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위원회 등 행정기관 이전 논의가 구체화하자 수도권 공공기관의 지방 이전 계획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한국은행, 금융감독원 등 350여 곳이 이전 대상으로 거론되는 가운데 기관별 이전 여부와 지역별 배치 방안이 핵심 쟁점으로 부상하고 있다.

국토교통부와 국무조정실은 다음달께 ‘수도권 공공기관 지방 이전 계획’을 확정해 발표할 예정이라고 13일 밝혔다. 현재 관계 부처와 공공기관, 노동조합 등 이해관계자 의견을 듣고 있다.

금융 관련 기관의 이전 여부에도 이목이 집중된다. 한은은 금융위기 대응 능력 등을 고려해 이전 대상에서 제외될 가능성이 큰 것으로 전해졌다. 기준금리를 결정할 뿐만 아니라 금융위기 때 금융회사에 긴급 자금을 공급하고 금융시장 안정을 도모하는 역할을 맡고 있어서다. 주요 금융회사가 밀집한 서울에 있어야 시장 불안을 신속하게 감지하고 금융회사와 긴밀하게 공조할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금감원과 국책은행, 금융공기업은 이전 대상에 포함될 가능성이 있다. 산업은행과 기업은행, 한국수출입은행, 예금보험공사, 한국무역보험공사 등이 후보로 거론된다. 김하균 행정안전부 정부청사관리본부장은 이날 브리핑에서 “금감원은 특수법인 형태로 돼 있다”며 “공공기관 이전과 관련해 별도로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2차 공공기관 이전에 따른 이주 수요는 15만 명으로 추정된다. 1차 이전 당시의 두 배 수준이다. 정부는 기존 혁신도시를 중심으로 기관을 배치하고 지역 대학, 산업과 연계한 산학연 협력을 강화할 방침이다.

이전 기관 종사자 지원도 확대한다. 1차 이전 때는 2년간 월 20만원의 이주 수당과 이사비를 지원했지만 이번에는 이전 거리별 원거리 우대수당과 조기 이전 기관에 대한 인센티브를 추가하는 방안이 유력하다. 주거 안정과 자녀 교육 공백을 줄일 지원책도 마련한다. 교통, 교육, 의료, 문화 등 정주 여건을 개선하고, 민간 건물을 임차해 조기 이전을 추진할 계획이다.

주요 도시 간 유치 경쟁도 달아오르고 있다. 전남광주혁신도시는 1차 이전에 이어 에너지 공기업 유치에 힘을 쏟고 있다. 1차 이전에서 제외된 대전은 국책 연구기관을 유치할 가능성이 거론된다. 의료·생명산업을 주력으로 하는 강원 원주혁신도시는 식품·의약품 관련 공공기관 이전을 기대하고 있다. 원주시는 최근 생명산업 기반 공공기관 65곳을 유치 희망 기관으로 선정해 정부에 전달했다. 경남혁신도시는 방위산업, 우주항공, 원전, 조선 등 지역 제조업 생태계를 앞세워 KOTRA, 한국산업기술진흥원, 기업은행 등 40개 기관 유치를 목표로 한다.

부산혁신도시는 금융 중심 기관 유치를 희망한다. 여러 혁신도시가 국책은행 유치에 나서 지방자치단체 간 경쟁이 치열할 전망이다. 정부가 지자체별 유치 희망 기관을 접수한 결과 기업은행은 6곳 이상의 지자체가 유치를 원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유정/김익환 기자 yj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