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와 무관한 이미지. 사진=게티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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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고령층이 나이가 들수록 주식을 줄이고 채권을 늘린다는 전통적인 은퇴 투자 공식에서 벗어나고 있다. 70세 이상 퇴직연금 가입자의 절반은 전문가들이 제시한 연령대별 기준치보다 주식을 더 많이 들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6일 글로벌 자산운용사 피델리티가 지난 5월 미국 기업의 확정기여형(DC) 퇴직연금인 401k 가입자 2560만 명의 자산 배분 현황을 분석한 결과 70세 이상 가입자 가운데 50%가 연령별 기준치보다 주식 비중이 높았다. 전체 가입자 중에선 34%가 기준치보다 주식을 더 많이 보유했다. 55~59세는 40%, 60~64세는 36%, 65~69세는 38%로 집계됐다. 은퇴가 가까워질수록 주식을 줄일 것이라는 통념과 달리 고령층 상당수가 주식 비중을 높게 유지하고 있는 것이다.

고령층은 미국 주식시장에서 차지하는 자산 규모도 압도적이다. 미국 중앙은행(Fed)의 올해 1분기 분배금융계정(DFA)을 토대로 계산하면 미국 가계가 보유한 기업 주식·뮤추얼펀드 자산 가운데 70세 이상이 가진 몫은 39.7%에 달했다.

외신들은 고령층이 공격적으로 투자하는 배경으로 장기간 이어진 증시 상승을 꼽는다. 채권 가격이 지지부진하면서 고령층도 ‘포모’(FOMO·소외 공포) 심리에서 자유롭지 않다는 것이다. 이코노미스트에 따르면 1980~2005년 미국 10년 만기 국채 수익률은 물가 상승률을 연평균 3.8%포인트 웃돌았지만 이후 격차는 0.5%포인트 미만으로 좁혀졌다. 채권만으로 물가를 웃도는 수익을 내기가 그만큼 어려워진 것이다. 반면 오랜 기간 증시가 상승해 주식 자산은 크게 불었다.

월가도 수요에 맞춰 움직이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은퇴 후에도 주식시장에 남아 있으려는 고령 투자자가 늘자 옵션형 상장지수펀드(ETF)가 ‘부머 캔디’(은퇴자를 위한 투자 상품)로 인기를 끌고 있다고 전했다. 특히 빠르게 커지는 분야는 옵션을 활용해 정기적인 분배금을 추구하는 파생상품 인컴 ETF다. 이 시장의 운용자산은 2021년 이후 연평균 70% 넘게 늘어 현재 약 1800억달러 규모로 증가했다.

박주연 기자 grumpy_ca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