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 폐막한 대구국제오페라마켓 현장 / 대구국제오페라하우스 제공.
13일 폐막한 대구국제오페라마켓 현장 / 대구국제오페라하우스 제공.
"한국 성악가들이 세계 최고의 기량을 인정받는데 어째서 한국 오페라 산업에는 희망이 보이지 않는가?"

세계 오페라 무대가 한국 성악가를 찾지만, 정작 국내 오페라는 관객을 찾는 데 어려움을 겪는다. 성악가의 경쟁력을 오페라 산업의 성장으로 어떻게 연결할 것인가. '2026 대구글로벌오페라마켓'에 모인 국내외 관계자들은 인재를 발굴하는 오디션과 미래 관객을 키우는 예술교육, 작품의 해외 유통에서 해법을 모색했다.

대구문화예술진흥원과 대구오페라하우스가 제23회 대구국제오페라축제 특별행사로 마련한 <2026 대구글로벌오페라마켓>이 11~13일 대구 수성구 수성스퀘어와 호텔수성 등에서 열렸다. 글로벌 영아티스트 캐스팅오디션, 대구국제오페라포럼, 대구국제오페라 유통마켓으로 구성된 이번 행사는 13일 일정을 마쳤다.

지난해 첫선을 보인 마켓은 올해 성악가 발굴과 공연 출연, 국제교류와 작품 유통을 연결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공연을 관람하는 축제에 더해, 극장과 제작단체가 출연자와 작품을 검토하고 협력 방안을 찾는 교류의 장을 마련했다.

신진 성악가의 공연 출연을 위한 캐스팅오디션에는 19개국에서 67명이 지원해 7개국 7명이 선발됐다. 이들은 이번 축제 작품인 푸치니의 '투란도트' 출연진으로 발탁됐다. 별도로 진행된 아리아 부문에는 107명이 지원했으며, 11일 공간울림에서 결선과 시상식이 열렸다. 개별 캐스팅오디션 심사와 관련 과정에는 북미·유럽·아시아와 국내의 14개 기관이 참여했다.
2026 대구 글로벌 영아티스트 캐스팅 오디션에 참가한 바리톤 박성환 / 대구오페라하우스 제공.
2026 대구 글로벌 영아티스트 캐스팅 오디션에 참가한 바리톤 박성환 / 대구오페라하우스 제공.
성악가 박성환(바리톤)은 독일 올덴부르크 주립극장의 오페라 앙상블 단원 선발에 참여할 기회를 얻었다. 또, 오페라유로파로부터는 26/27 시즌 소속 극장의 성악가 오디션 참여 기회와 경력 관리 교육을 제공받는다. 김도연도 두 기관의 선택을 받았으며, 캐나다 오페라단과는 시즌 라인업 캐스팅을 협의하고 있다.

주최 측이 집계한 캐스팅 수여 실적은 12개 기관에서 중복을 포함해 총 29건이다. 캐나다 오페라단, 오페라유로파, 이탈리아 아슬리코·꼬모 극장, 독일 올덴부르크 주립극장, 에스토니아 아르보 패르트 콘서트홀 우쿠아루 등이 공연 출연과 오디션, 교육 프로그램 참여 기회를 제시했다.
11일 대구에서 열린 글로벌 영아티스트 오디션에서 심사중인 심사위원단 / 대구오페라하우스 제공.
11일 대구에서 열린 글로벌 영아티스트 오디션에서 심사중인 심사위원단 / 대구오페라하우스 제공.
이탈리아 아슬리코·꼬모 극장은 27/28 시즌 대구오페라하우스와의 협업 공연에서 물라덴 프로단·김승리·장찬우에게 주·조역 참여 기회를 제공한다. 포르투갈 카스카이스 오페라 국제성악콩쿠르는 노민형·백유리에게 2027년 예선 자동 합격과 현장 경연 참가 기회를 부여했다. 공연 출연부터 추가 선발 절차와 교육까지 기관별 제안의 내용은 다양했다.
12일 대구글로벌오페라포럼에서 발표중인 바르바라 밍게티 이탈리아 아슬리코, 꼬모 극장 디렉터 / 대구오페라하우스 제공.
12일 대구글로벌오페라포럼에서 발표중인 바르바라 밍게티 이탈리아 아슬리코, 꼬모 극장 디렉터 / 대구오페라하우스 제공.
12일 오전 10시 호텔수성 수성스퀘어 피오니홀에서 열린 대구국제오페라포럼에서는 '미래 세대를 위한 오페라 극장의 사회적 가치'를 주제로 해외 극장의 우수사례 발표가 진행됐다.

이탈리아 아슬리코·꼬모 극장의 바르바라 밍게티 프로그램 디렉터는 '오페라 도마니(Opera Domani·내일의 오페라)' 예술교육 프로그램의 운영 사례를 소개했다. 밍게티는 25/26 시즌 이탈리아 31개 도시에서 총 297개의 오페라 작품이 무대에 올랐다고 밝혔다. 독일 도이체 오퍼 베를린의 파니 프로른마이어 팀장도 '융에 도이체 오퍼(Junge Deutsche Oper·젊은 도이체 오퍼)'를 중심으로 미래 세대를 위한 예술교육 사례를 발표했다.

두 극장이 소개한 관객 개발 방식의 공통점은 생애주기에 따른 접근이었다. 성장 단계에 맞춘 예술교육으로 오페라와의 접점을 넓히고, 미래 관객과 극장의 관계를 지속적으로 이어가는 데 초점을 맞췄다.
12일 열린 대구오페라포럼에서 패널들이 오페라산업 발전에 대한 토론중이다. (왼쪽부터) 이경재, 유연경, 노승림, 최철, 박동용 / 대구오페라하우스 제공.
12일 열린 대구오페라포럼에서 패널들이 오페라산업 발전에 대한 토론중이다. (왼쪽부터) 이경재, 유연경, 노승림, 최철, 박동용 / 대구오페라하우스 제공.
이어 '미래 관객과 미래 성악가의 연결 가교'를 주제로 지정토론이 열렸다. 노승림 숙명여대 정책대학원 문화행정학과 교수가 사회를 맡았다. 이경재 대구오페라하우스 예술감독, 최철 전남광주통합특별시립오페라단 단장, 유연경 예술의전당 예술사업본부장, 박동용 수성아트피아 관장이 패널로 참여해 각 기관에서 직접 오페라를 제작하며 경험한 사례를 소개했다.

오후에는 호텔수성에서 창작오페라 쇼케이스와 라운드테이블이 이어졌다. 쇼케이스 공모에는 오페라팩토리, 더 콜랩, 지트리아트컴퍼니, 이음오페라단, 누오바오페라단 등 5개 단체가 선발됐다. 이 가운데 12일에는 오페라팩토리가 '빨간모자와 늑대', 더 콜랩이 '산후조리원'의 쇼케이스를 선보였다.
12일 '오페라 산업 발전을 위한' 토론 및 라운드테이블을 진행한 김효근 이화여대 교수 / 대구오페라하우스 제공.
12일 '오페라 산업 발전을 위한' 토론 및 라운드테이블을 진행한 김효근 이화여대 교수 / 대구오페라하우스 제공.
라운드테이블에서는 김효근 이화여대 교수가 발제했다. 오페라 '1945'와 '화전가'등을 쓴 최우정 서울대 음대 작곡과 교수, 최근 부산에서 콘서트오페라 '오텔로'의 제작을 총괄한 이성우 클래식부산 PD, 장진규 부산광역시오페라연합회 회장 등이 참여해 오페라 장르가 직면한 문제와 산업의 발전 방향을 논의했다.

12~13일 열린 유통마켓에서는 쇼케이스와 작품·레퍼토리 소개 발표 외에도 전문가 일대일 미팅과 전시부스 등을 운영했다. 참가자들은 작품과 공연 정보를 나누고 해외 진출과 공동제작, 기관 간 협력 가능성을 검토했다. 포럼과 유통마켓에는 북미 1개, 유럽 6개, 아시아 4개, 국내 11개 등 22개 기관의 발제자와 국내 오페라 산업 종사자가 참여했다.

이번 행사는 문화체육관광부가 주최하고 예술경영지원센터가 주관하는 '2026 장르별 시장 거점화 지원사업'의 하나로 추진됐다. 대구오페라하우스는 마켓을 통해 형성한 국내외 협력망을 바탕으로 신진 성악가의 국내,외 무대 진출과 오페라 작품의 유통을 지원할 계획이다.

이경재 대구오페라하우스 예술감독은 "본 행사를 통해 대한민국의 오페라계가 하나로 모이는 의미 있는 시간이 되길 바란다"라며 "오페라에 관한 다양한 시각과 의견을 나누는 정보의 장, 더불어 전국 오페라계와 세계의 네트워킹이 형성되는 계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준비했다."고 말했다.

대구=조동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