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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의 플랫폼에서 캐낸 데이터, 어디까지 합법일까 [지식재산의 광장]
형사 책임 피해도 민사 책임은 유효할까
원본 링크 게시해도 경제적 이익 침해?
데이터 수집 출처·방식 등 사전 검토 必
원본 링크 게시해도 경제적 이익 침해?
데이터 수집 출처·방식 등 사전 검토 必
한경 로앤비즈의 'Law Street' 칼럼은 기업과 개인에게 실용적인 법률 지식을 제공합니다. 전문 변호사들이 조세, 상속, 노동, 공정거래, M&A, 금융 등 다양한 분야의 법률 이슈를 다루며, 주요 판결 분석도 제공합니다.
하지만 실무에서 흔히 마주치는 오해가 있다. 바로 "로그인 없이 웹에 공개된 정보라면 자유롭게 긁어와도 법적으로 문제없는 것 아니냐"는 인식이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기술적으로 열려 있다고 해서 법적으로도 무제한 허용되는 것은 아니다.
형사처벌 피하면 적법한가?
크롤링 분쟁의 중대한 분수령이 된 사건은 숙박 플랫폼 간의 이른바 '야놀자 vs 여기어때' 분쟁이다. 여기어때는 자체 개발한 크롤링 프로그램을 통해 야놀자의 서버에 접근해 숙박 업소명, 주소, 가격 등 여러 항목을 수집했다.이 사건의 형사 재판에서 대법원은 피고인들에게 전부 무죄를 선고했다. 저작권법상 데이터베이스 제작자의 권리 침해, 정보통신망법상 '접근권한 없는 침입', 그리고 형법상 컴퓨터 등 장애업무방해죄가 모두 인정되지 않았다.
그러나 형사책임을 벗어났다고 해서 민사책임까지 면제되는 것은 아니다. 이어진 민사 판결에서 법원은 부정경쟁방지법 제2조 제1호 (파)목의 부정경쟁행위를 인정하고 여기어때에 10억원의 손해배상책임을 물었다.
법원은 야놀자가 숙박업소를 발굴·검증하며 상당한 투자와 노력으로 쌓아 올린 '제휴 숙박업소 정보'는 법적으로 보호받는 성과물에 해당하고, 경쟁사가 이를 조직적으로 크롤링해 '최저가 보상제'나 영업 전략에 활용한 행위는 공정한 상거래 관행에 반하는 무단 사용에 해당한다고 봤다.
원본 링크를 게시해도 위법
다윈중개는 네이버부동산의 매물 정보를 게시하면서, 동시에 네이버부동산으로 직접 연결되는 링크도 함께 게시했다. 다윈중개는 이를 통해 오히려 네이버부동산의 이용이 증대될 수 있으므로 경제적 이익을 침해하는 것이 아니라고 항변했다.
하지만 법원은 네이버부동산의 데이터베이스 제작자로서 권리가 침해됐다고 판단했다. 다윈중개가 네이버부동산의 매물 정보 중에서 부동산 거래의 핵심 정보를 자신의 앱에 게시함으로써 이용자가 원본 플랫폼으로 이동할 필요가 없게 됐다는 취지다. 이에 따라 다윈중개가 네이버부동산의 경제적 이익을 해쳤다고 본 것이다.
기업이 유의해야 할 점은?
첫째, '공개 정보'와 '보호받는 성과'를 구분해야 한다. 상호나 주소 같은 개별 정보는 저작권으로 보호되지 않지만, 이를 체계적으로 수집·분류해 구성한 편집물은 저작권법상 '데이터베이스 제작자 권리' 및 부정경쟁방지법상 '성과'로 보호될 수 있다.
둘째, 원본 출처의 링크 게시가 만능 방패가 되지 못한다. 원본 출처 링크를 남기더라도, 수집 데이터가 상대방 플랫폼의 핵심 가치를 흡수해 원본 서비스를 직접 방문할 유인을 차단하는 수준이라면 위법성이 인정될 가능성이 있다.
셋째, 이용약관의 금지규정 또는 기술적 차단 조치를 경시해서는 안 된다. 대상 웹사이트의 이용약관에서 자동화 수단을 통한 수집을 금지하고 있거나, IP 차단 등의 조치를 취했음에도 이를 우회해 크롤링을 강행하는 경우 부정경쟁행위의 근거로 작용할 수 있다.
새로운 데이터 기반 서비스를 기획하고 있다면, 데이터 수집의 출처와 방식, 경쟁 질서에 미치는 영향을 사전에 면밀히 검토하는 컴플라이언스 체계를 갖추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