쥬비스 성수점 전경. 쥬비스 다이어트 제공
쥬비스 성수점 전경. 쥬비스 다이어트 제공
“평소 식사는 몇 번에 하세요? 잠은 몇 시간 정도 주무시나요?”

지난 7일 서울 성수동에 있는 쥬비스다이어트 매장. 개인 컨설턴트가 다이어트 상담에 들어갔다. 체중 감량을 목표로 매장을 찾았지만 체중과 관련한 이야기는 거의 나누지 않았다. 컨설턴트는 식사 시간이나 식사 종류, 수면, 운동량, 활동량 등을 주로 물었다.

위고비와 마운자로 등 비만치료제가 빠르게 대중화하면서 체중관리 시장도 변하고 있다. 단번에 식욕을 억제해 체중 감량을 돕는 약물이 각광받는 지금 수백만원대 다이어트 업체들이 운영을 이어가는 이유는 무엇일까. 다이어트 전문점을 찾아 직접 관리 과정을 체험해봤다.

체중 감량보다 '이것'에 주력

상담을 마치자 신체 측정이 시작됐다. 체지방량과 근육량, 체수분 등 체성분을 측정한 뒤 컨설턴트가 결과를 설명했다. 쥬비스는 이 같은 신체 측정값에 스트레스와 영양 상태, 생활습관, 비만 환경 등을 더해 총 211가지 데이터를 분석한다고 설명했다. 이 회사는 지난 24년간 약 650만 건의 감량 데이터를 확보했다. 이는 개인별 관리 방향을 정하는 데 활용한다.
액티베이션 기기. 쥬비스 다이어트 제공
액티베이션 기기. 쥬비스 다이어트 제공
예컨대 같은 체중이라도 근육과 체지방 비율, 수면시간이나 식사 패턴이 다르면 관리 방법이 달라지는 식이다. 무조건 식사량을 줄이라는 식의 처방보다 현재 생활에서 어떤 습관을 바꿀 수 있는지를 찾는 데에 상당한 시간을 들였다. 쥬비스는 방문 전 설문과 현장 상담을 통해 목표 체중뿐 아니라 과거 감량 경험과 식사·수면·활동 패턴, 업무 일정과 생활환경 등을 함께 확인한다.

체중 관리는 별도의 1인실에서 진행됐다. 성수점은 다른 고객과 마주치지 않고 관리받을 수 있도록 모든 관리 공간을 프라이빗룸 형태로 구성했다. 일반적인 다이어트 센터보다는 호텔이나 고급 스파에 가까운 인상이었다. 업무 공간과 운동 공간을 마련했으며 향, 음악, 비즈니스 공간 등 고객 경험 요소도 강화했다.
마이크로프로 기기. 쥬비스 다이어트 제공
마이크로프로 기기. 쥬비스 다이어트 제공
관리실에는 몸을 눕히거나 특정 부위를 감싸 사용하는 형태의 장비들이 놓여 있었다. 헬스장에서 볼 법한 운동기구라기보다는 병원이나 에스테틱에서 사용하는 관리장비에 가까운 모습이다. 상담 내용과 체성분, 당일 컨디션을 토대로 듀얼텐과 림프순환기기, 마이크로프로 등의 기기 가운데 필요한 프로그램을 정하게 된다. 정기적으로 방문하는 고객이라면 이전 측정값과 신체 반응에 따라 다음 회차의 관리도 달라진다. 비용은 주 3회씩 4주 또는 주 2회씩 6주간 관리받는 프로그램이 436만8000원이다. 연간 누적 결제액이 1000만원 이상인 고객을 대상으로 한 멤버십 등급도 별도로 운영하고 있다.
쥬비스 다이어트 제공
쥬비스 다이어트 제공
2002년 설립된 쥬비스는 전국 42개 직영점을 운영하고 있다. 2010년 비만연구소를 만들고 2018년 컨설팅 프로그램을 도입했다. 이중 성수점은 기존 서비스를 고급화하는 동시에 외국인 대상 관리와 운동 프로그램 등 신규 서비스를 먼저 시험하는 ‘테스트베드’ 역할을 맡고 있다.

비만주사 시대…다이어트 업체가 파는 것

이 같은 변화의 배경에는 비만치료제의 급부상이 있다. 과거엔 다이어트 업체들이 ‘얼마나 감량할 수 있는가’를 놓고 경쟁했다면, GLP-1 계열 치료제가 등장한 뒤에는 감량 이후의 관리가 새로운 경쟁 영역이 된 것으로 분석된다.

쥬비스도 이 점을 강조했다. 회사 측은 비만치료제를 사용하는 고객이 충분한 영양 섭취와 신체활동을 병행하면서 근육량 변화와 장기적인 체중 유지 여부를 살펴야 한다고 짚었다. 약물의 처방이나 용량 조절은 의료 영역인 만큼 관여하지 못하지만 식사·수분 섭취·수면·활동 습관 등 생활관리 영역에 집중해 사업을 영위하겠다는 것이다.
쥬비스 다이어트 제공
쥬비스 다이어트 제공
최근 매장을 확장한 성수점이 겨냥하는 고객층도 이런 변화와 맞닿아 있다. 회사는 25~54세 직장인과 사업가·자영업자, 20㎏ 이상 감량이 필요한 비만 고객, 갱년기 이후 체중 증가를 고민하는 여성 등을 주요 고객으로 보고 있다. 성수점은 데이터 상담과 개인별 관리, 프라이빗한 공간을 결합해 기존의 ‘다이어트 센터’보다 웰니스 공간에 가까운 형태로 확장한다는 전략이다.

쥬비스 관계자는 "비만치료제 확산으로 체중 감량 방식이 다양해졌지만 감량 이후의 체중 유지와 생활습관 개선은 여전히 중요한 과제"라며 "의료적 치료와 경쟁하기 보단 상호 보완적 역할을 할 수 있다고 보고 고객의 체성분과 생활패턴을 종합적으로 분석해 일상에서 지속할 수 있는 관리 방법을 제안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고 했다.

안혜원 기자 anh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