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AF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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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내 인생에서 가장 짜릿한 날이다."

올해 노벨화학상 공동 수상자로 선정된 소아이 겐소 일본 도쿄이과대 명예교수는 7일 이같이 소감을 밝혔다. 소아이 교수는 앙리 카강 프랑스 파리남부대 교수와 함께 비대칭 유기합성에서 비선형 효과와 자가촉매 작용을 발견한 공로를 인정받았다. 일본은 지난해에 이어 2년 연속 노벨화학상 수상자를 배출했다.

교도통신과 요미우리신문 등 일본 언론에 따르면 소아이 교수는 이날 "존경하는 앙리 카강 교수와 수상할 수 있어 기쁘다"며 "이 분야에 수많은 연구자가 있는데 노벨상이라는 형태로 인정받게 돼 정말 기쁘다"고 말했다.

수상 소식을 어디서 접했느냐는 취재진 질문에는 "근처에서 장보던 중이었다"고 답하며 웃었다.

두 수상자의 연구는 생명체를 구성하는 분자들이 왜 한쪽 방향성만 띠는지 설명하는 실마리를 제시했다. 노벨 화학위원회는 두 사람이 '동형 카이랄성(homochirality)이 어떻게 자발적으로 출현할 수 있는가'라는 100년 넘은 화학적 미스터리에 해답을 제시했다고 평가했다.

아미노산처럼 카이랄성을 지닌 분자는 왼손과 오른손처럼 서로 거울상 관계에 있는 두 형태로 존재할 수 있다. 그러나 생명체를 구성하는 아미노산 등은 두 형태 중 특정한 한쪽을 주로 사용한다. 이런 화학적 비대칭성이 어떻게 생겨났는지는 오랫동안 화학계의 난제로 남아 있었다.

소아이 교수는 1995년 발표한 핵심 논문에서 반응 생성물이 스스로 촉매 역할을 하며 같은 형태의 분자를 늘리는 비대칭 자가촉매 반응을 구현했다. 이른바 '소아이 반응'이다.

두 거울상 분자가 거의 같은 양으로 존재하더라도 미세한 불균형이 반응 과정에서 증폭돼 한쪽 형태가 압도적으로 많아지는 현상을 보여줬다. 생명체의 화학적 비대칭성이 형성되는 과정을 이해하는 단서를 제공한 성과다.

도쿄대에서 박사 학위를 받은 소아이 교수는 현재 도쿄이과대 명예교수로 재직하고 있다. 소아이 교수의 수상으로 일본 출신 노벨화학상 수상자는 10명, 전체 개인 수상자는 31명으로 늘었다. 지난해에는 기타가와 스스무 교토대 교수가 노벨화학상을 공동 수상했다.

일본의 노벨상 수상은 2024년 원폭 피해자 단체 니혼히단쿄(일본 원수폭피해자단체협의회)의 평화상 수상에 이어 3년 연속이다. 일본 언론이 통상 집계하는 개인 수상자 31명에는 미국 국적을 취득한 3명이 포함된다. 유일한 단체 수상자인 니혼히단쿄까지 합치면 이번이 32번째 수상이다.

일본 태생으로 다섯 살 때 영국으로 이주한 소설가 가즈오 이시구로는 2017년 노벨문학상을 받았지만, 일본 언론의 통상적인 일본인 수상자 집계에는 포함되지 않는다.

자연과학 분야에서는 소아이 교수가 일본 출신 28번째 수상자다. 분야별로 물리학상 12명, 화학상 10명, 생리의학상 6명이다. 이 가운데 23명이 2000년 이후 수상했다.

수상 발표 직후 일본 주요 매체는 관련 소식을 일제히 속보로 전했다. 교도통신과 지지통신이 수상 소식을 타전했고, 요미우리신문·아사히신문·니혼게이자이신문 등은 홈페이지 최상단에 기사를 배치했다.

도쿄이과대에도 축하 분위기가 이어졌다. 학생들은 교도통신에 "예상 밖이었다"며 "열심히 공부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소아이 교수의 고향인 히로시마현 마을 이장은 "지역 출신 인사가 세계적인 권위가 있는 상을 받게 돼 정말 경사스러운 일"이라며 "주민들과 함께 축하의 뜻을 전하고 싶다"고 밝혔다.

김소연 한경닷컴 기자 sue12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