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확대 거시재정간담회 > 이형일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이 30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확대 거시재정금융간담회’ 참석자들과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박홍근 기획예산처 장관, 이 부총리, 신현송 한국은행 총재, 이억원 금융위원장.  재정경제부 제공
< 확대 거시재정간담회 > 이형일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이 30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확대 거시재정금융간담회’ 참석자들과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박홍근 기획예산처 장관, 이 부총리, 신현송 한국은행 총재, 이억원 금융위원장. 재정경제부 제공
올해 국세 수입이 사상 최대인 478조60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됐다. 작년 실적(373조9000억원)보다 104조7000억원, 올해 3월 추가경정예산 편성 당시 전망치(415조4000억원)보다 63조2000억원 증가한 규모다. 정부는 추경 대비 늘어난 ‘초과 세수’ 상당액을 미래대응기금에 적립할 방침이다.

재정경제부는 이 같은 내용의 2026년 국세 수입 재추계 결과를 30일 발표했다. 올해 2월 개정된 국가재정법은 매년 9월 당해연도 세수를 재추계하도록 했고, 이번이 첫 재추계다. ‘세수 풍년’은 반도체 초호황 덕분이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세전이익이 급증해 법인세가 대폭 늘고, 이들 기업이 수억원대 성과급을 지급하며 소득세도 크게 증가할 것으로 예상됐다. 초과 세수 63조2000억원 중 법인세가 35조원으로 절반을 넘었고, 소득세가 15조6000억원으로 그 뒤를 이었다.
삼전닉스發 법인·소득세 급증…"미래기금, 양극화 완화에 투입"
내년 세수는 올해 전망치보다 105조8000억원 늘어난 584조4000억원에 이를 것으로 내다봤다. 2년 연속 세수가 전년 대비 100조원 넘게 증가하는 것이다.

정부는 사상 최대 세수를 기반으로 미래대응기금 조성을 추진 중이다. 지난 8월 2027년 예산안을 편성하면서 최근 10년 내국세 추세선을 웃도는 ‘추가 세수’ 162조3000억원을 미래대응기금에 적립하기로 했다. 여기에 올해 초과 세수 가운데 내국세 56조2000억원 중 상당액을 미래대응기금에 추가 적립할 계획이다.

200조원 안팎으로 전망되는 미래대응기금은 청년, 성장동력, 지방, 교육·인재 등 4대 사업에 쓰기로 했다. 이재명 대통령은 전날 국무회의에서 “국민 모두의 노력으로 거둔 성장과 회복의 과실인 초과 세수를 국민 삶의 실질적 개선, 양극화 완화의 마중물로 적극 활용해야 한다”고 말했다.

법인세 1년 전보다 51조 더 걷혀…반도체 성과급 덕, 소득세 22조↑
李 "주거안정 119만 가구 공급, 일자리·포용금융 등에 쓸 것"

정부는 올해 3월 26조2000억원 규모의 추가경정예산을 편성할 때만 해도 국세 수입을 415조4000억원으로 전망했다. 본 예산 대비 초과 세수는 25조2000억원 수준으로 예상했다. 하지만 6개월 만에 국세 수입은 478조6000억원, 초과 세수는 63조2000억원으로 대폭 늘려 잡았다. 예측을 넘어선 반도체 초호황 때문이다. 정부는 사상 최대 규모의 세수를 양극화를 완화하는 데 적극 투입하겠다는 방침이다.

◇ 사상 최대 세수 전망

재정경제부는 30일 국세 수입 재추계 결과 올해 세수가 사상 처음으로 400조원을 넘어 478조60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했다. 작년 실적(373조9000억원) 대비 104조7000억원, 올해 추경(415조4000억원) 대비 63조2000억원 증가한 규모다.

가장 큰 폭으로 늘어나는 건 법인세다. 136조4000억원으로 전년보다 51조8000억원, 추경 대비 35조원 더 걷힐 것으로 전망됐다. 반도체 투톱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영업이익이 급증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추경 편성 당시 339조원으로 전망한 반도체 양사의 올해 영업이익은 이달 기준 638조원까지 늘어날 것으로 시장은 보고 있다.

소득세는 전년 대비 22조원, 추경 대비 15조6000억원 많은 152조40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됐다. 역시 반도체 효과다. 반도체 회사가 임직원에게 수억원대 성과급을, 주주에게는 대규모 배당을 지급함에 따라 근로소득세와 배당소득세가 크게 증가할 것이라는 관측이다. 정부는 올해 임금 상승률을 추경 편성 당시 2.6%에서 3.0%로 올려 잡았다. 삼성전자는 3분기 배당금으로 30조원을 지급하기로 했다.

상반기 증시 호조에 따라 증권거래세와 증권거래액 기반 농어촌특별세도 대폭 늘어날 것으로 정부는 내다봤다. 증권거래세는 12조4000억원, 농특세는 20조3000억원으로 재추계됐다.

내년 세수는 올해보다 105조8000억원 늘어난 584조4000억원에 이를 것으로 정부는 내다봤다. 역시 반도체 기업을 중심으로 법인세가 증가하고 근로소득세, 배당소득세가 덩달아 늘어날 것이라는 전망이다.

◇ 초과 세수도 미래대응기금으로

정부는 지난 8월 내년도 예산안을 편성하면서 사상 최대 세수를 기반으로 미래대응기금을 조성하기로 했다. 내년도 ‘추가 세수’와 올해 ‘초과 세수’가 핵심 재원이다. 추가 세수는 10년간 내국세 증가율 추세치를 넘어서는 금액이다. 정부는 이를 162조3000억원으로 전망하고 모두 미래대응기금에 적립하기로 했다. 여기에 이번에 추계된 초과 세수 63조2000억원 중 내국세 56조2000억원의 상당액을 기금에 더 넣을 계획이다. 이에 따라 기금 규모가 200조원을 넘을 가능성이 크다.

정부는 이미 쌓은 기금 162조3000억원 가운데 45조4000억원을 내년에 쓰기로 했다. 청년, 성장동력, 지방, 교육·인재 등 4대 사업이 대상이다. 여기에 초과 세수를 토대로 지출을 더 늘릴 것으로 전망된다.

이재명 대통령은 전날 국무회의에서 “국민 삶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분야인 주거, 일자리, 서민금융에 대한 3대 핵심 사회정책을 추진하겠다”며 “특히 민생 불안의 핵심 요인인 양극화와 불평등 완화에 초과 세수를 비롯한 가용 재원과 정책 수단을 적극 활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주거 안정 플랜 119만 가구 공급, 국민 일자리 사업, 포용금융 확대 등에 가용한 자원을 집중 투입할 것”이라고 했다.

초과 세수 중 얼마를 미래대응기금으로 더 쌓을지는 국회 논의에 따라 달라질 것으로 전망된다. 국채 상환에 더 많은 초과 세수를 활용해야 한다는 주장이 야당 중심으로 나오고 있어서다. 지방자치단체가 미래대응기금으로 지방재정을 지원해 달라고 요구하는 만큼 국회 논의 과정에서 사용처가 달라질 가능성도 있다.

김일규/남정민 기자 black0419@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