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강남권 집값이 하락세를 이어가는 반면 경기 남부 ‘반도체 벨트’는 상승폭을 키우며 대조적인 흐름을 보이고 있다. 이달부터 시작된 삼성전자의 사내 주택 구입 자금 대출이 유동성을 자극하면서 경기 남부 집값을 밀어 올리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29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지난주(21일 기준) 전국에서 아파트 매매가 상승률이 가장 높은 곳은 수원 영통구로, 전주 대비 1.09% 올랐다. 수원 권선구(0.66%), 용인 기흥구(0.48%), 화성 동탄구(0.45%)가 그 뒤를 이었다. 경기 동남권에 속한 이들 지역은 삼성전자 및 SK하이닉스 사업장과 가까워 출퇴근이 편리한 대표적인 반도체 벨트로 꼽힌다.
이달 들어 반도체 벨트의 상승세는 더욱 가팔라졌다. 수원 영통구는 9월 첫째 주 0.47%, 둘째 주 0.61%에 이어 셋째 주에는 1%를 넘어섰다. 같은 기간 용인 기흥구는 0.33%에서 0.48%로, 화성 동탄구는 0.22%에서 0.45%로 상승폭이 확대됐다. 동탄구 여울동 ‘동탄역린스트라우스’ 전용면적 84㎡는 이달 9일 15억2000만원에 거래되며 최고가를 기록했다.
삼성전자가 이달부터 무주택 임직원을 대상으로 최대 5억원의 주택 구입 자금을 빌려주기 시작한 점이 집값 상승을 자극한 요인으로 지목된다. 이 대출은 25억원 이하 주택을 대상으로 연 1.5% 금리가 적용된다.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규제도 받지 않는다. 은행권이 가계대출을 조이는 상황에서 비교적 낮은 금리로 자금을 조달할 수 있다는 점이 수요를 끌어올렸다는 분석이다.
남혁우 우리은행 부동산연구원은 “사내 대출로 유입된 유동성 효과로 경기 남부 집값 상승률이 당분간 높은 수준을 유지할 가능성이 있다”면서도 “이 같은 유동성이 중장기적으로 경기 남부를 넘어 서울까지 확산해 25억원 이하 주택의 집값을 떠받치는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