사 임차·조성·운영과 공무원 이주 지원 등에 필요한 897억원은 내년 소요액에 불과하다. 김하균 행안부 정부청사관리본부장은 신청사 완공까지 임차 청사를 써야 해 이후 3~4년간 관련 비용이 추가로 들 것으로 예상했다.

이전 공무원에게 지급되는 구체적 이사비와 초기 이주 지원비의 규모·지급 기간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주택 마련과 자녀 학기 종료 등으로 즉시 이주하기 어려운 직원에게 한시적으로 교통편을 지원하는 방안도 검토한다. 정부는 기존 정부서울·과천청사의 중장기 활용계획을 연구하고, 수도권 특별행정기관 등을 입주시키는 방안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 경제효과는 “추후 검토”

정부는 2031년 이후에는 대부분의 중앙행정기관이 세종에 모일 것으로 전망하면서도 행정수도 세종 건설에 따른 인구 분산과 경제적 효과 관련 자료는 찾지 못했다며 추가 검토 후 설명하겠다고 밝혔다.

김 본부장은 “세종시가 출범하고 14년이 지난 상태에서 수도권 집중 완화 효과는 확인하기 어렵다”면서도 “세종과 인근 지역의 발전 가능성은 확인됐고 관련 자료를 추후 정리해 설명하겠다”고 말했다.

실행 일정도 변수다. 행복도시법 개정이 필요한 5개 부처의 이전은 이번 정기국회 처리 여부에 영향을 받는다. 행안부에 따르면 행정도시법 개정안 3개가 국회에 계류돼 있다. 정부는 최대한 이번 회기에 법을 개정하겠다는 방침이다.

이재명 대통령 임기가 끝나는 2030년 6월 이후까지 사업이 이어진다는 점도 과제다. 독립청사 신축 후 이전은 2031년께, 국회 세종의사당 준공은 2033년으로 예정돼 있다. 김 본부장은 정책의 지속성을 묻는 질문에 “대통령 임기 전에 착공하기 때문에 세종에 청사가 건립될 것으로 본다”고 답했다.

안재광/김영리 기자 ahnj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