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시내 휴대폰 판매점 앞으로 한 시민이 지나가고 있다. 사진=최혁 기자
서울 시내 휴대폰 판매점 앞으로 한 시민이 지나가고 있다. 사진=최혁 기자
이동통신 3사가 2만원대 요금제를 내놓으며 통신비를 낮추고 있지만 스마트폰 가격이 워낙 뛰는 바람에 소비자가 체감하는 통신비 절감 효과는 제한적이란 분석이 나왔다. 정부의 가계통신비 정책 대상을 요금제뿐 아니라 단말기 가격까지 범위를 넓히고, 출고가 공시제와 인상 사전고지 의무화를 도입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제기된다.

월 1만원 아껴도…새 폰 할부금으로 나간다

[단독] 요금제 손보면 뭐하나…휴대폰 가격 올라 '효과 반감'
8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소속 김장겸 국민의힘 의원이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서 제출받은 최근 3년간 이동통신 3사 요금제 신고 자료와 스마트폰 출고가 변동 등을 분석한 결과, 올해 최저요금제의 월정액은 2024~2025년보다 8100~1만1170원 낮아졌다. 대리점 가입 일반 요금제 기준으로 SK텔레콤은 3만9000원에서 2만7830원으로 1만1170원 내렸다. KT는 3만7000원에서 2만8900원으로 8100원, LG유플러스는 3만7000원에서 2만8000원으로 9000원 낮췄다. 2024년 3만원대 5G 요금제에 이어 올해 5G·LTE 통합요금제를 내놓으며 최저 월정액을 2만원대로 끌어내린 결과다.

하지만 같은 기간 반도체 가격 급등으로 원가가 크게 뛴 단말기 가격이 상승세를 이어가며 요금 인하 효과가 반감됐다. 갤럭시S26 기본형 256GB의 이달 1일 기준 출고가는 140만3600원으로, 2024년 출시된 S24 같은 용량 모델보다 24만8600원(21.5%) 비싸졌다. 차액을 24개월로 나눈 월 할부 원금 증가액은 1만358원이다. 할부수수료와 지원금을 제외한 원금 기준으로, 기존 최저요금제에서 새 상품으로 갈아타 아끼는 돈과 맞먹는다.
[단독] 요금제 손보면 뭐하나…휴대폰 가격 올라 '효과 반감'
폴더블폰의 월 할부금 증가분도 요금 인하액과 비슷하거나 이를 웃돌았다. 갤럭시Z플립 256GB는 플립6 148만5000원에서 플립8 168만3000원으로 19만8000원(13.3%) 비싸졌다. 24개월 할부 기준 월 부담 증가액은 8250원으로 KT·LG유플러스의 최저요금제 인하액과 비슷하다. 갤럭시Z폴드의 1TB 최고가 모델을 비교하면 폴드6 270만4900원에서 폴드8 울트라 345만1800원으로 출고가가 74만6900원(27.6%) 올라 같은 기준 월 3만1121원이 더 든다.

새 최저요금제는 기본 데이터 제공량도 종전보다 줄었다. 기존에는 월 4~6GB를 제공했지만 새 상품은 250~600MB를 제공하고 이를 소진하면 최대 400kbps 속도로 계속 이용하도록 했다. 의원실은 중간 구간 일부 상품의 데이터 확대를 제외하면 월 6만원 이상 요금제의 월정액과 기본 데이터는 2024년 이전과 사실상 같다고 분석했다. 이 구간 소비자는 사실상 요금 인하 효과 없이 단말기 가격 상승분만 부담한다는 얘기다.

출시 7개월 만에 또 인상…폰값 줄줄이 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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갤럭시S26은 출시 때 오른 가격이 판매 도중 다시 인상됐다. 기본형 256GB의 출시가는 125만4000원으로 S24보다 9만9000원 높았고, 출시 7개월 만인 이달 1일 14만9600원이 더 붙었다. 갤럭시S26울트라 256GB도 194만7000원으로 S24울트라보다 24만8600원(14.6%) 비싸졌다. 인상액은 같지만 가격이 낮은 기본형의 상승률이 더 높았다.

애플도 신제품과 기존 판매 제품의 가격을 올렸다. 지난달 18일 출시된 아이폰18프로와 아이폰18프로맥스 256GB의 KT 출고가는 각각 199만1000원, 220만원으로 전작보다 11.7%, 11.1% 상승했다. 아이폰18프로맥스 1TB는 309만1000원으로 19.6% 뛰었다. 기존 아이폰17 256GB의 이동통신 3사 출고가도 128만7000원에서 145만2000원으로 16만5000원 올랐다.
[단독] 요금제 손보면 뭐하나…휴대폰 가격 올라 '효과 반감'
삼성전자의 S26 가격 인상은 아이폰17 인상 이후 이뤄졌다. 인상 후 S26 기본형과 아이폰17 256GB의 가격 차이는 4만8400원, S26울트라와 아이폰18프로 256GB의 차이는 4만4000원이다. 관련 업계에서는 부품 단가 상승과 고환율 외에 아이폰과의 가격 차이 조정, 수익성 보전 등이 삼성전자의 가격 인상 배경으로 거론된다.

최고가 모델을 기준으로 한 장기 가격 상승률은 소비자물가를 크게 웃돌았다. 가령 2013년 갤럭시노트3의 출고가는 106만7000원이었지만 올해 갤럭시Z폴드8울트라 1TB는 345만1800원으로 약 224% 높다. 같은 기간 소비자물가 누적 상승률 약 29%의 7.7배에 달한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메모리 가격을 비롯한 주요 부품 가격이 크게 오르면서 제조사가 원가 상승분을 감당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전했다.

저장용량 추가금도 두 배…가격 산정 근거는 '비공개'

[단독] 요금제 손보면 뭐하나…휴대폰 가격 올라 '효과 반감'
저장용량을 늘릴 때 내는 추가금도 커졌다. 갤럭시Z폴드의 512GB와 1TB 간 가격 차이는 폴드6 31만6800원에서 폴드8 62만1500원으로 2년 만에 약 두 배가 됐다. 아이폰프로맥스도 같은 용량 간 추가금이 아이폰17프로맥스 29만7000원에서 아이폰18프로맥스 59만4000원으로 두 배로 뛰었다. 두 제품 모두 1TB 모델을 선택하려면 512GB보다 60만원 안팎을 더 내야 한다.

갤럭시S 시리즈도 용량별 가격 차이가 벌어졌다. 출시 시점 기준 기본형의 256GB와 512GB 간 추가금은 S24 14만3000원에서 S26 25만3000원으로 늘었다. S24울트라와 S26울트라의 512GB·1TB 간 추가금은 각각 28만6000원, 49만5000원이었다. 이달 1일 인상 후 S26울트라의 해당 추가금은 62만1500원으로 커졌다.
김장겸 국민의힘 의원. / 사진=뉴스1
김장겸 국민의힘 의원. / 사진=뉴스1
의원실은 단말기 가격이 오르는 동안 정부의 가계 통신비 정책은 '요금제'에 집중돼 있다고 지적했다. 출고가와 용량별 가격 차이, 중저가 모델 출시 여부, 물가 대비 출고가 상승률 등을 체계적으로 관리·공시하지 않고 있다는 것. 용량별 추가금의 산정 근거가 공개되지 않는 데다 출시 후 출고가를 올릴 때 사유를 밝히거나 소비자에게 미리 알리도록 하는 제도도 전무하다고 짚었다.

김 의원은 "스마트폰은 국민 모두가 쓰는 생활 필수재인데, 통신 요금을 아무리 내려도 폰값이 그 이상 오르면 국민 부담은 그대로"라며 "출시 7개월 만에 출고가를 올리면서도 산정 근거 한 줄 공개하지 않는 지금의 구조는 바뀌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가계통신비 정책이 요금제에만 머물러서는 안 된다"며 "단말기 출고가 공시제와 인상 사전고지 의무화를 위한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고 주문했다.

홍민성 한경닷컴 기자 msh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