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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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정부의 실질적인 첫 국정감사에서 여·야 모두 두각을 나타내지 못했다. 국민의힘은 대통령 지지율을 끌어내리고 있는 부동산 정책과 농지 전수조사, 대북 정책 등을 집중 공격했지만 결정타를 날리지 못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더불어민주당은 조희대 대법원장을 국감장에 불러 집중 추궁했다가 오히려 진퇴양난에 빠졌다는 지적이다. 국민 알권리를 충족시키고 행정부를 견제·감시하는 국회 국감이 고성과 막말로 얼룩지고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국감 기간 대통령 지지율 급락세가 멈춘 가운데 양당 지지율이 나란히 동반 하락세를 탔다.

◇ 법사위, 與에 독 됐나

한국갤럽이 9일 공개한 여론조사에서 민주당 지지율은 35%로 3주 전 실시된 직전 조사 대비 5%포인트 급락했다. 현 정부 출범 후 최저치다. 국민의힘 역시 지지율이 1%포인트 내렸다. 이재명 대통령의 국정 지지율은 37%로 3주 전 이뤄진 직전 조사와 동률을 기록했다.

법제사법위원회 국감이 민주당 지지율을 깎아먹었다는 분석이 나온다. 여당은 조 대법원장의 업무추진비 논란, 비상계엄 대응 논란 등을 추궁해 사퇴를 압박한다는 구상이었다. 하지만 조 대법원장은 지난 6일 국감에 출석해 증인 선서를 거부하고 약 6분간 헌법 조문을 열거하며 “청와대와 국회가 대법원장의 대법관 재제청에 관여하는 것은 위헌”이라고 반격했다.

법조계에선 이번 국감을 계기로 대법관 제청 갈등에서 사법부가 여론 우위를 점할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보고 있다. 내년 6월 조 대법원장 임기가 만료될 때까지 청와대와 여당이 끌려다닐 수밖에 없다는 관측도 있다.

김민석 민주당 대표는 7일 “스스로 물러나는 것이 대법원장의 마지막 도리”라고 밝힌 뒤 별다른 언급을 하지 않고 있다. 법사위 이틀째 국감에선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의 가석방 요구 이슈가 불거져 민주당은 야당의 공격을 방어하는 데 급급했다.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국감에선 여당이 야당과 함께 정부를 비판하는 광경도 벌어졌다. 농지 전수조사를 둘러싼 농민의 불만이 심상치 않다는 분위기가 감지되면서다. 국회의 질타에 농식품부는 투기가 아닌 관행적 농지 임대·휴경은 처분 대상에서 제외하는 등 사실상 백기를 들었다.

◇ 野, 전방위 공세에도 ‘빈손’

대통령 국정 지지율이 떨어진 상황에서 국민의힘도 기회를 살리지 못했다. 국방위원회와 외교통일위원회 국감에서 비무장지대(DMZ) 지뢰 폭발 사고에 대한 정부의 미온적 대응 등을 추궁했으나 정부의 반박과 여당 지원 사격에 번번이 가로막혔다. 정무위원회 국감에서 레버리지 상장지수펀드(ETF) 손실에 대한 책임 소재를 추궁했지만 금융위원회의 해명에 묻혔다.

조희대 대법원장에 당황한 與, 한방 없는 野…지지율 '뚝'
다음주부턴 법사위에서 12일 감사원을 시작으로 16일 각급 법원, 19일 각급 공소청 등에 대한 국감이 연이어 예정돼 있다. 형사사법 체제 개편을 둘러싸고 여야가 충돌할 것으로 예상된다. 2일 공소청과 동시에 출범한 중대범죄수사청과 관련해선 14일 ‘친윤(친윤석열) 검사’ 논박이 거센 김지용 중수청장 후보자의 행정안전위원회 인사청문회에서 범여권의 송곳 검증이 예고된 상황이다. 13일 행안위의 경기도 국감에는 김 후보자를 압박하며 청와대와 대립각을 형성한 추미애 경기지사가 출석한다. 국감에서 친명계(친이재명계) 의원들이 “도정에 집중하라”며 질타를 쏟아내면 진영 내 갈등이 심화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19일로 예정된 정무위의 금융감독원 국정감사에선 이환주 국민·정상혁 신한·이호성 하나·정진완 우리·강태영 농협은행장 등 5대 은행장이 추가 증인으로 채택돼 관심이 쏠린다. 은행권 대규모 개인정보 유출 사고와 관련한 질의가 예정돼 있다.

이현일/이시은 기자 hiunea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