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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쌍방울 대북송금 사건으로 징역 7년8개월이 확정된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 측이 이재명 대통령을 향해 "더 이상 기다리기는 힘들다"며 가석방을 요구하고 나섰다.

7일 문화일보에 따르면 이 전 부지사의 변호인인 김광민 변호사는 "이 전 부지사가 형 복역 기간이 5년째에 접어들면서 이 대통령에게 매우 화가 나 있는 상태"라고 말했다.

김 변호사는 "이 대통령 사건과 연루된 김용 전 민주연구원 수석부원장, 정진상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실 정무조정실장, 대장동 일당은 모두 석방된 상태인데 이 전 부지사만 계속 수감돼 있다"며 "이 전 부지사도 '(이 대통령이) 나를 수년째 방치하고 있어 서운하다'는 취지의 심경을 여러 차례 밝혔다"고 전했다.

그는 "이 대통령 측에 여러 통로를 통해 가석방해달라는 의사를 전달했지만 '노력하고 있다'는 얘기만 할 뿐 움직이지 않고 있다"며 "더 이상 기다리기는 힘들다"고 강조했다. 가석방이 이뤄지지 않을 경우 고려하는 방안이 있느냐는 질문에는 "할 때가 되면 하겠다"며 구체적인 언급은 피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변호사는 해당 인터뷰 후 '표현이 지나치다'는 비판의 목소리를 들었다며 "대북송금 사건이 조작됐다고 결론 내 놓고서는 정작 그 사건으로 5년째 수감 중인 사람을 철저히 방치하고 있는 현실이 훨씬 더 심하고 잔인한 것 아니냐"고 반박의 글을 올리기도 했다.

실제로 김 전 부원장은 지난해 8월 대법원의 보석 허가로 풀려나 상고심 판결을 기다리고 있고, 정 전 실장도 2023년 4월 보석으로 석방돼 1심 재판을 받고 있다. 대장동 민간업자들 역시 1심에서 실형을 선고받았으나 구속기한 만료와 보석으로 모두 풀려나 항소심 재판을 받고 있다. 다만 이들은 형이 확정되지 않은 미결 상태인 데 비해 이 전 부지사는 형이 확정돼 복역 중이라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이 전 부지사는 대북송금 사건 관련 외국환거래법·정치자금법 위반 등 혐의로 징역 7년8개월형이 확정돼 2022년 9월 말부터 수감 중이다. 대북송금 사건의 핵심 당사자인 이 전 부지사 측이 장기 수감에 대한 불만을 공개적으로 드러내면서 파장이 예상된다.

앞서도 김 변호사는 SNS를 통해 이 대통령에게 직접 석방을 요구해왔다. 그는 지난달 12일 "대북송금이 정말 조작이면, 공소취소를 외치기 전에 이화영부터 당장 석방해야 하는 것 아닙니까?"라는 글을 썼다. 이튿날에는 "대통령님, 이화영 5년째 수감 사유가 대북송금이 진실이기 때문이라면 2024고합474 사건(피고인 이재명, 이화영) 변호인인 저는 어떻게 변론해야 합니까?"라고 적었다.

그는 2024년 6월 1심 재판부가 이 전 부지사에게 징역 9년6개월형을 선고하자 선고 직후 자신의 페이스북에 욕설을 연상시키는 자음 'ㅆㅂ'을 올려 논란이 됐다. 당시 그는 취재진에게 판결을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다며, 재판부가 김성태 전 쌍방울 회장은 정직하고 이 전 부지사는 거짓말쟁이라는 전제를 깔고 재판했다고 비판했다.

지난해 8월 광복절 특별사면 명단에서 이 전 부지사가 제외된 뒤에는 수원구치소에서 접견하며 받은 이 전 부지사의 친필 메모를 페이스북에 공개했다. 메모에는 검찰에 의한 '대북송금 조작 사건'의 진상을 반드시 규명하겠다는 내용과 함께, 몸은 아프지만 묵묵히 견디고 있다는 심경이 담겼다. 김 변호사는 당시 이 전 부지사가 사면 제외로 아쉬운 내색을 보였고, 수형 생활 스트레스로 체중이 줄고 치아가 빠지는 등의 증상이 있다고 했다.

이 전 부지사가 사면·복권을 공개적으로 요구하자 정치권에서는 논란이 일었다.

나경원 국민의힘 의원은 7일 "이화영 전 평화부지사가 가석방을 요구하며 이재명 대통령을 향해 분노를 터뜨렸다"면서 "본인만 감옥에 버려져 철저히 ‘토사구팽’ 당했다는 뒤늦은 깨달음이다"라고 주장했다.

나 의원은 "당장 감옥 문을 열지 않으면 '대북송금의 진짜 윗선이 이재명 지사였다'고 폭로하겠다는 노골적인 공개 협박이나 다름없다"면서 "대체 이재명 대통령은 이 전 부지사에게 무엇을 약속했는가"라고 물었다.

이어 "중범죄자가 감옥에서 피의자인 현직 대통령을 마치 빚쟁이 채근하듯 '내 죄를 사하라'며 호통치는 기막힌 촌극"이라며 "이게 과연 정상적인 나라인가"라고 비판했다.

가석방은 대통령이 아니라 법무부 가석방심사위원회 심사를 거쳐 법무부 장관이 허가한다.

당시 대북송금 수사를 맡았던 박상용 검사는 이화영 측에 유리한 쌍방울 주가조작 관련 문건을 압수수색 절차에 따라 압수했고, 법원에도 제출했지만, 모두 증명력이 배척됐다고 말했다.

이어 압수수색 관련해선 영장에 제시된 내용의 관련성에 따라 문건을 선별하도록 돼 있다며, 소속 기관장의 허가에 따라 합법적으로 진행된 통상적 절차를 잘못된 것처럼 호도한다고 지적했다.

박 검사는 지난 1일 페이스북을 통해 9월 30일 개최한다던 검사 징계위원회가 10월 초순으로 미뤄졌고, 아직도 아무런 통보가 없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박상용에 대한 징계를 수단으로 대북송금 사건 기소의 적법성에 흠집을 내고 이를 빌미로 이화영을 사면하려고 하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쌍방울 대북송금' 사건은 경기도의 북측 협력사업 추진 과정에서 쌍방울 그룹이 북한에 스마트팜 사업 지원비와 당시 경기도지사였던 이재명 대통령의 방북비용 약 800만 달러를 대납했다는 의혹이다.

이미나 한경닷컴 기자 help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