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믹스스포츠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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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프채의 헤드와 손잡이를 잇는 샤프트에 첨단 소재 경쟁이 붙었다. 얇은 탄소섬유와 보론 섬유에 이어 형상기억합금까지 등장했다. 정상급 프로 선수들의 사용 실적을 앞세운 후지쿠라 ‘벤투스’, 미쓰비시케미컬의 텐세이 등 신제품이 줄줄이 가세하면서 프리미엄 샤프트 시장의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고급 소재와 한정판을 내세운 제품 중에는 샤프트 가격만 200만원에 달한다.

'텐세이 신형 오렌지' 국내 출시

8일 골프업계에 따르면 미쓰비시케미컬의 ‘텐세이 1K 프로 오렌지 RIP+’가 지난달 14일 국내에 출시됐다. 소비자가격은 65만원이다. 지난 7월부터 미쓰비시 골프 샤프트의 국내 공식 수입·유통을 맡은 믹스스포츠가 공급한다.

신형 텐세이 오렌지 샤프트는 무게중심을 손잡이 쪽에 두는 ‘카운터밸런스’ 설계를 유지하면서 소재 배치와 휘어지는 특성을 바꿨다. 종전에는 손잡이 쪽에 텅스텐 소재를 더해 균형을 맞췄지만, 신제품은 성형 구조와 탄소섬유 적층 방식을 조정하고 신소재를 재배치했다.
미쓰비시케미컬이 지난달 국내에 출시한 ‘텐세이 1K 프로 오렌지 RIP+’ 샤프트. 손잡이 쪽에 무게중심을 두고 끝부분에 초박형 탄소섬유와 보론 섬유를 적용했다. 믹스스포츠 제공
미쓰비시케미컬이 지난달 국내에 출시한 ‘텐세이 1K 프로 오렌지 RIP+’ 샤프트. 손잡이 쪽에 무게중심을 두고 끝부분에 초박형 탄소섬유와 보론 섬유를 적용했다. 믹스스포츠 제공
이 설계는 클럽을 맞춤 제작하는 피팅 과정에서 선택지를 넓혀준다. 클럽을 휘두를 때 느껴지는 헤드 쪽 무게 부담을 조절해 샤프트 길이를 늘리거나 더 무거운 헤드를 장착할 여지를 만드는 것이다. 미쓰비시는 손잡이부터 끝부분까지 휘어지는 흐름도 매끄럽게 다듬어 부드러운 타구감을 구현했다.

헤드와 연결되는 끝부분에는 독자 적층 공법인 ‘RIP+’를 적용했다. 비틀림을 제어하는 일부 탄소섬유 층을 바깥쪽으로 옮기고, 초박형 탄소섬유 소재와 보론 섬유를 조합했다. 탄소섬유 1000가닥을 한 다발로 묶어 짠 ‘1K 카본 원단’도 기존보다 끝부분에 가깝게 배치했다. 무게 증가를 억제하면서 임팩트 순간의 변형을 줄이는 것이 목표다.

초박형 탄소섬유·형상기억합금 소재 경쟁

후지쿠라는 지난 1월 9일 ‘벤투스 TR 블루 벨로코어 플러스’를 글로벌 시장에 출시했다. 섬유 다발을 얇고 넓게 펼쳐 짠 보강 직물인 ‘스프레드 토’와 여러 소재를 조합한 ‘벨로코어 플러스’ 기술을 적용했다. 기존 TR 블루의 중간 탄도·낮은 스핀 특성을 유지하면서 스윙 중 안정성과 타구의 일관성을 높였다는 게 회사의 설명이다. 미국 권장소비자가격은 350달러(약 47만원)다.

벤투스의 인지도를 뒷받침하는 것은 투어 실적이다. 후지쿠라는 지난해 남자 골프 4대 메이저대회 우승자들이 모두 드라이버에 벤투스 블랙을 장착했다고 밝혔다. 회사에 따르면 지난해까지 5년 연속 PGA투어에서 가장 많이 사용된 드라이버 샤프트 브랜드도 후지쿠라였다. 우승자들이 사용한 블랙은 신형 TR 블루와 다른 모델이지만, 같은 벤투스 제품군의 이름을 알리는 역할을 한다.

트루템퍼의 프로젝트X ‘타이탄 블랙’은 탄소섬유의 배열로 차별화했다. 손잡이 쪽의 탄성을 살리면서 중간부터 끝부분으로 갈수록 단단해지는 구조다. 여러 방향으로 배치한 탄소섬유로 외부를 보강하는 ‘시넥스’ 기술도 적용했다. 스윙 때 힘을 받은 샤프트의 단면이 타원형으로 변형되는 현상을 억제한다는 설명이다. 미국 공식 판매가는 350달러(약 47만 원)다.

티타늄 앞세운 샤프트도 속속 등장

금속 소재를 활용한 제품도 등장했다. 1995년 설립된 일본 골프 샤프트 개발·판매업체 에스트릭스는 지난 7월 ‘이그노바 BX’를 선보였다. 샤프트 끝부분에 니켈·티타늄 합금의 금속선을 복합 성형한 제품이다. 변형된 뒤 원래 형태로 돌아가려는 성질을 활용해 임팩트 순간 헤드의 흔들림을 줄이고 힘을 전달한다. 제조사의 권장소비자가격은 6만6000엔(약 56만원)이다.

티타늄 소재를 앞세운 국내 브랜드 '몬스타 샤프트'도 주목받고 있다. 드라이버용 ‘풀티타늄 더블킥’과 ‘블랙라벨’, ‘마스터스 한정판 더블티탄’ 등으로 제품군을 넓혀 골퍼들의 선택지를 다양화했다. 공식 소비자가격은 각각 110만원, 150만원, 200만원이다.소재와 설계에 차별점을 둔 제품부터 한정판까지 선보이며 프리미엄 샤프트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업체들이 공통으로 내세우는 것은 비거리와 방향성이다. 이를 구현하는 방식은 탄소섬유의 두께와 배열, 금속 보강재, 무게중심 설계 등으로 갈린다. 골프용품업계 관계자는 “샤프트 경쟁의 핵심은 비거리를 늘리면서 방향성을 유지하는 것”이라며 “업체마다 탄소섬유의 두께와 배열을 바꾸거나 금속 소재를 보강하고 무게중심을 조절하는 등 서로 다른 방식으로 해법을 찾고 있다”고 말했다.
샤프트만 200만원…3040 골퍼 홀리는 '프로의 선택' [프라이스&]
권용훈 기자 fac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