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전력이 2020년부터 5년간 시스템 오류로 고객에게 전기요금을 과소 청구한 것으로 나타났다. 비는 금액을 두고 자회사와 법적 분쟁을 벌이기도 했다. 한전은 요금 계산 시스템을 정상화하기까지 2년 넘는 시간을 소모한 것으로 나타났다. 정치권에선 한전의 요금 관리 능력이 크게 떨어졌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9일 국회 기후에너지환경노동위원회 소속 이용우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한전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한전은 2020년 1월부터 2024년 12월까지 일부 고객의 전기요금을 잘못 계산해 도합 5억8000만원을 과소 청구했다. 전기의 전압을 높이거나 낮추는 변압기의 시스템 업데이트가 잘못돼 요금이 덜 걷혔다.

사태 해결에는 적지 않은 시간이 들었다. 한전이 요금 오류를 처음 인지한 건 2022년 12월이었다. 동용인지사에서 오류 문의가 접수되면서다. 그러나 원인 파악 및 프로그램 수정 작업은 2024년 3월에야 이뤄졌다. 특히 한전은 수정된 프로그램을 마련하고도 9개월간 배포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그해 12월까지 잘못된 요금 청구가 계속 이어졌다. 한전 측은 “정산 대상 및 구체적인 금액 확인, 고객 민원을 방지하기 위한 검증 절차 등이 필요했다”고 해명했다.

한전은 이어 자회사 한전KDN과 분쟁을 벌였다. 시스템 과실로 고객에게 돈을 다시 걷기가 어려워진 만큼 관련 설계를 담당한 한전KDN에 5억8000만원을 물어내라는 손해배상을 작년 말 청구한 것이다. 한전KDN은 한전도 관리 책임이 있다는 주장을 폈다. 결국 양사는 한전KDN이 4억원, 한전이 1억8000만원을 부담하는 조정안을 마련했다.

이 의원은 “오류를 확인하고 프로그램까지 고쳐놓고 9개월 넘게 적용하지 않은 것은 공기업의 기본적인 요금 관리 책임을 다하지 못한 것”이라며 “한전은 개발업체와 손배 책임을 나누는 데 그칠 것이 아니라 고객별 추가 정산 여부를 공개하고 관리·감독 책임도 더 명확히 져야 한다”고 말했다.

이시은 기자 s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