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주거포럼 참석자들 /박종필 기자
서울주거포럼 참석자들 /박종필 기자
전·월세 불안의 원인이 임대주택을 공급해 온 주체를 시장에서 밀어낸 규제에 있다는 주장이 나왔다. 전문가들은 다주택자와 기업형 임대사업자에게 걸린 규제를 풀어야 전월세 시장이 안정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서울시는 7일 한국도시부동산학회, 한국부동산분석학회, 서울연구원과 함께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2026 서울주거포럼'을 열고 전월세시장 현황 진단과 안정화 방안을 논의했다. 기조발제를 맡은 이창무 한양대 교수는 "월세, 전세, 매매가 모두 동반 급등하는 트리플 강세 시장이 유지되고 있다"며 "근본 원인은 공급 부족이지만 규제가 그 강도를 더 강화시키는 방향으로 작동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 교수가 내놓은 해법은 규제 완화다. 그는 "비아파트와 다가구 공급을 늘리려면 다주택자 규제 완화가 가장 중요하다"고 했다. 양도소득세·종합부동산세 중과 등 다주택자를 옥죄는 규제를 풀어야 한다는 주장이다. 토지거래허가구역에 대해서는 지난해 10·15 대책 이후 전월세 거래량이 반토막 난 점을 짚어 "토허구역을 걷어내는 것이 전월세 안정의 핵심"이라고 했다.

이상영 명지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전문 임대관리회사를 키워야 한다고 제안했다. 그는 "상업용 빌딩은 지난 20년간 소유와 관리가 분리되면서 전문회사가 운영하는 체계로 완전히 바뀌었는데, 임대주택만 집주인이 알아서 세입자를 관리하는 구조에 머물러 있다"며 "민간임대주택특별법에 기업형 민간임대사업자 정의를 신설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공유 주거시설 브랜드 '맹그로브'를 운영하는 조강태 MGRV 대표는 임대주택을 꾸준히 공급할 주체의 부재를 꼽았다. 그는 "임대시장의 80%가 민간인데 그 대부분이 개인이고 기업형은 1% 안팎"이라며 "사회적 의무를 부여한 한국형 기업형 임대주택을 제도화해 꾸준히 공급할 전문기업을 키워야 한다"고 제안했다.

김준형 명지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공공 부문에서 장기전세주택의 역할 재정립을 제안했다. 그는 "장기전세는 자가 마련의 밑천을 늘려주는 주거 사다리 역할을 해왔지만, 서울에서 이를 희망하는 가구가 91만5000가구에 이르는 데 비해 공급은 4만 가구에 그친다"며 "20년인 거주 기간을 단축하고 할부·지분형 등 자산 축적 프로그램과 결합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박종필 기자 j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