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빙빙, 샤를로트 갱스부르, 양자경 /사진=뉴스1,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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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일 밤 진행된 제31회 부산국제영화제(BIFF 2026) 개막식 레드카펫은 지구촌 각지에서 모여든 글로벌 스타들로 뜨겁게 달궈졌다. 국경과 장르를 넘나드는 독보적인 아우라를 뿜어낸 이들은 개성 만점의 스타일링을 과감하게 선보이며 플래시 세례의 주인공이 됐다.

가장 먼저 카메라 세례를 한몸에 받은 이는 붉은빛 크롭톱과 우아한 실루엣의 드레스를 완벽하게 소화해 낸 배우 판빙빙이었다.
사진=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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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빙빙은 이번 영화제에서 웨인 왕 감독의 신작 '미친 노인의 일기'로 관객들을 만난다. 할리우드에서도 아시아계의 정체성을 굳건히 지켜온 웨인 왕 감독이 메가폰을 잡은 이 작품은 다니자키 준이치로의 소설이 원작이다.

뇌졸중으로 신체가 마비된 70세 우츠기(릴리 프랭키)가 중국인 며느리 수수(판빙빙)에게 품는 묘하고도 관능적인 욕망을 짚어낸다. 릴리 프랭키의 노골적인 욕망 연기와 이를 신비로운 아우라로 받아내는 판빙빙의 앙상블은 금기야말로 욕망의 본모습임을 여실히 드러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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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프랑스 영화계의 대체 불가능한 뮤즈 샤를로트 갱스부르는 시스루 레이스가 돋보이는 블랙 드레스로 시크하면서도 파격적인 매력을 발산했다. 정형성을 거부하는 그만의 자유분방한 분위기는 현장의 시선을 단숨에 사로잡았다.

특히 샤를로트 갱스부르는 자기가 직접 지목한 라스 폰 트리에 감독의 '멜랑콜리아' 상영 이후 배우 정은채와 특별한 대담을 나눈다. 이 밖에도 '샤를로트 갱스부르, 프렌치 시크의 뮤즈'라는 타이틀의 씨네 클래스가 발걸음을 이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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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의 아시아 영화인상을 거머쥔 배우 양자경은 눈부신 은빛 스팽글이 가득 수놓인 오프숄더 드레스로 위엄을 뽐냈다.

중국계 말레이시아 국적으로 80년대와 90년대 홍콩 영화판을 주름잡았던 양자경은 이후 무대를 태평양 건너 할리우드로 옮겨 세계적인 명성을 다져왔다. 아시아계 배우 최초로 오스카 트로피를 품에 안은 세계적 스타다운 여유와 품격이 묻어나는 손짓으로 현장 분위기를 부드럽게 감쌌다.

부산국제영화제 무대에 오른 양자경은 "아시아 영화에 바친 삶을 인정받는 상을 받아 감격스럽다. 수많은 순간들이 저를 이끌었다"며 "이 축제는 동서양을 잇는 가교이자 아시아 영화가 거대한 목소리를 내도록 돕는 요람"이라고 소회를 밝혔다. 아울러 "저를 한 사람의 예술가로 빚어준 동료들과 스태프에게 진심으로 감사하다"고 덧붙였다. 양자경은 이번 영화제 기간 특별전 '모든 시간 모든 곳의 양자경'을 통해 영화 인생을 돌아본다.

한편 세계 영화계를 이끄는 대가들이 다채로운 화제작과 개성 넘치는 패션으로 레드카펫을 수놓은 가운데, 이번 제31회 부산국제영화제는 막을 올렸다. 행사는 6일 개막식을 시작으로 오는 15일까지 열흘 동안 부산 전역 8개 극장, 31개 스크린에서 이어진다.

전 세계 59개국에서 초청된 316편의 작품이 관객과 호흡하며, 최초 공개되는 월드 프리미어만 95편에 달해 기대감을 높인다. 아울러 '액터스 하우스'와 오픈 토크, 마스터 클래스를 비롯해 커뮤니티비프와 동네방네 비프 등 관객 밀착형 프로그램들이 부산을 거대한 영화의 바다로 물들인다.


부산=김예랑 한경닷컴 기자 yesr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