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수 삼양식품 회장. /사진=박상경 기자
김정수 삼양식품 회장. /사진=박상경 기자
"'짜르르'는 제품을 기획할 때부터 계속 먹어보고 업그레이드하면서 정말 빨리 소비자들에게 선보이고 싶었다. 진정한 짜장면의 맛을 라면으로 재현해드리고 싶다는 생각에서 만든 제품이다. 직접 짜르르를 먹어보니 속에서 ‘자르르’하고 내려가는 맛있는 느낌이 아주 좋다. 정말 맛있게 먹고 있다."

'불닭 신화'의 주역 김정수 삼양식품 회장(사진)은 신제품 프리미엄 짜장라면 '짜르르'를 소개하며 이 같이 말했다. 삼양식품은 7일 서울 명동사옥에서 짜르르 미디어 시식회를 열고 제품의 기획 배경과 연구개발 과정을 공개했다. 행사에는 채혜영 상품본부장, 이병훈 연구소장 등 주요 임직원이 배석해 지난해 '삼양 1963'에 이어 우지(소기름) 유탕 기술을 짜장라면으로 확장한 배경과 현장 검증 결과를 상세히 설명했다.

전국 맛집 100곳 탐방과 450번의 실험

채혜영 삼양식품 상품본부장. /사진=박상경 기자
채혜영 삼양식품 상품본부장. /사진=박상경 기자
짜르르의 출발점은 정체된 짜장라면 시장에 대한 분석이었다. 이날 발표자로 나선 채 본부장은 "짜장라면은 1970년 출시 이후 약 60년의 역사를 가졌음에도 매년 시장 규모가 감소하는 정체된 카테고리"라며 "소비자 보이스를 분석한 결과 '옛날 그 맛이 아니다', '단짠 조화가 맞지 않는다' 등 맛에 대한 불만족이 가장 컸다"고 설명했다.

이를 돌파하기 위해 삼양식품 연구소는 이론이 아닌 현장에 답을 두고 개발에 착수했다. 이 소장은 "전국의 짜장 맛집 100여 곳을 직접 찾아다니며 볶음향과 농도, 조리 특징을 분석했다"며 "연구실에서 1년 반 동안 450회가 넘는 배합 실험을 거쳐 액상소스를 완성했다"고 밝혔다. 분말소스가 지닌 향미 휘발과 뭉침 현상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고온 로스팅 춘장과 채소·소고기 풍미를 담은 액상소스를 택했다는 설명이다.

면 역시 300회가 넘는 배합 실험을 거쳐 짜르르 전용으로 재설계됐다. 우지로 면을 튀겨 특유의 고소함을 살리는 동시에 두툼하고 치밀한 반죽으로 진한 소스를 머금고도 쉽게 퍼지지 않는 쫄깃한 식감을 구현했다. 특히 조리 시 물을 버리지 않고 면수와 소스를 그대로 섞어 우지의 풍미가 자연스럽게 어우러지도록 한 조리법도 적용됐다.

출시 2개월 만에 MS 2위…출시 100일 앞두고 누적 1천만 개 판매 기염

이날 미디어 시식회에서 신제품 짜르르와 우지파개장을 맛볼 수 있었다. /사진=박상경 기자
이날 미디어 시식회에서 신제품 짜르르와 우지파개장을 맛볼 수 있었다. /사진=박상경 기자
시장 반응은 수치로 입증되고 있다. 지난 7월 출시된 짜르르는 발매 초기 온라인 사전 예약과 초도 물량이 빠르게 소진되며 일시적으로 공급 부족을 겪기도 했다. 현재는 공급 체계를 완전히 안정화한 상태다.

출시 후 두 달 만에 국내 짜장라면 시장점유율 2위로 올라섰으며, 출시 100일을 앞둔 현재 누적 판매량 1000만 개를 돌파했다. 삼양식품은 올해 연내 매출 100억원 달성을 확신하고 있다. 기존 장수 브랜드 '짜짜로니'와의 카니발라이제이션(자기잠식) 우려 역시 기우였다. 질의응답에 나선 회사 측은 기존 짜짜로니 역시 전년 누계 대비 매출이 5% 성장하며 순증 효과를 거두고 있다고 밝혔다.

'우지 유니버스' 확장과 글로벌 공략…포트폴리오 다각화 나선다

사진=박상경 기자
사진=박상경 기자
이날 간담회에서는 향후 '우지 유니버스'의 확장 전략과 글로벌 공략 청사진도 제시됐다. 일반 짜장라면 대비 다소 높은 가격대에 대해 삼양식품은 두툼한 우지 유탕면과 자체 개발 액상스프, 비프 다이스 후레이크 등 프리미엄 사양을 종합적으로 반영한 결과라며, 저가 라인과 프리미엄 라인을 아우르는 포트폴리오 확장 전략의 일환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해외 수출과 관련해서는 국가별 우지 규제에 맞춰 클리어파이 작업을 거친 상태로, 이미 '삼양 1963'이 미국 H마트와 일본 세븐일레븐 등에 입점해 판매를 시작했다고 전했다. 삼양식품은 향후 규제가 허용되는 선에서 R&D 검토를 거쳐 우지 라인업을 글로벌 시장으로 순차 확대할 계획이다.

채 본부장은 "우지를 활용한 라인업 확장은 단발성 신제품 출시를 넘어 삼양식품의 핵심 헤리티지를 다지는 작업"이라며 "앞으로도 우지의 깊은 맛을 강조하는 다양한 플레이버와 제형 변화를 통해 '우지 유니버스'를 지속해서 넓혀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박상경 한경닷컴 기자 highseou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