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지상세포 활성화하는 신약 개발
암세포 진화에 대응할 혁신 기술
기성품 방식으로 비용·시간 절감
차기 신약은 2028년 임상 목표
첫 한국 투자자로 코리아오메가
프랑스 면역항암제 개발기업 브레누스파마가 첫 한국 투자를 유치했다. 코리아오메가투자금융이 3300만유로 규모의 시리즈 A 라운드 투자자로 참여하면서다. 브레누스파마는 다양한 종양 항원을 지닌 ‘고스트셀’을 투여해 공격력을 높이는 생체 내 면역항암제 ‘STC-1010’을 개발하고 있다. 폴 브라베티 대표와 공동창업자인 브누아 팽튀르 최고과학책임자(CSO)를 통해 기술적 차별성과 한국 투자 유치의 의미 등에 대해 들어봤다.
브레누스파마의 폴 브라베티 대표(왼쪽)와 브누아 팽튀르 최고과학책임자(CSO). 브레누스파마 제공▷브레누스파마는 어떤 회사인가.
“난치성 고형암 치료를 위해 생체 내(in vivo) 수지상세포(DC) 인게이저 기반 신약을 개발하고 있다. 고형암이 면역항암제 치료에 반응하지 않는 이유는 크게 세 가지다. 기저 면역세포가 부족하거나 항원 이질성 탓에 면역 치료제가 듣지 않거나, 변이가 생기고 항원이 없어지는 등 면역 공격을 피하기 때문이다. 전이성 대장암 환자는 5%만 면역항암제 치료에 반응한다. 95% 환자는 화학 항암제에 의존하고 있다. 이렇게 치료제 반응이 떨어지는 콜드튜머는 고형암 분야에서 가장 큰 미충족 의료 수요다. 글로벌 시장 규모만 500억달러를 넘는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브레누스파마를 창업했다. 프랑스 구스타브 루시 병원과 미국 피츠버그대 연구진 등이 핵심오피니언리더(KOL)로 참여하고 있다. 경영진은 로슈, 다케다 제약 등에서 항암 부문 경력을 쌓은 약학박사로 구성됐다. 암의 실체를 밝히고 치료제가 필요한 환자에게 효과적인 해법을 제시하는 기업이 되는 게 목표다.”
▷화이자 등 글로벌 제약사로부터 기술성을 인정받았다.
“주요 면역관문억제제가 2028~2031년 특허 만료를 앞두면서 글로벌 제약사들은 차별화된 신약 후보물질을 찾고 있다. 면역항암제와 병용하기 위한 기성품(OTS) 형태 치료제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 브레누스파마는 암 치료의 근본 문제인 종양세포 진화와 이질성 문제에 대응할 수 있는 혁신 기술을 개발했다. 독성이 낮고 내성 문제에서 자유로운 데다 기성품으로 제작할 수 있다. 환자 맞춤형 세포치료제를 개발할 때 드는 비용과 시간을 줄일 수 있다. STC-1010은 피내주사다. 환자의 DC세포를 활성화해 면역 세포 반응을 유도하고 정상 조직에 영향을 최소화하면서 암세포만 선택적으로 사멸시킬 수 있다.”
▷플랫폼 기술도 보유했다.
“종양 데이터를 멀티오믹스 생물정보학 기술로 분석해 각 종양 이질성을 반영한 표적과 치료제 개발 전략을 도출한다. 대장암 환자 대상 1a상을 통해 초기 유효성은 확인했다. 적응증을 추가로 확대할 계획이다. 기성품으로 제작하기 때문에 기존 키메릭항원수용체(CAR)-T 치료제나 메신저리보핵산(mRNA) 기반 암 백신 대비 비용과 시간을 절약할 수 있을 것이다. CAR-T치료제는 환자 세포를 뽑아 치료까지 3~6주, mRNA는 4~9주가량 걸리는 데 반해 SGC 플랫폼 기반 신약은 며칠 내에 바로 치료받을 수 있다.”
▷STC-1010는 생체 내 면역 치료제다.
“기존 DC 기반 암 백신은 몸 밖에서 주입할 수 있는 항원의 수가 제한적인 데다 항원의 커버리지도 크지 않다. STC-1010의 고스트셀은 많은 항원을 커버한다. 미리 정해진 소수 단백질을 표적으로 삼는 치료제와 달리 다중 특이적 면역반응을 유도할 수 있다.”
▷신생항원은 어떻게 찾나.
“한 환자의 신생항원이 아니라 전장엑솜염기서열 분석, RNA 시퀀싱, 단백질 등의 다중 오믹스를 토대로 암 특이적 치료 저항성 등과 연관된 200개 넘는 단백질을 검증했다. 환자 치료 반응성을 평가하는 예측 도구는 많지만 암세포 진화를 예측해 예방하는 치료는 없다. STC-1010의 강점도 여기에 있다. 암세포의 이질성과 진화 방향을 예측해 광범위한 항원, 신생 항암 범위를 제시한다. 면역계는 종양 변이를 예측해 실제 변이가 생기면 반응하도록 선제 대응할 수 있다.”
▷미국암연구학회(AACR)에서 발표한 1/2a상에서 100% 질병조절률을 보고했다.
“초기 연구이기 때문에 평가는 이르다. 1b상은 환자 수가 늘기 때문에 추가 확인이 필요하다. 후속 연구 결과는 이달 유럽종양학회(ESMO)를 통해 발표할 계획이다. STC-1010을 4개월가량 투여한 다음 화학 항암제의 유지 요법으로 전환한 뒤에도 효과가 지속됐다는 점은 의미가 있다고 평가한다. ‘면역 기억’이 작동하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화학 항암제 단독 치료에선 확인하지 못한 효과다. STC-1010이 T세포 등의 장기 면역 기억 기전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다.”
▷앞으로 임상 개발 일정은.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2b상 임상시험계획(IND) 승인을 받았다. 내년 1분기에 시작할 계획이다. 표준화학요법과 병용요법으로 1차 치료제 진입이 가능할지 등을 파악할 예정이다. 면역항암제와의 병용요법 연구도 진행 중이다. 고형암 대상 신약 STC-1020은 2028년께 임상시험에 진입하는 게 목표다.”
▷코리아오메가투자금융이 투자자로 참여했다.
“유럽에 집중되던 사업 영역이 글로벌로 확장 가능하다고 판단한다. 한국은 바이오 분야 임상시험 선두 국가다. 혁신 신약 개발도 이끄는 것으로 알고 있다. 후기 임상 단계에 진입하기 위해선 여러 네트워크를 구축해야 한다. 글로벌 임상 기관을 확대하는 등 한국과도 다양한 협업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