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AI 생성 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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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백화점이 국내 백화점 3사 가운데 처음으로 연간 '외국인 매출' 1조원을 넘어섰다. 명품 구매에 한국 패션과 식음료 소비가 더해지면서 백화점의 외국인 고객 유치 경쟁도 상품 판매에서 관광·체험·서비스 전반으로 확산하고 있다.

6일 롯데백화점에 따르면 이날 오전 기준 올해 누적 외국인 매출이 1조원을 돌파했다. 지난해 연간 외국인 매출 7348억원을 올린 롯데백화점은 연말까지 약 3개월을 남겨놓은 시점에서 지이미 난해 연간 실적보다도 36%가량 늘어난 조 단위 매출을 올린 것이다.

롯데뿐 아니라 신세계, 현대백화점 등 백화점 3사가 올해 외국인 매출로만 모두 조 단위를 찍을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을 방문한 외국인들이 기존 쇼핑 패턴과 달리 올리브영, 다이소 등을 많이 찾는 추세라고는 하지만 백화점 매출 또한 큰 수혜를 입은 것이다.

명동이 절반 견인…잠실은 고객 국적 다변화

롯데백화점 본점 1층 택스리펀(TAX REFUND) 라운지에서 입장을 대기하는 외국인 고객들의 모습/사진=롯데백화점
롯데백화점 본점 1층 택스리펀(TAX REFUND) 라운지에서 입장을 대기하는 외국인 고객들의 모습/사진=롯데백화점
롯데백화점의 외국인 매출을 이끈 거점은 명동이다. 올해 '롯데타운 명동'의 외국인 매출은 약 5200억원으로 전체의 절반가량을 차지했다. 롯데 관계자는 "'롯데타운 명동' 매출은 순수하게 본점과 명품관인 에비뉴엘의 매출을 합한 것"이라며 "현재 영플라자가 공사 중이라 영업이 중단된 상태고, 면세점 매출은 포함되지 않았다는 점에서 더욱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롯데백화점 본점은 K패션 전문관 '키네틱 그라운드'를 운영하고, 'K쇼핑 위크'와 '롯데타운 명동페스티벌' 등 행사를 열어왔다. 해외 명품 외에 국내 브랜드를 구매하려는 관광객 수요까지 흡수하겠다는 전략. 다만 명동의 높은 매출 비중은 외국인 소비가 여전히 특정 관광 상권에 집중돼 있다는 점도 보여준다.

잠실에서는 고객 구성이 달라지고 있다. 올해 롯데타운 잠실의 외국인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00% 증가했다. 잠실 외국인 매출에서 미주·유럽 고객이 차지하는 비중은 35%로, 2019년보다 15%포인트 높아졌다. 롯데월드몰과 에비뉴엘뿐 아니라 서울스카이, 롯데월드 어드벤처, 아쿠아리움 등이 모여 있어 쇼핑과 관광을 함께 할 수 있는 구조다.

비수도권 점포에서도 증가세가 나타났다. 롯데백화점에 따르면 올해 비수도권 외국인 매출은 지난해의 약 2.5배 이상으로 늘었다. 부산 지역은 150%, 전주점과 광주점 등 호남권은 100% 증가했다.

신세계 백화점만 8500억원…현대도 연내 1조 전망

신세계백화점의 올해 1~9월 외국인 매출은 8500억원으로 전년 동기의 2배 이상을 기록했다. 신세계백화점은 올해 처음으로 연간 외국인 매출 1조원을 넘어설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아웃렛(아울렛)과 쇼핑몰을 제외한 백화점 매출만으로 1조원에 근접했다는 점이 눈여겨볼 대목.

신세계 본점은 방문 고객 3명 중 1명이 외국인이라는 설명이다. 명동 상권의 관광객 유입이 백화점 방문으로 이어지는 흐름이다. 부산 센텀시티점의 외국인 매출도 전년 대비 2배 이상으로 늘었다. 서울과 부산의 주요 점포가 외국인 매출 확대를 이끌고 있다.

신세계백화점은 오는 11일까지 본점·강남점·센텀시티점·타임스퀘어점에서 '신세계 글로벌 쇼핑 페스타'를 진행한다. 패션·뷰티·K푸드 등 120개 브랜드와 해외 결제업체, 세금 환급업체가 참여한다. 브랜드별 행사에 상품권과 쇼핑 바우처, 세금 환급 혜택을 결합해 외국인 방문을 구매로 연결하는 방식이다.
/사진=현대백화점
/사진=현대백화점
현대백화점도 연내 외국인 매출 1조원 달성이 예상된다. 현대백화점이 밝힌 올해 들어 외국인 누적 매출은 8050억원이다. 특히 더현대 서울의 외국인 매출 신장률은 135%, 전체 방문객 중 외국인 비중은 약 25%라는 설명이 뒤따랐다.

현대백화점은 쇼핑 안내와 해외 VIP 유치에 투자하고 있다. 지난해 6월 도입한 AI 쇼핑 안내 서비스 '헤이디 글로벌'에 올해 6월 고객과 직원의 대화를 실시간으로 번역하는 음성 기능을 추가했다. 태국 시암 피왓 그룹, 일본 한큐백화점, 싱가포르 마리나 베이 샌즈 등과는 VIP 서비스 제휴를 맺었다.

명품과 K패션 동반 성장…식당가까지 소비 확산

롯데의 구매 자료에서는 해외 명품과 국내 브랜드 소비가 함께 늘어나는 흐름이 확인된다. 올해 외국인 명품 매출은 지난해의 2배 이상으로 증가했고, K패션 매출도 2배로 늘었다. 식품관·식당가 외국인 매출은 50% 증가했다.

명품 구매 수요가 유지되는 가운데 한국에서 접한 브랜드와 음식을 소비하는 수요가 더해진 셈이다. 롯데백화점이 올해 선보이는 신진 K패션 브랜드는 100여개다. 외국인 고객의 구매 범위를 명품관에서 패션 매장과 식당가로 넓히려는 상품 구성이다.

3사의 대응 방식도 이런 소비 변화에 맞췄다. 롯데는 관광시설과 쇼핑 공간의 연계, 신세계는 패션·뷰티·식음료를 묶은 행사, 현대는 체험 콘텐츠와 쇼핑 편의 서비스에 무게를 두고 있다. 외국인 고객이 매장을 방문하는 데 그치지 않고 여러 상품군을 구매하도록 만드는 것이 공통 과제다.

롯데백화점은 외국인 전용 '롯데 투어리스트 멤버십'의 발급 방식에 온라인 사전 가입을 추가한다. 지난해 말 출시 이후 누적 가입자는 25만명이다. 향후 무인 발급 단말기도 도입할 예정이다.

서울과 부산 중심이던 외국인 쇼핑 혜택은 대구·대전·전주·포항 등으로 확대한다. 10월에는 따종디엔핑을 통한 식음료 할인 쿠폰과 유니온페이 결제 고객 대상 상품권 행사도 진행한다. 지방 관광 수요를 점포 방문으로 연결하고 구매를 유도하려는 조치다.

김소연 한경닷컴 기자 sue12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