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배우 양자경(량쯔충)이 7일 부산 해운대구 영화의전당 비프힐에서 열린 ‘제31회 부산국제영화제’(BIFF) 올해의 아시아영화인상 기자회견에 참석해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뉴스1
영화배우 양자경(량쯔충)이 7일 부산 해운대구 영화의전당 비프힐에서 열린 ‘제31회 부산국제영화제’(BIFF) 올해의 아시아영화인상 기자회견에 참석해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뉴스1
“부산국제영화제처럼 저도 오랜 시간 이 길을 걸어왔습니다. 우리는 아시아에서 시작해 세계로 향해 달렸고, 어떤 방식으로든 그걸 이뤘다고 생각합니다.”

7일 부산 우동 영화의전당에 모습을 드러낸 배우 양자경은 “영화 없이 어떻게 살아야 할지 모르겠다”며 이렇게 말했다. 15년 만에 찾은 부산국제영화제(BIFF)를 마치 오랜 세월 같은 목표를 이루기 위해 노력한 동료처럼 표현하며 남다른 감회를 드러냈다.

양자경은 전날 ‘제31회 BIFF’ 개막식에서 아시아 영화산업과 문화발전에 기여한 영화인에게 주는 ‘올해의 아시안영화인상’을 받았다. 수상을 기념해 이날 열린 기자회견에 나선 그는 “내게 연기는 인생 자체”라며 감사를 전했다.

양자경은 아시아를 넘어 국제 영화사에 이름을 남긴 아시아 배우로 손꼽힌다. 말레이시아 출신으로 홍콩 영화계에서 활동을 시작한 그는 1985년 ‘예스마담: 황가사저’로 스크린에 데뷔했다. ‘폴리스 스토리3- 초급경찰’(1992) ‘와호장룡’(2000) 등 인기작에 출연해 남성 중심의 틀을 깨고 여성의 정체성을 각인시키는 연기로 호평받았다.

미국 할리우드 영화인 ‘에브리씽 에브리웨어 올 앳 원스’(2022)로 아시아계 배우로는 처음으로 미국 아카데미시상식(오스카상) 여우주연상을 받았고, 올해 2월 열린 베를린 국제영화제에선 아시아 여성 최초로 명예 황금곰상을 받으며 세계적인 배우로 인정받았다.

이날 양자경은 아시아 여성 배우로 할리우드에서 생존하기까지의 고충을 밝혀 눈길을 끌었다. 그는 “할리우드에서 처음 받은 가장 큰 충격은 제가 ‘소수자’라는 사실이었다”라며 “주어지는 역할도 많지 않았고, 대부분 고정관념에 갇힌 역할이 많았다”고 했다. 이런 이유로 양자경은 “윤여정 배우가 아시아 배우 최초로 오스카상 여우조연상을 받아 위상을 높였다”라고도 했다.

양자경은 한국 영화에 대한 애정도 드러냈다. 그는 “한국 음악과 음식, 그중에서도 한국 사람을 가장 좋아한다”며 “한국 영화가 정말 모범사례가 되고 있다”고 했다. 특히 이창동 감독의 신작 ‘가능한 사랑’을 언급하면서 “이창동 감독과의 작업을 기다리고 있다”며 “박찬욱, 봉준호 감독과도 작업해보고 싶다”고 했다.

올해 BIFF에서 양자경은 갈라 프레젠테이션에 초청된 신작 ‘우리 할머니는 큐브왕’으로 관객과 만난다. 모든 것을 잃고 양로원에서 지내는 노인이 한때 큐브 세계 챔피언이었던 청년을 만나 새로운 도전에 나서는 이야기다. 양자경은 “수많은 가능성이 있는 큐브처럼 삶도 마찬가지”라며 “나이가 많아도 기회는 찾아올 수 있기에 포기하지 말라는 메시지를 전하고 싶었다”고 했다.

유승목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