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동석 인사혁신처장이 7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행정안전위원회의 중앙선거관리위원회 등에 대한 국정감사에 출석해 업무보고를 하고 있다.  사진=뉴스1
최동석 인사혁신처장이 7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행정안전위원회의 중앙선거관리위원회 등에 대한 국정감사에 출석해 업무보고를 하고 있다. 사진=뉴스1
국가공무원 면접시험에서 정장 구두를 신은 응시자에게 덧신을 씌우겠다는 인사혁신처 방침이 국정감사 도마에 올랐다. 최동석 인사처장이 여성 수험생의 화장과 하이힐을 언급하며 시험장 소음을 줄이기 위한 조치라고 설명하자 여당 의원들도 “상식을 초월한다”고 비판했다. 최 처장은 해당 방침을 매년 시행해왔다고 답변했다가 오후 국감에서 이를 정정하고 사과했다.

"구두 위 덧신은 소음방지책"

7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의 인사처 국정감사에서 여당 간사인 윤건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국가공무원 면접시험 복장 지침의 적절성을 따져 물었다. 앞서 인사처는 지난달 10일 공고를 통해 이달부터 면접시험에서 간편한 옷차림을 권장하고 남녀 모두 정장 착용을 지양하도록 했다. 넥타이와 정장 구두 착용은 금지하고, 이를 착용하고 온 응시자는 넥타이를 풀거나 구두에 덧신을 씌우도록 했다.

윤 의원은 면접 복장을 간소화하는 취지에는 공감한다면서도 “구두를 신고 왔다고 덧신을 씌워서 면접을 보겠다는 발상이 문제 있는 것 아니냐”고 지적했다. 이어 “이런 것들이 우리 정부에 무슨 도움이 되겠나”라며 “오히려 비아냥거리만 되지 않겠나”라고 비판했다.

최 처장은 채용 담당 부서의 입장을 받아들여 허용한 조치라고 설명했다. 그는 “특히 여성 수험생들이 풀 메이크업을 하고 정장을 입고 뾰족구두를 신고 오면 거기 카펫이 깔린 데도 아니고 소음 방지 대책도 있는 게 아니지 않느냐”고 말했다. 구두 소리가 다른 응시자에게 불편을 줄 수 있어 덧신을 제공한다는 취지다.

이에 윤 의원은 “복장을 편하게 입고 오라고 권하면 되는 것이다. 그게 상식”이라고 반박했다. 최 처장이 편한 복장을 권해도 구두를 신고 오는 응시자가 있다고 답하자 윤 의원은 “하이힐이 다른 사람들에게 불편을 주는 것이라는 발상은 정말 상식을 초월한다”고 말했다. 같은 당 박정현 의원도 “그럼 여성들은 구두를 신지 말아야 하느냐”며 항의했다. 최 처장이 산책할 때 입는 평상복을 예로 들었지만 박 의원은 “구두는 평상복이 아니냐”며 맞받아치며 갑론을박이 이어졌다.

지침 시행 시점을 둘러싼 답변도 논란이 됐다. 최 처장은 오전 질의에서 해당 방침이 “금년에 갑자기 된 것은 아니고 계속 매년 해왔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오후 국감에서 해당 공고에 명시된 적용 시점이 ‘2026년 10월부터’였던 것으로 확인됐다.

윤 의원은 이를 지적하며 인사처 간부들이 찾아와 최 처장의 오전 답변이 사실과 다르다고 설명했다며 정정과 사과를 요구했다. 최 처장은 “윤 의원 질문에 제가 잘못 답변한 것은 맞다”며 “윤 의원뿐만 아니라 여러 의원들께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린다”고 말했다.

인사처 "조기 승진 경로 확대 등 처우 개선 나설 것"

이날 국감에서는 인사처가 추진하는 복무관리 대책의 실효성도 도마에 올랐다. 윤 의원은 초과근무수당 부정 수령을 막기 위한 시간당 근무기록 입력 방안과 심리적 고위험군 공무원을 대상으로 한 ‘긴급 직무휴지’ 제도를 지적했다. 근무기록 입력의 실효성이 부족하고 긴급 직무휴지도 기존 병가와 차별성이 크지 않다며 보여주기식 대책이라고 비판했다.

한편 인사처는 이날 업무보고에서 지식·암기 위주의 9급 시험과목을 종합적 사고력을 평가하는 공직적격성평가(PSAT)로 전환하는 등 문제해결능력 중심의 인재 선발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공무원의 자율적인 직무학습을 지원하는 학습비 계좌를 도입하고 역량 있는 공무원의 조기 승진 경로도 확대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청년·지역 인재의 공직 진출 기회를 넓히고 저연차 공무원의 보수와 복리후생도 강화한다. 여성 고위공무원 비율 확대와 장애인 공무원 근무여건 개선, 재해 예방부터 보상·재활·직무 복귀까지 이어지는 지원체계 구축도 추진한다. 적극행정 공무원은 보호하되 소극행정에 대한 징계와 공직 내 마약 유입 방지, 고위공직자 재산 관리는 강화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김영리 기자 smart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