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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산업 지방이전’ 마지막 퍼즐…부산 기장촬영소 가보니
영진위 부산기장촬영소
국내 최대 공공 종합촬영소
2027년 상반기 정식 개관
첨단 스튜디오·야외촬영장 갖춰
국내 최대 공공 종합촬영소
2027년 상반기 정식 개관
첨단 스튜디오·야외촬영장 갖춰
그러나 부산을 ‘영화의 도시’라 부르기엔 다소 어색한 감이 있다. 영화를 통째로 제작할 만한 대규모 촬영소가 없었기 때문이다. 인프라가 없다 보니, 실제 제작 현장은 여전히 서울과 대형 스튜디오들이 집적한 파주 등 수도권을 중심으로 돌아간다. 영화 한 편에 투입되는 수십 억원의 제작비와 수백 명의 인력이 오가며 발생하는 경제효과는 제한적일 수밖에 없었다.
지난 1일 부산 기장군 기장도예촌 산길을 따라 들어가자 거대한 회색 건물 세 동이 모습을 드러냈다. 최근 준공된 부산 기장촬영소다. 전체 부지만 15만8412㎡(약 4만8000평)에 달하는 국내 최대 규모의 공공 촬영 스튜디오다. 현장에서 만난 영진위 관계자는 “한국영화 제작 경쟁력을 한 단계 끌어올릴 장소”라고 했다. 20년간 추진한 ‘영화의 메카’의 마침표라는 뜻이다.
853억 들인 최첨단 스튜디오
부산기장촬영소는 영진위 부산 이전을 추진한 2005년부터 논의됐던 주요 사업이다. 건립 재원이 될 기존 공공촬영소인 남양주종합촬영소 매각이 13차례 유찰되는 등 부지선정과 사업비 문제로 계획이 차질을 빚었다. 2015년 문체부와 영진위·부산시·기장군이 기장 장안읍에 촬영소 부지를 확정하고, 이듬해 남양주종합촬영소를 부영그룹이 1100억원에 매입하면서 사업에 물꼬를 텄다. 기본계획을 마련한 지 8년 만인 2024년 첫 삽을 떠 지난달 사용승인을 받았다. 건립까지 토지매입비(193억원)와 건축비(660억원) 등 853억원을 투입했다.
서정연 영진위 촬영소운영팀 대리는 “촬영수요 증가로 수도권에 급하게 지은 스튜디오 상당수가 가설건물이라 방음 등 음향과 항온·항습 등에 취약하고 원활한 미술·무대장치를 위한 유효고 등 인프라가 부족하다”며 “기장촬영소는 촬영 등 제작인력의 작업 편의성을 고려해 지은 첨단 스튜디오”라고 설명했다.
이 중 스튜디오 3은 연내 입찰 계약을 통해 대형발광다이오드(LED) 패널을 설치한 버추얼프로덕션(VP)으로 꾸민다. 카메라 여러 대가 다양한 각도에서 동시에 촬영할 수 있도록 LED 월을 ‘U자형’으로 둘러 설치하는 게 특징이다. 세계적인 영화장비사 아리(ARRI)가 영국 런던에서 운영하는 VP 스튜디오의 구조에서 착안한 것으로, 국내에선 기장촬영소가 처음이다.
“영화시장 제작 물꼬 튼다”
첨단 제작 환경은 매력적이지만 문제는 거리다. 제작사와 배우·스태프 대다수가 수도권에 기반을 두고 있다는 점에서다. 영화나 시리즈 한 편을 찍으려면 몇 달씩 제작인력들이 스튜디오에 출근 도장을 찍어야 한다. 전국 실내 촬영 스튜디오 80% 이상이 수도권에 자리 잡은 이유다. CJ ENM과 넷플릭스는 각각 파주·연천 등 서울 출퇴근이 가능한 지역을 거점으로 삼고 있다.
영진위는 장기적으로 기장촬영소를 아시아 영화제작의 거점으로 키운다는 구상이다. 최근 일본과 대만 영화계에서 국제 공동제작이 활발해지고 있지만 제작 인프라는 상대적으로 부족하다는 점에서다. BIFF 등 영화 유통 플랫폼을 갖춘 부산은 해외 제작사를 끌어들이기 유리하다. 실제로 6일 개막하는 BIFF에 상영되는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의 영화 ‘룩백’ 제작사가 영화제 중 기장촬영소를 방문할 예정이다. 영진위는 이달 내 공모를 거쳐 첫 시범 촬영작을 선정한 후 내년 상반기 정식 개관할 예정이다.
부산=유승목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