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가덕도신공항 공사를 맡은 대우건설 컨소시엄이 매립지의 연약 지반 개량을 위한 공법 검증에 나섰으나 적합성 판정을 확보하지 못했다는 한국경제신문 단독 보도다. 사업비만 10조7000억원인 가덕도신공항은 가덕도 대항항과 외양포항, 새바지항 인근 바다를 매립해 연결하는 구조로 건설된다. 바닷물을 빼내고 지반을 단단하게 다지는 작업이 필수라는 점에서 공사가 제대로 진행될지 우려할 수밖에 없다.

지난 7월 대우건설은 연약 지반에 인공 배수재를 삽입해 물을 빼내고 다지는 해상 연직배수(PBD) 방식을 핵심 공법으로 채택해 시험 시공에 나섰다고 한다. 하지만 전체 시험 시공 구간의 11%에서 배수재가 지층을 제대로 뚫지 못했다. 정밀한 공항 활주로 시공을 위해서는 그냥 넘어갈 문제가 아니다. 논란이 일자 국토교통부와 대우건설은 장비 개선과 함께 2차 시공성 검증을 통해 보완하겠다는 입장을 내놨다.

해상 PBD는 홍콩 첵랍콕공항 등에 적용된 공법이지만 국내에서는 아직 대형 프로젝트에 쓰인 전례가 없다. 2년 전 현대건설이 사업을 추진할 당시에도 부등침하 우려가 제기된 공법이기도 하다. 이 때문에 건설업계에서도 단기간에 실효성 있는 대책이 나올지 궁금해하는 상황이다.

정부는 2035년 가덕도신공항 개항을 목표로 공사를 밀어붙이고 있다. 당장 11월에 진입로 등 우선 시공분 공사를 시작하고 내년 상반기에 본공사에 들어갈 계획이다. 하지만 공항은 입지 안전성이 중요하고 초정밀 시공도 필수다. 엄청난 예산이 들어가는 만큼 경제성도 따져봐야 한다. 그런 점에서 무작정 서두르는 게 능사가 아니라는 국민이 적지 않다.

대우건설 컨소시엄은 공사비 6200억원 증액을 요구하고 있다. 공사비가 늘면 가뜩이나 낮은 사업성이 더 떨어질 수밖에 없다. 입지 타당성 논란도 계속되고 있다. 항공조종사협회는 “가덕도신공항 부지는 조류 충돌 위험이 무안공항의 수백 배에 달한다”는 의견을 냈다. 부산 환경·시민단체로 구성된 가덕도신공항반대시민행동이 사업 재검토를 요구하고 있다. 정치적 이유로 조기 착공에만 집착해선 안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