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미애 경기도지사가 12일 경기도의회에서 열린 제394회 제1차 본회의에 참석해 발언을 하고 있다. 경기도 제공.
추미애 경기도지사가 12일 경기도의회에서 열린 제394회 제1차 본회의에 참석해 발언을 하고 있다. 경기도 제공.
추미애 경기도지사가 제2회 추가경정예산안 통과 직후 내년도 재정위기를 경고하며 지방세제 개편을 서둘러야 한다고 강조했다. 취득세에 편중된 경기도의 세입구조를 근본적으로 바꾸지 않으면 재정난이 되풀이될 수밖에 없다는 판단에서다.

추 지사는 12일 경기도의회 본회의에서 추경안이 의결된 뒤 "당장 급한 불은 껐지만 문제는 내년"이라며 "가용재원이 없어 내년도 재정 여건은 매우 심각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경기도에 따르면 도의회는 이날 제394회 제1차 본회의를 열고 42조2053억원 규모의 2026년도 제2회 추경안을 의결했다. 제1회 추경(41조6799억원)보다 5254억원 늘어난 규모로, 일반회계가 2751억원, 특별회계가 2503억원 증액됐다.

추 지사는 "이번 추경은 그 어느 때보다 어려운 재정 여건 속에서 마련됐다"며 "세입은 줄어들고 재정 부담은 커지는 상황에서 당장 중단될 위기에 놓인 민생사업을 지켜내야 했다"고 설명했다.

이번 추경은 지방세 수입 감소에 대응하면서 필수 민생사업이 중단되지 않도록 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도는 연내 집행 가능성과 사업의 시급성을 따져 일부 사업비를 조정하고, 법정경비와 취약계층 지원 등에 재원을 집중했다.

본예산에 연간 소요액을 모두 담지 못했던 필수사업 예산도 채워 넣었다. 노인 장기요양 시설·재가급여 1234억원, 도교육청 유·초·중·고교 급식비 584억원, 농어민기회소득 215억원, 청년기본소득 163억원, 결식아동 급식지원 75억원 등이다.

본예산에 9개월분만 편성했던 사업의 부족분을 보충해 연말까지 지원 공백이 생기지 않도록 한 것이다. 아울러 난임부부 시술비 223억원, 산모·신생아 건강관리 115억원, 장애인 활동지원급여 30억원, 의료급여 389억원 등 필수 복지·의료사업 예산도 반영했다.

추경안 처리 과정은 순탄치 않았다. 경기도와 도의회는 지난달부터 민생예산 복원 규모를 놓고 맞섰다. 도의회 여야가 429억원 복원에 합의했지만, 도는 재정 여건을 이유로 난색을 보였다. 결국 도와 더불어민주당이 막판 협상 끝에 216억원 복원에 합의하면서 추경안이 처리됐다.

이에 따라 도의회 심의 과정에서 17개 자체사업 예산 216억원이 되살아났다. 경기도 산후조리비 36억원, 경기도시장상권진흥원 운영지원 31억원, 보육교사 처우개선 등 보육예산 27억원, 교통약자 이동지원센터 운영지원 24억원, 여성청소년 생리용품 지원 19억원, 무인단속장비 운영 19억원, 어린이 건강과일 공급 15억원, 법인택시 운수종사자 처우개선 14억원, 택시 카드결제 수수료 지원 10억원 등이다. 필요한 재원은 예비비를 줄여 마련했다.

추 지사는 "경기도와 도의회가 필수 민생예산을 하나라도 더 살리기 위해 함께 고심했다"며 "긴급상황에 대비한 예비비까지 활용해 필요한 재원을 마련했다"고 말했다.

추 지사는 이번 추경 통과를 계기로 지방세제 개편에 속도를 낼 방침이다. 도의회도 이날 '경기도 재정위기 극복과 안정적 세입구조 확립을 위한 지방세제 개편 촉구 결의안'을 의결하며 힘을 보탰다.

결의안에는 지방소비세율을 현행 25.3%에서 40.3%로 단계적으로 올리고, 국세인 법인세의 5%를 광역지방세로 이양하는 방안이 담겼다. 담배소비분 지방교육세를 소방분 지역자원시설세로 전환하는 내용도 포함됐다. 도의회는 결의안을 대통령비서실과 국무총리실, 행정안전부, 재정경제부, 기획예산처 등에 전달할 예정이다.

추 지사는 "경기도의회가 재정위기의 심각성을 함께 인식하고 안정적인 세입구조를 마련하기 위한 지방세제 개편에 힘을 모으기로 한 것은 매우 뜻깊다"며 "앞으로도 도정의 중요한 현안을 함께 논의하고 풀어나가겠다"고 강조했다.

도는 추경에 반영된 민생사업 예산을 신속히 집행하는 한편, 지방세제 개편을 통해 중장기 재정 안정성을 확보할 계획이다.
수원=정진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