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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주의 발끝에 함께 들뜬다…눈앞에 펼쳐지는 '발레 동화'
UBC '잠자는 숲속의 미녀'
지중배 지휘 한경아르떼필 연주
지중배 지휘 한경아르떼필 연주
2~4일 서울 예술의전당 무대에 오른 유니버설발레단(UBC)의 ‘잠자는 숲속의 미녀’(사진)는 이렇게 관객을 동화의 세계로 이끌었다. 홍향기, 콘스탄틴 노보셀로프, 이현준, 이유림, 드미트리 디아츠코프 등이 출연했고, 지중배가 지휘하는 한경아르떼필하모닉이 연주를 맡았다.
지난 2일 공연에서 오로라 공주를 맡은 수석무용수 이유림은 등장과 동시에 무대에 생기를 불어넣었다. 보랏빛 의상을 입고 선율을 따라 사뿐히 내디딘 걸음마다 16세 공주의 설렘이 묻어났다. 네 명의 구혼자와 차례로 손을 맞잡는 ‘로즈 아다지오’에서는 안정적인 균형감이 돋보였다.
밝고 화사하던 무대는 사악한 요정 카라보스의 등장과 함께 돌변했다. 녹색 빛이 번지며 분위기가 팽팽하게 조여졌고, 라일락 요정의 부드러운 움직임과 함께 무대는 다시 보랏빛을 되찾았다.
20분의 휴식이 끝난 뒤 관객이 마주한 세계에서는 어느덧 100년이 흘러 있었다. 2막의 중심에는 데지레 왕자의 움직임이 있다. 사냥하던 왕자는 신비로운 힘에 이끌려 숲으로 향하고, 요정들이 보여주는 오로라의 환상과 마주한다. 데지레 역의 수석무용수 콘스탄틴 노보셀로프는 절제된 기품과 젊은 왕자의 활력을 함께 보여줬다.
3막은 동화책의 마지막 장을 화려하게 펼쳐놓은 듯했다. 빨간 두건 소녀와 늑대, 파랑새와 플로리나 공주, 장화 신은 고양이와 흰 고양이까지. 익숙한 동화 속 인물이 저마다의 개성을 담은 춤으로 축제에 가세했다. 웅장한 궁정의 풍경 사이로 익살과 앙증맞은 몸짓이 스며들며 판타지 영화 같은 장면이 펼쳐졌다.
춤의 표정이 이토록 선명했던 데는 오케스트라의 역할도 컸다. 지중배가 빚어낸 차이콥스키의 음악은 무용수와 긴밀하게 호흡했다. 선율이 춤을 앞서지도, 동작을 뒤쫓지도 않았다.
최한종 기자 onebel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