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의회 본회의장
경기도의회 본회의장
경기도의원들의 내년 의정비가 3.5% 오른다. 경기도가 재정난으로 감액 추가경정예산안을 편성한 상황에서 심의 과정에서는 동결 의견도 나왔지만, 위원회는 표결을 거쳐 인상안을 의결했다.

경기도는 8일 누리집에 '2026년 경기도 의정비심의위원회 회의 결과'를 공개했다. 위원회는 지난달 29일 회의를 열고 2027년부터 2030년까지 적용할 도의원 의정비 지급 기준을 결정했다. 의정비심의위원회는 지방자치법령에 따라 학계·법조계·시민사회 등 외부 인사로 구성되며, 지방의원은 위원으로 참여할 수 없다.

결정에 따라 도의원 1인당 연간 의정비는 올해 7690만5170원에서 내년 7875만6850원으로 185만1680원 오른다. 월평균 약 656만원이다.

의정비는 월정수당과 의정활동비로 구성되는데, 월정수당은 연간 5290만5170원에서 5475만6850원으로 3.5% 인상되고 의정활동비는 연간 2400만원으로 동결됐다. 경기도는 이번 인상으로 전체 도의원 의정비가 연간 약 3억원 늘어날 것으로 추산했다.

2028년부터 2030년까지는 월정수당에 전년도 지방공무원 보수인상률을 100% 반영하기로 했다. 공무원 보수인상률에 따라 도의원 월정수당도 같은 비율로 조정되는 구조다.

이번 결정은 경기도가 세수 부족으로 감액 추경안을 편성하고, 도의회와 민생예산 복원을 놓고 협의를 이어가는 가운데 나왔다. 심의위원회 회의에서도 재정 여건을 고려해야 한다는 의견이 제기됐다.

회의록에 따르면 허정호 위원은 도의 재정이 열악하다는 이야기가 이어지고 있어 부담이 크다며, 2027년 월정수당은 동결하고 2028년부터 공무원 보수인상률을 반영하는 방안을 제안했다. 허 위원은 의원들의 의정활동을 보장할 필요성에는 공감하면서도 도민 눈높이에 맞는 결정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다른 위원들은 물가 상승과 의정활동 여건을 고려할 때 공무원 보수인상률 수준의 인상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냈다. 강희 위원은 인상률을 3.0%로 0.5%포인트 낮추는 방안의 실효성에 의문을 나타내며 3.5% 인상에 찬성했다. 위원회는 3.5% 인상안을 표결에 부쳤고, 참석위원 9명 중 8명이 찬성해 가결됐다.

주민의견 수렴 절차는 거치지 않았다. 현행 지방자치법 시행령은 월정수당 인상률이 해당 연도 지방공무원 보수인상률 범위 이내이면 주민의견 수렴을 생략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위원회는 올해 지방공무원 보수인상률인 3.5%를 적용해 이 규정에 따라 공청회나 여론조사를 진행하지 않았다.

의정활동 평가 방식에 대한 지적도 나왔다. 류지혜 위원은 심의자료가 조례 발의 건수 위주로 구성된 점을 짚었다. 지방의원은 조례 발의 외에도 예산심의와 행정사무감사, 민원 해결 등 다양한 활동을 하는데, 이를 종합적으로 평가할 자료가 부족하다는 취지다.

4년 치 의정비를 한 번에 결정하는 현행 방식을 개선하자는 의견도 있었다. 허 위원은 의원들의 활동 성과와 지방정부의 재정 여건이 해마다 달라지는 만큼 2년마다 의정비를 심의하는 방안을 제안했다.

경기도 관계자는 "의정비심의위원회가 관련 법령에 따라 지급 기준을 결정했다"며 "결정된 금액은 경기도의회 관련 조례에 반영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수원=정진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