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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산칼럼] K방산과 한·일 안보협력
천궁-Ⅱ에 관심 보인 이시바 前총리
K방산으로 日방공망 보완할 기회
韓 유사시 후방기지 역할도 기대
일본이 원하는 한일 군수지원협정
시장 개방과 맞교환하는 조건으로
실질적 호혜 협력관계 구축해야
두진호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초빙연구위원
K방산으로 日방공망 보완할 기회
韓 유사시 후방기지 역할도 기대
일본이 원하는 한일 군수지원협정
시장 개방과 맞교환하는 조건으로
실질적 호혜 협력관계 구축해야
두진호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초빙연구위원
일본 정부는 2026년 방위백서에서 중국을 ‘전례 없는 최대의 전략적 도전’으로, 북한을 ‘종전보다 한층 중대하고 임박한 위협’으로 규정했다. 그중에서도 북한의 핵·미사일 능력 고도화와 북·러 군사 협력 심화를 주시하며 동아시아에서도 우크라이나 침략과 같은 심각한 사태가 발생할 가능성에 경각심을 드러냈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과 중동전쟁에서 나타난 탄도미사일과 드론의 복합 포화공격은 일본에도 장기전에 대비한 방공 역량 강화라는 과제를 던졌다.
일본은 이지스함의 요격미사일(SM3)과 지상 배치 패트리엇(PAC3 MSE), 자체 개발한 03식 중거리 지대공미사일로 다층 방공망을 구축하고 있다. 문제는 고가의 요격미사일과 제한된 탄약 비축량이다. 대규모 복합 공격이 장기화할 경우 방어 능력을 유지하는 데 한계가 있다. 천궁-Ⅱ는 중동전쟁에서 신뢰성을 입증한 한국산 중거리 방공 체계다. 미국산 방공 체계를 보완하고 요격 수단과 국방 공급망을 다변화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일본이 주목할 만한 선택지다.
그러나 천궁-Ⅱ의 일본 수출이 순탄하지만은 않다. 일본은 미국산 무기 체계에 크게 의존하면서도 자국 방위산업 육성에 공들이고 있다. 특히 03식 중거리 지대공미사일의 성능 개량과 전력 확충을 추진하고 있어 천궁-Ⅱ 도입이 일본 방산업계의 이해관계와 충돌할 수 있다. 기존 방공망과의 상호운용성 확보와 미국 중심의 방산 협력 구조도 넘어야 할 산이다. 여기에 과거사 갈등과 한국산 무기에 대한 정치적 부담까지 감안하면 가격과 성능만으로 일본 시장의 문을 열기는 쉽지 않다.
한국에도 일본과의 안보협력은 전략적 의미가 크다. 일본에는 요코타, 요코스카 등 7개의 유엔군사령부(UNC) 후방 기지가 있다. 한반도 유사시 미군과 유엔사 전력제공국의 병력 및 장비가 증원·전개되는 핵심 거점이다. 북한의 기습 공격으로 전쟁이 발발하고 이들 전력의 투입이 지연되는 최악의 상황까지 고려하면 일본과의 군수 협력은 더욱 중요해진다. 연료, 탄약, 수송, 정비 등 안정적인 군수 지원은 한국군의 전쟁 지속 능력과 직결된다. 유엔사 후방지원 체계와 별개로 한·일 간 직접적인 군수 협력의 제도적 기반이 필요한 이유다.
상호군수지원협정(ACSA)은 공동훈련, 평화 유지, 재난 대응 등에서 당사국 군대가 군수물자와 용역을 서로 제공하고 정산하는 절차를 규정한다. 한국은 17개국, 일본은 11개국과 이 협정을 맺었지만 정작 가장 가까운 이웃끼리는 체결하지 않았다. 일본은 최근 한국과의 외교·국방 고위급 협의에서 ACSA의 필요성을 거듭 제기하고 있다. 퇴임 후 두 차례 한국을 찾은 이시바 전 총리 역시 ACSA를 한·일 안보 협력의 핵심 과제로 꼽았다.
국가 간 신뢰가 협력의 토대라면 상호 이익은 협력을 지속시키는 동력이다. ACSA 체결과 일본의 K방산시장 개방을 전략적 상호주의로 접근할 필요가 있다. 이를 통해 한국은 유사시 전쟁 지속 능력을 확충하고 한·미·일 안보 협력을 내실 있게 발전시킬 수 있다. 일본 역시 한국산 첨단 무기 체계 도입으로 방공망을 보강하고 주변국의 군사적 위협에 대한 억제력을 높일 수 있다. 과거사 문제와 자위대의 한반도 진출에 대한 국민적 우려를 헤아려야 한다는 점도 간과할 수 없다. 그렇다고 과거가 현재와 미래의 발목을 잡아서는 안 된다. K방산을 매개로 한국과 일본이 앞마당을 같이 쓰는 모호한 이웃을 넘어 서로의 안보를 지탱하는 실질적 협력 관계로 나아가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