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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도 마트도 쿠팡도 아니다…'상추 800원' 난리 난 핫플 [박수림의 요즘 여기]
"상추 800원" 카톡 울리자 30분 만에 품절…커지는 '동네 공구'
프랜차이즈형 매장으로 진화한 공동구매 시장
채팅방서 주문하고 집 앞 매장에서 바로 수령
"업체 늘며 경쟁 치열…좋은 상품 선별이 관건"
프랜차이즈형 매장으로 진화한 공동구매 시장
채팅방서 주문하고 집 앞 매장에서 바로 수령
"업체 늘며 경쟁 치열…좋은 상품 선별이 관건"
서울 양천구에 있는 한 공동구매 매장 오픈채팅방에 올라온 안내문이다. 이번 판매 품목은 꽃상추(200g)와 청경채(250g). 가격은 각각 800원이었다. 이 채팅방에는 1100여명이 참여하고 있는데, 오전 10시 정각 주문을 받기 시작한 후 30분도 안 돼 준비된 물량이 모두 동이 났다. 주문에 참여한 사람들은 이후 공동구매 매장에서 물건을 건네 받았다.
동네 공동구매 매장에서 장보는 소비자가 늘고 있다. 온라인 쇼핑처럼 싸고 간편하게 주문하면서도 매장에서 직접 제품 상태를 확인할 수 있다는 점이 강점으로 부각되면서다. 최근에는 본사 운영 시스템과 물류망을 갖춘 프랜차이즈형 업체도 증가하고 있다.
채팅방서 주문하고 집 앞 매장서 픽업…커지는 ‘동네 공구’
2023년 경기 김포에 1호점을 연 공동구매 마켓 호랑마켓은 이달 기준 전국 30개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가맹 계약도 50호점까지 마친 상황이다. 공동구매에 대한 소비자 수요가 늘면서 매출도 증가세다. 호랑마켓 운영사 홍반장컴퍼니에 따르면 지난해 매출은 약 90억원으로 전년(약 38억원) 대비 약 137% 뛰었다. 회사는 올해 매출이 130억원대에 이를 것으로 보고 있다.
후발 주자들의 성장세도 가파르다. 지난해 6월 첫 점포를 선보인 다이클로는 현재 182개 매장을 운영하고 있으며 올해 말까지 전국 300~350호점 확보를 목표로 하고 있다. 2024년 사업을 시작한 소도몰 역시 올 7월 기준 점포 수가 270개를 넘어섰다.
이들 매장의 영업 방식은 일반적인 마트와는 다르다. 직원이 상품을 권하거나 소비자가 매장을 둘러보며 장을 보는 대신 카카오톡 오픈채팅방이 일종의 ‘제품 진열대’ 역할을 한다. 매일 오전 공동구매 상품과 가격이 채팅방에 올라오면 소비자가 원하는 상품과 수량을 댓글로 주문하는 식이다.
이후 소비자들은 가까운 매장에 들러 주문한 제품을 찾아간다. 계산대 앞에 선 손님이 “감동받은 어피치”, “고구마 먹는 춘식이” 같은 오픈채팅방에서 사용하는 닉네임을 말하면 점주는 주문 내역을 대조한 뒤 물건을 전달한다. 결제와 수령이 단순화돼 있어 고객이 매장에 머무는 시간은 5분도 채 되지 않는다.
박상진 호랑마켓 신월점 점주는 “하루 평균 250~300명 정도가 매장을 찾는다”며 “채소와 과일을 포함해 하루 20여 가지 품목의 공동구매를 진행하는데 대부분 빠르게 마감되는 편”이라고 말했다.
온오프라인 장점만 쏙…“관건은 상품 경쟁력”
집에서 걸어서 5분 거리에 있는 공동구매 매장을 이용한다는 이모 씨(50대)는 “최근 오픈채팅방에 들어와 처음 이용해봤는데 마트보다 가격이 저렴해 만족한다”며 “식품뿐 아니라 휴지 같은 생활용품도 주문해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60대 주부 박모 씨도 “일주일에 서너 번은 이용한다”며 “처음에는 품질이 괜찮을지 걱정했는데 직접 사서 먹어보니 신선도가 좋아 자주 찾게 됐다”고 했다.
동네 매장 특유의 친근한 분위기도 소비자를 붙잡는 요인이다. 점주는 손님이 매장에 들어설 때마다 가볍게 안부를 묻거나, 각 손님의 소비 성향을 기억해 즐겨 찾는 품목의 입고 일정을 미리 귀띔해 주는 등 소통을 이어간다. 대형마트의 메뉴얼화된 응대와 달리 정서적 교감을 나누는 소통 방식이 고객 충성도를 높인다는 설명이다.
이종우 남서울대 유통마케팅학과 교수는 “공동구매 매장은 온오프라인 장보기 채널의 장점이 결합한 형태”라며 “소비자가 일일이 초특가 상품을 찾지 않아도 업체가 가격 경쟁력이 있는 상품을 선별해 제안해준다는 점에서 일종의 ‘큐레이션’ 기능을 한다”고 짚었다.
이어 “다만 시장 진입 업체가 급증해 경쟁이 치열해질수록 차별화의 핵심은 얼마나 매력적인 상품을 안정적으로 확보하느냐에 달려 있다”며 “가격이 저렴하면서도 품질이 보장된 상품을 지속 공급할 수 있는지가 향후 관건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박수림 한경닷컴 기자 paksr365@hankyung.com