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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선 "실패 두려워 말고 도전"…피지컬AI 전환 이끈 '해보자 정신'
현대차그룹 '정의선號' 6년
취임 두 달 만에 로봇기업 인수
미래 신성장동력에 과감히 투자
中 공세·자율주행 경쟁은 과제
취임 두 달 만에 로봇기업 인수
미래 신성장동력에 과감히 투자
中 공세·자율주행 경쟁은 과제
5년 뒤인 올해 초 현대차그룹은 휴머노이드 아틀라스를 미국 라스베이거스 CES 무대에서 선보였다. 자동차 제조사를 넘어 ‘피지컬 인공지능(AI) 기업’으로의 전환을 선언한 순간이었다. 데이비드 티스 UC버클리 교수는 지난해 국제경영학회지(JIBS) 논문에서 ‘미래 지향적 기회 포착 역량’을 정 회장의 강점으로 평가했다.
◇취임 첫해 로봇·자율주행 베팅
정 회장의 리더십은 “일단 해보자”로 요약된다. 취임 첫해부터 기존 사업에 안주하는 대신 로봇, 미래항공모빌리티(AAM), 자율주행 등 신사업에 과감히 배팅했다. 이때 뿌린 씨앗은 이제 결실을 보고 있다. 로봇개 스팟은 세계 산업 현장에 2000대 이상 투입됐다. 2028년에는 아틀라스를 연간 3만 대 생산할 계획이다. 정 회장은 올해 초 기아 인도공장에서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고, 실패하더라도 빨리 회복하는 것이 우리의 DNA”라고 했다.
변화에 빨리 대응하는 것도 그의 강점이다. 핵심은 인사다. 피지컬 AI라는 새 성장축에 맞춰 자동차·소프트웨어·AI 전문가를 적재적소에 배치했다. 애플·포르쉐 출신 만프레드 하러 사장에게 연구개발(R&D)본부를, 테슬라·엔비디아 출신 박민우 사장에게 첨단차플랫폼(AVP)본부와 포티투닷을 맡긴 게 대표적이다. 자율주행 칩 및 로봇 두뇌와 관련해선 각각 엔비디아, 구글 딥마인드와 손잡으며 외부 기술을 적극 수용하고 있다.
정 회장은 현장에서 주로 답을 찾는다. 올해도 18차례 해외에 나갔다. 인도 가나 브라질의 생산·판매 거점을 점검하고 CES와 베이징모터쇼에서 기술 및 시장 변화를 살폈다. 그는 올해 신년회에서 “수치와 자료만 보는 데 머물지 말고 현장과 사람을 통해 상황의 본질을 직접 확인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중국 공세 등 난관 넘어야
그렇다고 본업에 소홀한 것은 아니다. 현대차·기아 합산 매출은 2019년 약 163조8000억원에서 지난해 300조3954억원으로 83.3% 늘었다. 영업이익률도 3.5%에서 6.8%로 높아졌다. 635만 대이던 글로벌 판매량은 727만 대로 증가했다. 남들이 전기차에 올인할 때 하이브리드카 라인업을 확대한 결과다. 차값이 비싼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과 제네시스 비중을 60% 이상으로 높인 것도 힘을 보탰다.과제도 만만치 않다. 우선 중국 업체들이 저가 전기차를 앞세워 글로벌 시장을 잠식하고 있다. 유럽과 신흥시장 등 상당수 지역이 현대차·기아의 주요 수출 시장이다. 신차 개발, 상품성 개선은 물론 원가 절감까지 해야 하는 처지에 놓였다.
미래 차 분야는 더 시급하다. 미국과 중국에선 무인 택시가 달리고, 테슬라는 레벨2++ 수준의 감독형 완전자율주행(FSD)을 국내에 들여왔다. 현대차그룹은 2028년에야 자율주행 양산 차를 내놓는다. 경쟁사 대비 2~3년 늦은 만큼 R&D본부, AVP본부, 포티투닷, 모셔널 등 각 조직에 흩어진 역량을 하나로 결집하는 게 그의 숙제다. 피지컬 AI를 수익으로 연결하는 일도 남았다. 아틀라스의 작업 정확도를 높여 상품성을 시장에서 입증해야 한다. 그룹 내부를 넘어 외부 고객을 늘리는 일도 남았다. 업계 관계자는 “로봇·AI 도입에 따른 고용 환경 변화가 불가피한 만큼 새로운 노사 협력 체계를 구축해야 한다”고 말했다.
양길성 기자 vertig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